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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표 저가항공사, 성상품화한 캘린더 제작 물의

마래바 2007. 12.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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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 때쯤 되면 그 동안 알고 지내던 주변 사람들이나, 거래처 혹은 관련 단체에 연말 인사 겸해서 주로 사용되는 아이템 중의 하나가 달력이다. 누구나 사용하는 것이지만 돈주고 사기는 뭐하고 없으면 불편한 것이 달력이기 때문에 연말연시 선물용으로 주로 사용하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회사도 달력을 만들어 한창 거래처나 관련 분들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이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스토리에서도 내년도 달력 제작을 위한 사진 콘테스트를 진행했고 당선 작품들을 발표했다. (응모기한을 놓쳐버려 아쉽지만 내년에는 신청해 봐야지..) 응모자의 사진에서 선택하여 달력을 제작한다고 한다.

이럴 정도로 연말연시에 가장 많이 사용되곤 하는 달력을 가지고 유럽의 대표적 저가 항공사(Low Cost Carrier)라이언에어(Ryan Air)에서 이번에 사고를 하나 쳤다.

아일랜드 장애 어린이재단 자선모금을 위해 제작한 달력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

자신들 캘린더를 들고있는 승무원들

자신들 캘린더를 들고있는 승무원들

라이언에어에서 이번에 제작한 달력은 호프 주점에서나 봄직한 비키니 차림의 여성 모델이 항공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달력 제작에 참가한 여성 모델들이 전부 라이언에어 여 승무원이라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런 달력 제작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곳은 당연히 여성의 인권향상을 목표로 하는 여성단체에다가 일반 소비자단체까지 들고 나섰다.

"여 승무원을 섹시한 대상물로서만 바라보고 있으며, 성차별의 전형이다"
"모델이 전부 여성인 것은 남성(소비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
"벗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성을 어떻게 그렸느냐가 포인트다"

이 달력은 라이언에어 항공편과 인터넷에서 7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라이언에어에서 의도했던 것이 자선모금을 위한 것이었다는 진정성에 다소 의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자선모금이라는 이벤트를 결국 자사 홍보를 위해 사용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에어는 그 영업패턴 특성 상 어린아이나, 여성보다는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한 남성이 주요 고객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주요 타겟인 남성 고객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쉽게 떠오른다. 호프 집 맥주 광고 사진에 굳이 여성이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순수한 의미에서의 자선모금을 위해서였다면 굳이 여성, 특히 자사의 여승무원을 모델로 삼지 않았어도 (모금 금액에서야 큰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여타 변명을 댄다고 해도 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소식을 들으며 여성의 지위가 제법 향상되어 있는 유럽이라는 지역에서 이렇게 여성을 상품화한 제품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제품을 주로 판매하거나 상품화하는 기업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나 항공사같이 기업 이미지(명성)를 먹고사는 기업에서 자사 여승무원을 대상으로 비키니 차림의 달력을 찍겠다는 발상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그들도 그런 비난을 충분히 예상했었을텐데 말이다.

자사의 주요 고객이 남자라는 것을 자신하는 것인지...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와 유사하게 여승무원을 대상으로 이런 비키니 달력을 제작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불매운동과 더불어 그 항공사는 여론과 언론으로부터 비난의 집중포화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우리나라가 성 상품화에 대한 인식은 유럽 등의 선진국(?)보다 더 보수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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