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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과 친해지는 방법(?)

마래바 2013. 12. 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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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소비의 시대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서 대접(?)받는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엄청난 소비력 아닐까 싶다. 소비자가 인정받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소비자가 '왕'이라 하더라도, 지켜야 할 건 지켜야 '왕' 대접 받을 수 있다.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육체 노동의 강도와 스트레스를 넘어서는 '감정' 노동이라는 또 다른 어려움을 안고 산다. 심한 경우 정신병 수준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어 그 심각성이 점차 공론화되고 있다.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입장을 떠나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남에 있어 어느 정도의 배려는 매너 아닐까 싶다.

항공기에서 만나는 승무원, 겉 보기의 화려함과는 달리 이런 '감정 노동'의 대표적인 예다. 기왕에 항공기를 이용하는 거라면, 짧으면 한 두시간, 길게는 10시간 넘게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 승무원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야 기본이고 의무겠지만, 반대로 고객들도 상대방 승무원에 대한 배려를 한번 쯤은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

승무원들은 어떤 손님을 선호할까? 일본 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의 주인공 승무원 사쿠라코처럼 부자들을 선호할까? 드라마 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 승무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객은 서로 상호 교감(?)하며,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주는 승객이다.

현직 승무원으로부터 들어보는 이랬으면 하는 승객 유형이다.

야마토 나데시코의 허영심 많은 사쿠라코 야마토 나데시코의 허영심 많은 사쿠라코

1. 내가 있음을 알아 주세요.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할 때부터 승무원들은 반갑게 맞이하며 상냥한 미소와 목소리로 환영한다. 하지만 어떤 이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이들을 대하기도 한다. 환영 인사에 가벼운 미소 정도로 응답해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2. 들어 주세요.

항공여행이 일반화되니 이제는 출발 전 안전 데모를 관심있게 보는 승객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승무원)들은 열심히 데모를 펼친다. 좀 봐 주세요. ^^

3. 손은 치워 주시구요.

무슨 말인지 짐작하실 듯..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손길이 승무원 옷이나 신체에 접촉하게 되는데,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아 의도적이라고 판단하기 쉽지 않아 대개는 그냥 모른 척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4. 양말은 신으시는 게..

항공기는 공공 교통수단이다. 즉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는 얘기다. 집, 자가용에서 하는 것처럼 하지 말고 적어도 양말은 신고 있었으면... 게다가 맨발 상태로 좌석 위에 발을 올리는 건 더더욱 삼가하면 좋겠다.

5. 탑승할 때는 신속하게?

항공기 탑승하다 보면 먼저 기내 들어간 승객이 가방을 올리거나, 가방 안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통로 중간을 막고 서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사람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이니 이렇게 막고 서 있으면 그 뒤에 늘어선 사람들은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다.

6. 아기 기저귀는 화장실에서..

간혹이지만 좌석에서 아기 기저귀 갈아 주는 승객들 볼 수 있다. 본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겠으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보기 싫은 것일 수 있다. 아기 기저귀는 화장실에서.. ^^;;

7. 순리대로..

날씨가 나빠 제 시간에 착륙 못하고, 원하는 음식 메뉴를 제공받지 못하고... 승객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지만, 승무원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 있다. 이때는 일일이 다그치기 보다는 최대한 신속하게 업무처리 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지켜봐 주는 게 좋지 않을까?


"나랑 친하게 지내요~~"

이 글 제목은 낚시다. 흥미를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붙힌 제목이다. (죄송.. ^^;;)

하지만 기왕에 같은 공간에 장시간 함께 할 것이라면,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무원에게 어느 정도의 배려는 승무원들로 하여금 그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할 것이다. 글 제목처럼 정말 '친하게' 될지도.. ^^;;

[항공컬럼] 욕하면서 배운다 (라면상무, 빵회장 폭행 사건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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