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일본인 직원 결혼식을 다녀와서.. 본문

주절주절/재미난 이야기

일본인 직원 결혼식을 다녀와서..

마래바 2006.04.02 20:31
오늘 (만우절?ㅋㅋ) 직원 결혼식이 있었다. 일본인 직원의...
기왕 결혼식에 참석했던 김에 오늘은 일본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작년에도 일본인 결혼식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참석해보면 볼수록 참 특이한 방식으로 결혼 행사를 치룬다는 생각이 든다.


청첩장

일단 하객으로 모실 손님을 선정함에 있어서부터 재미있게 보인다.

우리나라는 결혼식 하객으로 모실 분들을 무작위(실제 무작위는 아니고 지인들을 대상으로 선정해서 준비는 하지만)로 될 수 있으면 많은 분들에게 초청장을 보낸다. 가능하면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싶어서..ㅋㅋ. 청첩장 뿐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사내 통신망을 통해 알리기도 하고 최근에는 메일로 청첩장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무작정 많은 분들이 참석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청첩장을 보내 참석할 대상으로부터 회신을 받아 참석 여부를 확인한 다음부터 결혼식 준비가 시작된다. 왜냐하면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의 수가 결정되어야 피로연 장소나, 식사 준비라든가 하는 것들의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청첩장을 받게 되면
참석 여부를 반드시 회신해야 한다. 가능하면 청첩장 내의 회신 용지를 이용하여 우편으로 보내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전화나 메일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참석 여부를 알려야 한다.

청첩장 안에 들어있는 회신 용지


그래야 준비하는 입장에서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소위 '메이와꾸(迷惑, 폐를 끼침)'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내 결혼식 경험에 비추어 보니, 얼마나 하객이 오실 지 몰라 부페 음식 준비에 상당히 애를 먹었던 걸 생각하면 좀 부럽기도 하다 ㅠ.ㅠ)



축의금

결혼에 참석하는 사람은 꼭 축의금을 준비한다. 관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긴 하지만 보통 2만엔에서 3만엔 수준에서 준비한다.(짝수 금액은 갈라질-이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홀수 금액으로 한다고 함, 미신 내지는 관습^^)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놀라고 자빠질 만한 금액이다. 환율이 좀 떨어져 그렇지 거의 2,30만원 수준이 아닌가?

그렇지만 결혼 행사를 진행하며 소요되는 비용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금액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하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은 식사값 정도다. 대략 1만원 이내이지 않은가? 그런데 일본에서는 피로연을 호텔에서 하고 정식 코스 요리로 메뉴를 선정하는 게 보통이다. 또한 해당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는 귀가할 때 감사의 의미로 별도 선물을 준비하여 제공한다. 커피 잔 세트 등이 일반적인 선물 품목이다.
호텔 피로연장, 식사비용, 게다가 선물(引き出物) 비용까지 감안하면 그리 무리한 금액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출이 크다 ㅠ.ㅠ)

재미있는 것 한가지.

보통 결혼 행사는 결혼식, 피로연, 그리고 2차(?) 등으로 진행되는 데, 하객들을 초청하고 참석해야 하는 행사, 즉 메인 행사는 결혼식이 아닌 피로연이다. 응? '결혼식'이 아니고 '피로연'이 메인 행사라고? 좀 이상하긴 하지만 사실이다. 그래서 보통 가족 등의 친지가 아닌 외부 사람들은 결혼식은 참석하지 않고 피로연만 참석한다. 물론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해서 안되는 법은 없지만 말이다. 허~ 참.. 재밌지 않나?





피로연 행사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메인 행사는 피로연이다. 그러다 보니 피로연 행사를 진행하는 데
보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피로연장에 들어서기 전에 접수대에서 축의금을 접수한다. 한국에서 결혼식장 입구에서 접수하는 것을 제외하곤 방법이나 형태는 거의 유사하다. 축의금을 접수할 때 비로소 피로연 행사 진행표와 자신이 앉아야 할 좌석 위치 등을 안내하는 팜플렛을 받게된다. (팜플렛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피로연장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패 등이 놓인 좌석을 찾아 앉으면 된다.) 팜플렛에는 신랑/신부의 간단한 프로필과 재미있는 질문 사항을 적어 놓는다. 예를 들면 애는 몇이나 낳을 건지.. 등. 오늘 신랑 신부는
'야구단 만들 정도', '많으면 많을수록' 라고 적어 놓았더라. ㅋㅋ

피로연장에 들어서서 자신의 좌석에 앉게되면 이런 것들을 보게 된다.

피로연 좌석에 이미 명패까지..

피로연 좌석에 이미 명패까지..


안내 팜플렛

안내 팜플렛


신랑 신부 간단 프로필

신랑 신부 간단 프로필


참석자 좌석도까지...

참석자 좌석도까지...



1. 피로연 행사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하는 절차는 신랑, 신부 측의 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축하(祝辞) 인사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을 하게되면 으례히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장이 없는 경우라면 지인을 통해 축하 인사를 받는 것도 가능하나 직장이 있음에도 자신의 상사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지 못한다면 뭔가 사회 생활을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직장 상사는 축하 인사를 해 준다.


오늘 우리 직원이 결혼하는 관계로 내가 그 축하 인사를 하게 되었다. 일본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본어로.. ㅠ.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상 용어와 격식을 차려서 하는 용어는 조금 차이가 있다. 아니 외국인인 나에게는 엄청난 차이가 된다. 인사말 준비하면서 고생한 거 하며, 오늘 하객들 앞에서 일본어 틀리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해가며 떨며 긴장한 걸 생각하면.. 어휴~~ 한숨이 다 나온다..


2. 다음은 준비된 식사(정식 코스 요리)와 함께 진행된다. 그런데 오늘 내 좌석을 제일 가운데 앞쪽으로 해 놓는 바람에 다른 일행들과 함께 앉게 되었는데.. 재밌는 것은 일본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명함주고 받으며 인사하길 정말 좋아한다. 아니 인사의 형식처럼 되어 있다.


3. 신랑, 신부 친구들이 하는 축하인사.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나 같은 직장 상사의 축하인사는 조용하고 형식적인 반면, 친구들의 인사는 활기차고 좀 시끄럽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편이다. 기합 넣어가며, 깔깔 거려가며 축하인사를 한다. ㅋㅋ


4. 축하 노래

근데 이건 거의 노래방 수준이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나와 몇곡 노래 불러 제낀다. 좀 시끄럽다.  경우에 따라 춤도 춘다고 하는데, 어제는 춤은 보질 못했다.


5. 신부가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보통 감사의 편지 형식으로 진행된다. 오늘 신부는 호주 유학 시절 모친이 돌아가셔서 부친에 대한 애틋한 정을 편지로 담아 읽어 내려갔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신부가 편지를 읽다 말고 우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신랑, 신부는 여러차례 예복을 바꿔 입어가며 피로연을 진행한다. 신랑의 원래가 재일교포(?)라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처음에는 둘다 한복을 곱게 차리고 나와 인사를 드렸다. 더군다나 둘다 부산에서 잠깐 유학 생활, 그리고 일본에서도 한국 회사에 다닌다는 공통점 때문에라도 한국과는 연관이 깊다. 다음에는 일본 전통의 기모노 복장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혼 예복인 드레스를 입고 나와 나머지 행사를 마치게 된다.

그리고 각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한다. 촛불을 돌려 켜가며 인사도 하고 대화도 즐긴다.


6. 마지막으로는 신랑, 신부 그리고 그 가족들이 다 함께 하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림으로써 피로연의 행사를 마치게 된다. 피로연장 바깥에서 신랑, 신부를 포함한 추최측 가족들이 돌아가는 하객들에게 개인적으로 감사 인사하며, 쿠키 등을 나누어 주며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이후 한국에서도 간혹 있는 경우지만 2차(?)를 가게 되는 데, 이 경우 친한 동료나 친구들을 중심으로 가게 되며, 여기서 눈이 맞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오늘의 주인공들을 보자 (피로연 장면)

신랑 신부 입장,, 신랑이 귀화한 한국인이라는..

신랑 신부 입장,, 신랑이 귀화한 한국인이라는..


신부, 아버지와 함께..

신부, 아버지와 함께..






하객(친구)들과 함께..

하객(친구)들과 함께..


오후 4시반에 시작해서 끝나니 8시... 후우~ 피로연을 거의 4시간을 하는군.!!우욱~


하객들에게 드리는 선물

하객들에게 드리는 선물


이제 신랑, 신부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들은 二次会(2차)를 간댄다. 내가 끼는 것도 뭐하고 해서 재밌게 즐기라고 하고는 돌아왔다. 지금도 실컷 놀고 있을라나.. 너무 늦으면 내일 근무 지장있는데..(ㅋㅋ 어쩔 수 없는 직상 상사의 한계...)


이번이 두번째 일본인 결혼식 참석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진행과정이나 준비는 다른 면도 제법 있는 것 같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통 형식의 결혼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 서양식 결혼 예법을 따르고, 즐긴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나름대로는 일본 것을 살려 예식에 포함시키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접촉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흥미롭다.^^


岡本貴浩さん, 久保有美子さん(이제 岡本로 바뀌겠지만^^) 幸せになって下さい。

오카모토군, 쿠보양! 행복하세요^^

200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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