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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낸 승무원, 직장인의 비애?

마래바 2010.08.12 21:15

요즘 미국에선 한 승무원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연일 화제다.

스티븐 슬레이터(Steven Slater)라는 제트블루 객실 승무원이 장본인인데, 항공기가 미국 JFK 공항에 도착해 움직이고 있던 중 일어서 움직이는 승객을 제지하다가 논쟁이 벌어지고 가방으로 밀침까지 당하자 그 모욕감을 이기지 못하고 도중에 항공기 문을 열고 내려 버렸다.

그냥 내린 것도 아니고, 기내방송으로 해당 승객에게 욕(?)을 한바탕 부어대고, 맥주 한두 모금 마시고 나서, 비상탈출 하듯 비상구를 열고 이스케이프 슬라이드(Escape Slide)를 펼쳐 타고 내려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이 무슨 황당한 일이 있나 하며 안전을 무시한 이 객실 승무원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으나, 기사를 통해 왜 이런 무모한 돌발행동을 했는 지 알려지면서 미국 내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승객이 오죽 힘들게 했으면, 그리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으면 28년간이나 일을 했던 항공사 승무원을 '더 이상 더러워서 못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기내에서 방송으로 하며 항공기에서 뛰쳐나왔을까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사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은 참, 힘들다.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야 하는 일의 연속이다.  아마 도인이나 선인이 아닌 이상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런데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에서는 이런 도인 수준의 감정 조절 능력을 요구한다.

고객이 그 어떤 말을 하건, 행동을 해도 그걸 절대 감정으로 연결시키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쉬운가?  굴욕적인 언사를 이겨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는 아마 경험있는 분들이라면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의 내막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졸지에 이 무모한 행동을 했던 승무원이 영웅이 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 방문자가 순식간에 20만 명이 넘었고, 그를 위한 팬 싸이트까지 생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스티븐 슬레이터 사건을 빗대 풍자한 노래까지 나왔다.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대로 비상구를 열어 탈출하는 것은 법으로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 징역 7년 형까지 받을 수 있는 범죄지만, 이 사나이 불과 2,500 달러 보석금만 내고 풀려났는데 이 돈도 다른 누군가 지불해 준 것이라 한다.

이 모든 것이, 비록 간단치 않은 범죄(?)였지만 동정론과 지지 여론에 힘입은 바 큰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왕이라는 인식과 서비스 마케팅이 본격화 되고 일반화 되면서, 극히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넘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어떤 요구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는 들어줘야 한다는 식이다.

논란의 주인공 스티븐 슬레이터

논란의 주인공 스티븐 슬레이터

하지만 이는 아주 극히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판단으로 자신의 권리와 요구해야 하는 수준을 잘 구분할 줄 안다.

이번 제트블루 승무원이 벌인 해프닝은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일으킨 일이다.  직업인은 말 그대로 프로페셔널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표출시켜선 안된다.

부디 이번 일로 인해 스티븐이 승무원을 그만두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마 지금 쯤은 이 승무원에게 욕설을 퍼 부으며 힘들게 했던 그 승객도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또 본인도 28년 간이나 일했던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한 순간 감정 때문에 잃어 버려서도 안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은 더 프로다운 모습으로 하늘을 날아야 할 것이다.  세상을 성질대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요즘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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