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엔진 하나가 고장나면 얼마나 비행할 수 있을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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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두개가 있는 항공기가 안전할까?"
"아니면 4개 있는 항공기가 더 안전할까?"
산술적으로 생각해보면 엔진 2개를 장착한 항공기보다 4개를 장착한 항공기가 더 안전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항공기가 운항되는 실제 상황에서는 어떨까?
감히(?) 엔진 2개 항공기가 4개 항공기보다 더 안전하지 못할 이유 없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이건 무슨 말인가? 엔진 2개 항공기가 엔진 4개 항공기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니?
항공기가 날아가는 궤적을 따라 그려보면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지그재그 방향을 바꾸어가며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하늘에는 항공기가 날아다닐 수 있는 길(항로)이 정해져 있어 그 길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산이라든가 장애물이 있는 경우는 더 높은 상공으로 날 수도 있지만 좌우로 피해서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지그재그 형태의 항로로 다니게 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잘 알다시피 항공기는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도 자동차처럼 길가에 세워두고 정비할 수가 없다.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관계로 정비를 위해서는 어디엔가 착륙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타나게 된 것이 ETOPS 라는 일종의 안전 제한 규정이다.
ETOPS란 "Extended-Range Twin-engine Operations" 의 줄임말로 쌍발엔진, 즉 엔진이 2개인 항공기가 운항하는 데 필요한 비행시간에 대한 제한 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즉 2개의 엔진 가운데 하나가 고장나 나머지 한개의 엔진을 가지고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을 각 항공기별로 정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진이 2개 달린 대표적인 항공기로는 에어버스의 A300, A330, 보잉의 B737, B767, B777 시리즈 등이 있다.
반면에 DC-10, MD-11, B747, A380 등은 엔진을 3개 혹은 4개를 달고 있다. 이렇게 엔진이 3, 4개인 항공기는 ETOPS 규정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엔진 하나가 기능을 상실한다고 해도 나머지 2-3개의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 3-4개의 엔진 중에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비상 착륙을 하긴 하지만 엔진 2개인 항공기와 같은 제한사항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트 항공기의 엔진은 비약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엔진 하나만 가지고도 항공기를 충분히 하늘을 날 수 있다. 그러나 한 개의 엔진으로는 원래 비행하려고 했던 구간을 그대로 날아가기에는 여러가지 위험 요소가 따른다. 그래서 두개의 엔진 중에 하나가 고장났을 경우, 그 하나만 가지고 얼마동안 비행할 수 있는 지를 실험과 검증을 통해 확인하고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런 규정을 왜 만들어 시행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이요, 그 안전을 방해하는 요소인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이건 또 무슨 얘기지? 바다가 왜?
기본적으로 비행기는 이 지구 상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항공기 엔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즉각 비상사태에 빠지게 된다. 이 경우 나머지 엔진이 무사히 작동하는 동안 가장 가까이 있는 공항으로 비상 착륙해야 한다.
비상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은 어디에 있을까? 바다에도 있을까? No !!
공항은 육지에만 있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는 육지 공항이 있는 주변 상공으로만 날아야 한다. 그래야만 비행기 엔진에 문제가 생길지라도 인근 공항으로 비상 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길, 즉 항로(航路)를 구성할 때 무작정 직선으로 만들면 가장 최단 거리로 날아가는 길을 만들겠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날아가는 동안 주변에 비상 착륙할 공항이 있는 지를 염두에 두고 길(항로)을 구성해야한다.
이때 염두에 두는 것이 엔진이 고장난 순간부터 나머지 엔진 한개로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로 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엔진의 성능에 관한 것이다. 이것에 따라 비행기 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지도 그림 중 하얗게 하이라이트 된 부분이 세계의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비행시간 60 분이 되는 지역을 표시한 것이다. 즉 만약 항공기 엔진 하나가 고장나, 나머지 하나로 비행할 것을 대비해서 항로는 하이라이트 된 부분(지역) 안에서만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엔진 하나로 60분 비행 가능하다고 인정받은 비행기는 어두운 색 지역으로는 절대 날아갈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엔진 하나로 비행할 수 있는 실제 능력은 이것보다 훨씬 길다. 3-5시간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안전을 위해 60분으로 제한한 것)
그림에서 보면 미국 뉴욕 부근에서 유럽 쪽으로 붉은 선이 보일 것이다. 이 선이 항공기가 비행하는 항로라고 가정했을 때 엔진 하나의 성능이 60분이라고 인정받은 비행기는 위 항로로 절대 비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대로 60분 비행 범위를 벗어나는 지역에 항로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60분 엔진 성능을 가진 항공기로 뉴욕에서 유럽으로 비행하려면, 저기 북쪽 아이슬란드를 거쳐 날아가는 항로로 구성해야만 한다. 이럴 경우 걸리는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연료 소모량도 손실이 클뿐 아니라, 항공기 자체가 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라면 아예 비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엔진 하나로 비행시간이 긴 항공기를 투입하면 된다. 즉 위에서 말한 ETOPS 시간이 120분 비행 가능한 항공기를 투입한다면 아래 그림과 같은 모양의 지도가 나올 수 있다.
어떤가?
60분 짜리 지도와 비교해 보면 어두운 색 범위가 훨씬 줄어들고 대신 밝은 색 하이라이트 부분이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ETOPS 120분 비행 가능한 항공기의 경우 60분 경우보다 훨씬 넓은 지역을 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호주 쪽에서 미주로 비행할 때도 비행할 수 없는 어두운 색 지역이 존재한다. 즉 엔진 하나로 120분 비행가능한 항공기도 이 구간은 비행할 수 없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경우 만약 해당 항공사가 ETOPS 180분짜리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이 엔진이 3-4개 달린 항공기를 투입할 수 밖에 없다. B777이 아무리 성능이 좋은 항공기라고 할 지라도 만약 180분이 아닌 120분 ETOPS 허가를 받았다면 호주에서 뉴욕까지 비행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항공사마다, 기종마다 이 ETOPS 시간은 각각 다르다. 60분인 경우도, 120분 혹은 180분을 운영하는 기종이나 항공사도 있다. 엔진 성능이 더욱 발달함에 따라 최근에는 207분까지 비행 허가를 받은 기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ETOPS 비행 시간과 관련하여 최근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A350 XWB 기종은 엔진 하나로 350분까지 비행할 수 있는 자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아마도 A350 XWB기종이 실제 상용 비행에 투입되는 2013년까지 이 항공기 이름과 똑같은 350 ETOPS 비행시간 자격을 획득하게 될 것 같다. (에어버스는 이벤트를 좋아하는가 보다. 개발 중인 항공기 이름과 같은 ETOPS 시간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ㅋㅋ)
이렇게 되면 위 그림(330분 비행거리)에서 보는 것처럼 이 지구상 어디라도 엔진 2개 달린 항공기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 지금 지그재그로 비행하는 항공기 길(항로)이 직선(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될 날이 올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다. 지금보다 성능이 더 좋은 항공기가 등장하게 되면 ETOPS 라는 제한 사항 자체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아니면 4개 있는 항공기가 더 안전할까?"
산술적으로 생각해보면 엔진 2개를 장착한 항공기보다 4개를 장착한 항공기가 더 안전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항공기가 운항되는 실제 상황에서는 어떨까?
감히(?) 엔진 2개 항공기가 4개 항공기보다 더 안전하지 못할 이유 없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이건 무슨 말인가? 엔진 2개 항공기가 엔진 4개 항공기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니?
항공기길(항로)은 직선이 아니다. |
항공기가 날아가는 궤적을 따라 그려보면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지그재그 방향을 바꾸어가며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하늘에는 항공기가 날아다닐 수 있는 길(항로)이 정해져 있어 그 길로만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산이라든가 장애물이 있는 경우는 더 높은 상공으로 날 수도 있지만 좌우로 피해서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지그재그 형태의 항로로 다니게 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잘 알다시피 항공기는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도 자동차처럼 길가에 세워두고 정비할 수가 없다.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관계로 정비를 위해서는 어디엔가 착륙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타나게 된 것이 ETOPS 라는 일종의 안전 제한 규정이다.
ETOPS란 "Extended-Range Twin-engine Operations" 의 줄임말로 쌍발엔진, 즉 엔진이 2개인 항공기가 운항하는 데 필요한 비행시간에 대한 제한 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즉 2개의 엔진 가운데 하나가 고장나 나머지 한개의 엔진을 가지고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을 각 항공기별로 정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진이 2개 달린 대표적인 항공기로는 에어버스의 A300, A330, 보잉의 B737, B767, B777 시리즈 등이 있다.
A330 |
B737 |
B777 |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트 항공기의 엔진은 비약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엔진 하나만 가지고도 항공기를 충분히 하늘을 날 수 있다. 그러나 한 개의 엔진으로는 원래 비행하려고 했던 구간을 그대로 날아가기에는 여러가지 위험 요소가 따른다. 그래서 두개의 엔진 중에 하나가 고장났을 경우, 그 하나만 가지고 얼마동안 비행할 수 있는 지를 실험과 검증을 통해 확인하고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ETOPS 제한은 바다 때문에 만들어져.. |
이런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런 규정을 왜 만들어 시행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이요, 그 안전을 방해하는 요소인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이건 또 무슨 얘기지? 바다가 왜?
기본적으로 비행기는 이 지구 상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항공기 엔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즉각 비상사태에 빠지게 된다. 이 경우 나머지 엔진이 무사히 작동하는 동안 가장 가까이 있는 공항으로 비상 착륙해야 한다.
비상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은 어디에 있을까? 바다에도 있을까? No !!
공항은 육지에만 있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는 육지 공항이 있는 주변 상공으로만 날아야 한다. 그래야만 비행기 엔진에 문제가 생길지라도 인근 공항으로 비상 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길, 즉 항로(航路)를 구성할 때 무작정 직선으로 만들면 가장 최단 거리로 날아가는 길을 만들겠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날아가는 동안 주변에 비상 착륙할 공항이 있는 지를 염두에 두고 길(항로)을 구성해야한다.
이때 염두에 두는 것이 엔진이 고장난 순간부터 나머지 엔진 한개로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로 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엔진의 성능에 관한 것이다. 이것에 따라 비행기 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주요공항을 중심으로 60분 비행 범위
지도 그림 중 하얗게 하이라이트 된 부분이 세계의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비행시간 60 분이 되는 지역을 표시한 것이다. 즉 만약 항공기 엔진 하나가 고장나, 나머지 하나로 비행할 것을 대비해서 항로는 하이라이트 된 부분(지역) 안에서만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엔진 하나로 60분 비행 가능하다고 인정받은 비행기는 어두운 색 지역으로는 절대 날아갈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엔진 하나로 비행할 수 있는 실제 능력은 이것보다 훨씬 길다. 3-5시간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안전을 위해 60분으로 제한한 것)
인가받은 비행시간 범위 (ETOPS) 안에서만 비행 가능 |
그림에서 보면 미국 뉴욕 부근에서 유럽 쪽으로 붉은 선이 보일 것이다. 이 선이 항공기가 비행하는 항로라고 가정했을 때 엔진 하나의 성능이 60분이라고 인정받은 비행기는 위 항로로 절대 비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대로 60분 비행 범위를 벗어나는 지역에 항로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60분 엔진 성능을 가진 항공기로 뉴욕에서 유럽으로 비행하려면, 저기 북쪽 아이슬란드를 거쳐 날아가는 항로로 구성해야만 한다. 이럴 경우 걸리는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연료 소모량도 손실이 클뿐 아니라, 항공기 자체가 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라면 아예 비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엔진 하나로 비행시간이 긴 항공기를 투입하면 된다. 즉 위에서 말한 ETOPS 시간이 120분 비행 가능한 항공기를 투입한다면 아래 그림과 같은 모양의 지도가 나올 수 있다.
120분 비행 범위
60분 짜리 지도와 비교해 보면 어두운 색 범위가 훨씬 줄어들고 대신 밝은 색 하이라이트 부분이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ETOPS 120분 비행 가능한 항공기의 경우 60분 경우보다 훨씬 넓은 지역을 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호주 쪽에서 미주로 비행할 때도 비행할 수 없는 어두운 색 지역이 존재한다. 즉 엔진 하나로 120분 비행가능한 항공기도 이 구간은 비행할 수 없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경우 만약 해당 항공사가 ETOPS 180분짜리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이 엔진이 3-4개 달린 항공기를 투입할 수 밖에 없다. B777이 아무리 성능이 좋은 항공기라고 할 지라도 만약 180분이 아닌 120분 ETOPS 허가를 받았다면 호주에서 뉴욕까지 비행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항공사마다, 기종마다 이 ETOPS 시간은 각각 다르다. 60분인 경우도, 120분 혹은 180분을 운영하는 기종이나 항공사도 있다. 엔진 성능이 더욱 발달함에 따라 최근에는 207분까지 비행 허가를 받은 기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ETOPS 비행 시간과 관련하여 최근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A350 XWB 기종은 엔진 하나로 350분까지 비행할 수 있는 자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아마도 A350 XWB기종이 실제 상용 비행에 투입되는 2013년까지 이 항공기 이름과 똑같은 350 ETOPS 비행시간 자격을 획득하게 될 것 같다. (에어버스는 이벤트를 좋아하는가 보다. 개발 중인 항공기 이름과 같은 ETOPS 시간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ㅋㅋ)
이렇게 되면 위 그림(330분 비행거리)에서 보는 것처럼 이 지구상 어디라도 엔진 2개 달린 항공기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 지금 지그재그로 비행하는 항공기 길(항로)이 직선(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될 날이 올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다. 지금보다 성능이 더 좋은 항공기가 등장하게 되면 ETOPS 라는 제한 사항 자체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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