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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저비용항공 환불정책 관련) 본문

하고하고/항공이야기

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저비용항공 환불정책 관련)

마래바 2013.11.07 08:41

요 며칠 전해진 소식 가운데 저비용항공 정책에 대한 것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가 자사 약관에 규정한 환불 불가 정책은 수정되어야 하며, 이를 공정위가 저비용항공사들로 하여금 수정 개선하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공정위에 무릎꿇은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

공정위는 에어아시아와 터키항공 등이 약관으로 내세우며 수정을 거부했던 환불 불가 정책을 강권(?)으로 개선토록 했으며, 해당 항공사들은 약관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얼핏 보면 소비자에게 이로운 소식이다.

그 동안 환불해 주지 않던 항공권을 환불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항공시장, 특히 저비용항공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의 혜택에 대해 심사숙고 하지 않고, 또 이해하지도 않은 결정이라는 생각이다.

저비용항공이란, 말 그대로 항공사의 여러 제반 비용을 줄여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하는 항공부문, 그리고 그 시장을 말한다.

저비용항공사에게 환불을 강제한다라... 저비용항공사에게 환불을 강제한다라...

외국의 저비용항공사 항공요금을 살펴보자. (국내 저비용항공은 제외, 적극적인 의미에서 보면 저비용항공과는 거리가 멀다.)

라이언에어나 이지제트 등의 경우, 유럽 노선 어지간한 곳 가장 저렴한 요금은 5유로에서 10유로 정도다. 한화로 2만원 안쪽으로 항공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항공권 팔아서 그 항공사는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불가능하다. 하지만 또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해당 항공요금만 생각하면 절대 이익을 낼 수 없는 영업방식이지만, 항공권 요금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일단 그들은 비용을 줄인다.

승무원 수도 줄이고, 공항 카운터를 없애 직원 수도 줄인다. 그리고 한 사람이 여러가지 업무를 함께 하는 일인 다역 업무구조로 바꾼다. 불필요한 프로세스는 과감히 없앤다. 심지어 고객 불만센터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다. 예약 센터가 없는 건 기본이다. 대부분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도록 한다.

또한 항공기 종류도 한 가지로 단순화해서 조종사와 정비사 인원도 최소화한다. 항공기 종류가 한 가지인 만큼 정비 부품도 간단해지고, 물류, 보관 등에 투입되는 비용도 줄어든다.

이런 다양한 비용 줄이기와 함께 하는 또 다른 한가지 생존 방식은 부가 수익을 철저하게 추구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무료 위탁 수하물이 없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기내 들고 들어가는 짐까지 요금을 징수하는 저비용항공도 있다. 콜센터를 통해 예약을 하면 수수료 내야 하고, 수하물도 예약할 때 부친다고 신고하면 더 저렴하지만 공항에서 무턱대고 부치다간 몇 배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기 놓치면 항공권은 휴지로 변해 버리고, 다른 항공편으로 변경조차 안된다. 좌석을 지정하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저비용항공은 자신들 업무구조에서 철저하게 비용을 줄이고, 부가수익을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짜낸다. 이렇게 해야만 값싼 항공권으로 항공 이용객들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항공 소비자라면 자신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할 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한 값싼 항공권인지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우리나라 공정위가 행한 조치와 결정은 우리나라에서 더더욱 순수하고 적극적인 의미의 저비용항공 탄생과 발전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환불 가능 정책을 적용하면, 항공권 요금은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위기 요소가 많아지는 만큼 방어적인 가격 정책을 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당연히 항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비약해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환불 가능한 상황에서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의 발목을 붙잡아 동등한 선에서 경쟁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리는.. 이번 공정위 결정과 향후 변경될 정책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에게는 유리한 경쟁 요소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아시아 엑스의 환불방침은 전세계 저비용항공사들이 모두 환불불가를 영업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는 공정위 설명은 어딘지 한건주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공정위 결정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생각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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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 프로필사진 구차니 2013.11.24 19:15 신고 자세히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확실히 우리나라 저가항공은 '저가'라는 정체성이 모호한 면이 없진 않습니다.
    그러한 상황에 사람들의 마인드가 저가니까.. 라고 허용할 수준을 넘어서서
    대형 항공사가 원하는 수준까지 요청하는것 같기도 하구요.

    머.. 그래도 공정위가 공정하지 않게 병맛 행정을 하는건 변함이 없겠지만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13.12.11 20:37 신고 눈치보기, 한건주의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 프로필사진 일인승무 2013.11.27 21:19 신고 그래서인지 본격적인 저가항공인 피치나 에어아시아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출발 왕복보다 편도로 각각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더군요. 피치는 엔화 가치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출발의 경우에 붙이는 각종 수수료(수하물, 좌석 지정, 카드수수료 등)가 엔화보다 훨씬 비싸게 되어 있더군요. 결국 이런 제도로 진상 한 명이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손해를 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13.12.11 20:39 신고 잠시 숨을 쉬고,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데, 다들 자기 입장에서만 보는 게 문제겠지요..

    그런 면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공정위 정도의 위치라면 이런 면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 프로필사진 바람처럼~ 2013.12.05 11:56 신고 저가항공은 환불이 안 된다는 최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일반 항공사보다 싸기 때문에 이용하죠. 물론 저도. 제가 살펴 보니 에어아시아의 경우 프로모션은 여전히 환불이 안 되고요. 혹여나 항공편 일정이 변경되거나 중복 결제가 되는 경우에만 환불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명의 변경이나 스케쥴 일정(같은 지역인데 날짜 변경 등)은 수수료가 붙고요. 대신 에어아시아는 싸게 이용하는데 만약 변경하려면 수수료는 편도 항공권 가격 수준이더라고요. ㅋㅋ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13.12.11 20:41 신고 사실 저가항공사들이 그런 수수료 먹고 장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다른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무지막지한 수수료 장사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명한 소비자의 판단, 계획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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