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죽어도 떠야 한다 !! 본문

하고하고/항공상식

죽어도 떠야 한다 !!

마래바 2007.06.23 09:00
"위 ~~ 이 ~~ 잉 ~~~~"

엔진 소리가 점점 커지며 내가 타고 있는 항공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느정도 거리를 달리자 항공기가 머리를 들며 공중으로 부웅 날아오른다. 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탈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울렁거림과 웬지 끌려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항공기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발생하는 순간적인 기압차이로 인해 귀가 먹먹해져 온다. 숨을 멈추고 귀 안쪽에 공기를 불어넣듯이 힘을 주자 "뻑" 하고 뚫리며 귀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


헬리콥터가 아닌 날개가 동체에 고정되어 있는 (우리가 흔히 보는) 비행물체는 양력을 받아 하늘로 떠오르기 위해서 일정 공간의 길이(거리)을 필요로 한다.

활주로

활주로 (Runway)

우리가 흔히 보는 공항의 활주로(Runway)는 이렇게 항공기를 하늘로 띄우기 위한 힘을 얻기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활주로의 길이는 짧게는 몇 백미터에서 길게는 몇 킬로미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공항에는 이런 활주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항공기가 어떤 사유로 인해 활주로를 벗어나는 오버런(Overrun)을 대비해 과주대(Overrun Area), 숄더(Shoulder) 등의 안전 여유구역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전체의 공간을 착륙대(Landing Area)라고 부른다.

공항은 이 착륙대의 크기에 따라 그 등급이 정해지는데 항공법에서는 착륙대의 규모를 9등급으로 구분하여 비행장의 규격을 정하고 있다.



활주로 질주 중 이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는?

항공기가 완전 무결하지 않는 이상 어떤 사유든지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항공기가 지상에 있을 때 발견된다면야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운항 중에 발견되는 경우로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만약 항공기가 하늘로 날기 위해 활주로를 질주하던 중 기체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전방의 새 무리로 인해 갑작스럽게 이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텐데 활주로 여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너무 위험할 것 같은데 이런 경우 대처하는 기준은 뭘까?


이륙을 위하여 활주로를 질주하던 항공기의 이륙을 불가피하게 단념하여야 하는 상황을 Rejected Take-off 라고 하며 실제로 그런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어떤 경우에 이륙을 포기(단념)할까?

1. 활주로상에 장애물이 있을 때

2. Bird Strike와 같이 엔진에 이물질이 흡입되어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3. 비행안전에 지장을 주는 계기의 고장이 발견된 경우

4. 앞서 이륙한 항공기의 제트 후류에 의해 자신의 항공기가 흔들려 안정되지 않는 경우 등

그 사연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제동을 하더라도 활주로를 벗어나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인 경우에는 이륙을 단념하지 않고 무리를 해서라도 이륙을 강행해야 한다.


이륙을 할 것인가, 단념할 것인가?

따라서 항공기는 매번 이륙을 할 때마다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그 시점을 넘어서면 어떤 문제가
설령 있더라도 반드시 이륙해야만 하는 기준점이 설정되어 있다.

이륙을 할 것인가,  단념할 것인가의 분수령이 되는 기준점은,  활주로에서 질주를 시작한 시점에서 몇초 후라는 시간 개념이거나, 아니면 앞으로 달릴 잔여 활주로 길이가 얼마나 남았냐 하는 잔여 활주로 길이 개념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가 출발점에서 출발을 하여 점점 가속이 되어 일정한 속도에 도달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기준 속도를 V1(브이 원) 스피드라고 한다.

주조종사(기장)가 항공기를 조작하여 가속을 하는 동안 부조종사는 속도계를 주시하다가 V1 Speed에 도달하면 "V1"하고 Call을 하여 주조종사(기장)가 알아차리도록 환기시켜 주게 된다.

V1 Speed에 도달하기 이전에 위에 언급한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급제동을 하여 항공기를 세우게 되는 데 반하여 V1 Speed를 이미 넘어선 후에 상황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항공기를 멈추는 것은 이미 요단강을 건넌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무조건" 더욱 속도를 높여 하늘로 솟구쳐 올라야만 한다.


죽어도 떠야 한다. !!!!!   아자자자자자 ~ 아              .................    슈~ 웅 ~


설사 이륙 후에 다른 문제가 예상된다고 해도 일단은 하늘로 떠 올라야 한다는 말이다.
속도를 강제적으로 멈추게 하다 활주로를 넘어 Overrun을 하게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공중으로 떠 오른 후에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 착륙을 하던지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는 범위라면 비행을 지속하던지 하는 결정들을 하게된다.

어쩌면 예전에 영화에서 처럼 자동차 경주를 통해 누가 낭떠러지에 가장 근접해서 차를 세우느냐 하는 것을 승부를 겨루었던 게임처럼 항공기 조종사들도 순간 순간 긴장과 결정의 판단 속에 비행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륙과 착륙에 있어서는 말이다.

축구 경기도 시작 5분, 그리고 마지막 종료 5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시작과 끝의 긴장감을 놓지 말아야 하는 원칙은 비행할 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세상 만사 다 같은 원리겠지 ^^


신고
33 Comments
  • 프로필사진 쏭군 2007.06.23 11:37 신고 오! 오늘도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얼마전 동영상을 보니 에어프랑스인가? V1 이후에 뜰까 말까 갈팔질팡하다가 숲속으로 돌진해서 펑! 터지는 걸 봤는데.. ㅠㅠ
    이착륙할때 정말 무섭죠...
    이륙할때는 제발 떠라~~
    착률할때는 흔들흔들..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무사히 착륙을 ㅋㅋ 항상 빕니다 요렇게 ㅋ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3 18:39 신고 이착륙이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요즘 항공기 탈 때 올라가는 느낌이 좋아지더군요.
    마치 놀이공원 기구처럼 말입니다.
    제일 기분 나쁠 때는 쑤욱 떨어지는 느낌 들 때죠.. 에어 포켓을 만날 때 주로 발생하는데..^^
  • 프로필사진 rince 2007.06.23 13:57 신고 저 8월이 지나기전에 비행기 탈 거 같습니다.
    비행기탈때 마래바님 생각날거 같네요..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3 18:40 신고 오호 !! *.* 휴가 가시나 보죠? 부러워라..
    저도 이번 여름 휴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찾아 먹어야지 .. 흠..
  • 프로필사진 전직관제사 2007.06.23 21:23 신고 주로 군 항공기를 관제했지만
    이륙포기하는거 가끔 봅니다.
    활주 중
    활주로에 장애물이 있거나 엔진에 이상이 있을때..
    님의 글을 읽다 보니까 그때가 생각나네요.
    착륙하다 복행(GO AROUIND)하는 경우도 있고...

    대한항공 착륙관제할때 실수하여 복행시킨 적 있습니다.
    구름이 아주 낮게 깔린 흐린 어느 여름 날
    시퀀시플래싱라이트를 켜 줬어야 하는데
    애매한 상황이라 켜주지 안 았습니다.
    파이날코스에 한덩어리 구름이 지나가다 항공기를 덮쳐서
    조종사가 시야를 놓친겁니다.

    착륙하다 복행하길래 착륙후에 조종사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구름이 덮쳐서 순간 시야를 놓쳐서 그랬다더군요.
    시퀀시플래싱라이트를 켜줬으면 활주로를 놓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미안했습니다. 복행 한번 하면 기름 엄청 소비되는데...

    전투기(F-4) 28대가 공항상공에 떠서 에어쇼 연습하다 각도를 너무 깊이 꺾는 바람에 실속해서
    눈 앞에서 곧장 바닥으로 추락하던 장면도 생생하네요.

    폭격기에서 폭탄 떨어지는 모습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조종사는 탈출할 여유없이 사망했죠.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아주 오래전 얘깁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3 23:49 신고 Go around 한번하면 연료 엄청 소비되죠..^^
    확실히 항공기 한번 뜨고 내리는데에는 여러분야에서 함께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한번 기회되면 관제탑 쪽에 가서 업무하시는 거 자세히 좀 알아 봤으면 좋겠더라구요.
    원래 전공은 여객 업무 쪽인데 어쩌다 보니 이쪽 업무에도 근무하게 되는군요.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Zet 2007.06.24 00:58 신고 오옷 좀체로 보기 힘든 비행기 정보네요?ㅋ 잘봤습니다.
    저도 육군 항공부대를 나와서 헬기는 많이 봤다는ㅋ_ㅋ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01:23 신고 늦은 밤에 방문 감사합니다;
    내일도 휴일이라 부담이 좀 덜하죠?
    저도 사실 비행기 관련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는데,, 찾아가며 골라가며 포스트 만들어 갑니다.
    오히려 그러면서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
    좋은 밤, 좋은 꿈 꾸시길.. :)
  • 프로필사진 드림캐쳐 2007.06.24 03:20 신고 잘 봤습니다.^^

    그리고 쏭군님이 본 동영상은 아마 A320인가 310의 새로운 제어 시스템 시연 중에 컴퓨터 오작동으로 숲에 갖다 박은 걸로 압니다.
    전에 콩코드 추락 때도 V1을 넘어서 꽁지에 불 붙은 채로 그냥 이륙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군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08:34 신고 꽁지에 불 붙은채로 이륙.. ㅠ.ㅜ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였겠지만, 안타깝군요.
    블로그를 하는 재미가 이래서 있습니다. 서로간의 의사 교통과 교환이 있으니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작은인장 2007.06.24 08:07 신고 영화는 아마도 "이유없는 반항"이었겠죠.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08:36 신고 네.. 이유없는 반항..
    예전 영화들은 제법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데, 최근 영화는 얼마지나고 나서 대략적인 스토리라인 밖에 기억에 남질 않으니.. 나이를 먹어가나요? ^^;;

    작은인장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프로필사진 공항사랑 2007.06.24 09:44 신고 공항 근무한지 3년차인데, 회사에 오시는 손님들이 전부 외국분들이라 예약업무나 출국수속등 항공사 직원들하고 부딪히는 일이 많네요. 손님들도 여러가지 여쭤보시는것도 많고, 저도 항공 상식에 대해 궁금한게 많았는데 이렇게 좋은 블로그를 발견해서 정말 재밌게 공부하고 가요.
    공항이라는 공간엔 정말 특색있고 매력적인 직종들이 많이 모여있는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정보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15:30 신고 공항이라는 곳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재미있고 활기찬 일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공항에 있는 분들 중 취미로 여유생활 하는 분이 없으니만큼 치열하고 계산적이지만 항공기의 흐름에 따라 한번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는 되돌아 볼 여유가 없어 깔끔(?)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방문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 프로필사진 mcdasa 2007.06.24 21:37 신고 전혀 모르던 사실인데 재미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23:33 신고 방문 감사합니다.^^
    즐거우셨다니 제가 오히려 기쁩니다. :)
  • 프로필사진 luztain 2007.06.24 21:47 신고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제 친구가 이런 것에 관심이 많은데 소개키셔주어야겠네요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23:44 신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분께도 꼭(?) 알려 주세요 ^^ :)
  • 프로필사진 BeLmg 2007.06.24 22:54 신고 하핫 정말 재미있게 잘보았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6.24 23:44 신고 감사합니다. ^^
    즐겁고 기대되는 새로운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 프로필사진 NC_Fly 2007.07.15 00:24 신고 이런것도 표시해 주셨으면 좋았을것 같아요 ^^
    V1 : (이륙결심속도)
    VR : (Rotate 속도)
    V2 (V1+15knot) : (안전상승속도)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7.15 22:04 신고 너무 세부적인 건 제가 잘 몰라요 ^^ :P
  • 프로필사진 chungsuk 2007.08.16 20:52 신고 저 사진의 공항이 네팔에 있는 루크라 공항이네요.
    작년에 갔었던 곳인데, 활주로가 너무 짧아 경사지게 만들어 놓은 걸로 유명하더라구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08.16 22:58 신고 그렇군요 ^^
    등반을 좋아하시는 것 같네요. 블로그에 보니 관련 글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방문, 의견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sonicprecision 2007.12.09 22:43 신고 항공모함에 전투기 같은 비행기들이 착률할때, 엔진을 full throttle로 하여 데크를 내려온다는 이야기를 MILITARY CHANNEL에서 봤는데, 바로 이 이유때문에 그런것 같네요. 만약 걸림쇄에 비행기가 걸리지 않으면 바로 재이륙 가능하도록 말이죠. 잘 봤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2.10 08:02 신고 활주로 거리가 짧은 항모에서는 강제로 세워주는 걸림쇄라고 하는 것이 필수라고 하더군요.
    말씀대로 Go Around (재상승) 을 위해서는 그만한 추력이 필요하니 내려올 때부터 준비하는 것일 겁니다. ^^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joogunking 2008.02.29 09:09 신고 V1 스피드를 넘으면 사고에도 무방비 상태가 되는군요.
    생각해보니 한편으로는 아찔합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01 02:40 신고 v1 넘으면 그 다음은 신의 영역이겠죠..? 운명 ?
    혹시나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이 진행될 지도 모르죠 ^^
  • 프로필사진 현정 2008.08.11 14:57 신고 헉.. 비행기 타기만 많이 타봤지, 이런 정보는 전혀 몰랐어요... ㅎㅎ 님 블로그 보다 보니깐 넘 잼있는 글들 많네요. 읽어봐야지~~ ㅎㅎㅎ 와 근데 이륙할때 이렇게 위험한 거였군요... 그럼 이륙해서 사고가 날거라는 걸 알아도 그냥 이륙해야 한다는 건가요??? 으.. 이제 맨날 기도하면서 탈래요 ㅠ 가뜩이나 비행기 조금만 흔들려도 겁먹고 예수님 부처님 다 부르는데.. ㅋㅋㅋ 아 암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8.11 21:12 신고 이륙해서 사고날 것을 알고도 뜨는 것은 아니구요.,.
    활주로를 질주하다가 일정속도가 되면 이미 지상에서 세우기에는 때가 늦다는 뜻입니다.
    자칫 활주로를 초과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거죠.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klee 2008.11.16 02:43 신고 항공사 승무원으로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글이 있는 곳이 있는 줄 몰랐네요..평소에 너무
    궁금했었는데 완젼 공부 하고 갑니다. 님은 현재 cockpit crew 신지...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11.17 12:55 신고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지상 근무자일 뿐입니다.
    공항, 운항 쪽의 경험을 주로 가지고 있죠. ^^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라기 2015.04.13 12:16 신고 글이 참 좋군요?
    따님 사진인가요? ㅎㅎ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