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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입국 시켜주세요 - 공항에서 4개월째 살고 있는 사나이

마래바 2013.07.20 05:49

제 2 의 나세리가 될까?

지난 1988년부터 자그마치 18년을 공항에서 산 사람, 나세리(Mehran Karimi Nasseri)라는 인물이 있었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실제 벌어졌던 이 사건은 톰행크스 주연했던 영화 '더 터미널(The Terminal)'의 모티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머 & 해프닝] 공항에서 18년동안 산 사나이

이와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다.

모하메드 알바히시(Mohammed Al Bahish)라는 사람이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에 벌써 120일 넘게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세인 이 청년은 이라크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망명자로 공항 이용객들이나 직원들만 드나들 수 있는 소위 '제한 지역'에 거주하는 유일한 예외자 신분이다.

그는 카자흐스탄에 입국하려 했으나 적법한 비자가 없었으며, 팔레스타인 지역 지배국인 이스라엘은 이 청년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고, 더욱이 그가 태어난 이라크에는 일면 친척이나 지인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라크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여기고 있다.

공항에서 4개월 째 생활 중인 사나이 공항에서 4개월 째 생활 중인 사나이

두바이에서 기내 인테리어 일을 했던 그는 터키에서 카자흐스탄 비자를 받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터키에서 추방당하는 신세가 되어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보내지고 말았다. 유일하게 여자 친구가 있는 연고지이며 애초에 카자흐스탄으로 입국하려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매일 이 '제한 지역'에 거주하며 유일하게 여자 친구의 목소리 듣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현재 임신 중인 이 여자 친구(Olesya Grishenko)와 함께 살기 위해 카자흐스탄에 입국하려던 것인데, 비자 문제로 오도가도 못한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다행히 이 '제한 지역'에는 무료 인터넷이 제공되고 있어 스카이프 등을 이용해 여자 친구와 소통하는 등 외부와의 유일한 연결통로다.

그는 창문도 없는 2 X 3 미터 방에서 지내고 있다. 원래 흡연실이었던 지라 찌든 담배 냄새로 가득하다. 그가 제한 지역 내 어디를 가든 경찰이 동행하며 감시한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그의 망명 신청을 거절한 상태다.

다행히 그는 카자흐스탄의 한 항공사(Air Astana)가 제공하는 기내식과 음료수로 하루 세끼를 버티고 있다.

"햇빛이 그리워요.. 계속 실내에서만 생활하니 밖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그는 제 2 의 나세리가 될까?

무려 18년 동안이나 공항에서 살았던 것처럼.. 

하지만 언론에 등장하고 인터넷 등에 오르내리면서 카자흐스탄 당국은 결국 여자 친구와 그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카자흐스탄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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