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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공항에서 만난 한류(동영상)

마래바 2011. 6. 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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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는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한국 드라마로 시작된 1세대 한류가 우리나라 가수들을 앞세운 K-Pop의 열기로 2세대 한류를 맞는 분위기라고 한다. 

일본에 근무할 때 일본인들과 그나마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한류였으니,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말을 걸어오고, 이야기 거리가 겨울연가나 다른 한국 드라마에서 비롯되니 서로의 공감대나 이야기거리가 생기면서 자연스러워지곤 했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프랑스에서 한류의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정도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그나마 경쟁력이 있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아직 멀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했을 듯 싶다.

오늘(한국 날짜로는 6월 9일 새벽)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도착장 입구를 장악하고 있었다.  다름아닌 6월 10일부터 파리에서 공연할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오늘 입국했기 때문이다.

동방신기, 샤이니, 에프엑스 등이 오늘 대한항공 편으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입국한 것이다.  그들을 보기 위해, 환영하기 위해 모인 프랑스 젊은이들 규모는 대략 5-600명 수준은 되어 보였다.  얼핏 5-600 명 수준이라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프랑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모습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들이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한국 가수들의 파리 공연을 연장해 달라고 시위(?)했던 젊은이들인 것으로 생각된다.

동영상은 아이폰으로 대충 찍은 것이라 품질이 좋지는 않아도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 지 아는데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 올렸다.

대한항공 비행기 도착 시간 훨씬 이전부터 몰려든 프랑스 젊은이들은 시간이 가면서 점차 증가해 도착장 주변은 물론 가수들이 이동할 통로까지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보고싶은 가수들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 테이블 위에 올라가 카메라를 손에 들고, 때로는 앞 인솔자가 주도하는 대로 환호과 함성을 질러대곤 했다.

처음에는 한국 젊은이들도 꽤 있겠지 싶었지만, 의외로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그 자리에 있던 한국인들은 대부분 서울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에 나왔던 사람들로 입국하는 가수를 보기 보다는 그들을 보러 이렇게 모인 프랑스 젊은이들이 신기하다는 듯,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또 호텔로 출발하기 위해 탑승한 차량을 군중들이 가로 막아 움직일 수 없어 경찰들까지 동원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내일도 나머지 SM 소속 가수들이 입국한다고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며 기적같은 찬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에 반해 우리가 가진 문화나 전통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물론 이번과 같은 가수들의 공연이 한국을 대표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비록 연예 방면이지만) 문화적으로도 관심을 가져도 괜찮은 나라라는 인식이 조금이나마 확산될 수는 있을 것이다.

오늘 괜히 파리공항에서 한국인으로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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