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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만 하늘을 나는 비행기 조종사

마래바 2008.12.11 14:16

얼마 전 손목을 다친 적이 있다.  뼈가 부러지거나 했던 것은 아니지만 인대가 조금 손상을 입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 무시하다가 근 반년 이상을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결국 손목에 기브스를 대고, 강제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나서야 상태가 호전되었다.  손목 기브스를 하고 있었던 몇 주간은 얼마나 불편했던지, 평상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이고 행동하던 것이 얼마나 감사했던 것이었는가를 알게 했다.

세상에는 참 감사할 일이 많다.  지금 신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가족들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바라보는 아침 햇살조차 감사해야 할 이유인 것이다.

두발로만 비행기 조종하는 제시카

두발로만 비행기 조종하는 제시카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불편한 몸으로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  다리가 불편하던, 손이 부자연스럽던 말이다.

그런데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세상을 숨어 지낼 수만은 없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고, 아직까지는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탓하고 포기할 수만은 없은 것이다.

그래서 간혹 보면, 사고로 두 팔을 잃은 장애인이 자동차를 두 발로 운전하며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고 놀랍게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운전자에 맞게 특수하게 제작된 자동차가 필요하긴 하지만 상상하기 힘든 결과를 위해서 노력했던 장본인들의 고통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얼마 전 우연히 접한 소식인데, 자동차가 아닌 비행기를 두발로만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   그 장본인은 제시카 콕스 (Jessica Cox)라는 25살의 젊은 여성으로 태어날 때부터 두팔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불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무조건 '한다' 라고 말하곤 했죠!"

"하늘을 난다는 것은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환상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25살의 이 젊은 여성은 가족과 친구들을 물론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다름아닌 비행기를 두발로만 조종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도 아니고 섬세한 조종과 감각이 필요한 비행기를 두발로만 조종했다니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일반인이라면 통상 6개월 정도면 마칠 수 있는 비행 교습이 제시카 콕스에게는 3년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했다.


* 이미지 : Jassice Cox 홈페이지

제시카 콕스가 두팔 없이 태어날 것이라고는 그녀의 부모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어느정도 뱃속에서 성장한 이후에 두팔 없는 장애를 가질 것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그녀는 부모의 사랑으로 세상에 어려운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어릴 때는 자신이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고통과 방황도 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승부 기질은 결코 포기라는 것을 모르게 했다.  밥을 먹고, 머리를 빗으며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것을 두발을 이용해 불편없이 해냈으며, 체육, 탭댄스 등에 뛰어난 재질을 보이기도 했다.

그녀가 10살 되던 해에는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해, 14살이 되던 해 태권도 초단을 획득했다.

아무리 손 움직임의 중요성이 덜한 무술이 태권도이라고 하지만, 두다리로만 태권도 검은띠를 딴 것이다.  그녀는 이후 대학 시절까지 태권도를 연마해 현재는 2단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태권도 2단인 제시카 콕스

현재 태권도 2단인 제시카 콕스

제시카는 당연히 운전면허도 가지고 있는데, 통상 자동차를 개조해 신체 장애에 적합하게 만들어 장애 등급에 맞는 면허를 가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녀는 일반인과 똑같은 일반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자동차도 개조된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이다.

그녀의 도전은 땅 위에서만으로는 부족했었나 보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비행 학교에 등록했으나 처음에는 문전 박대를 당했다.  신체 건강한 사람들도 해 내기 쉽지않은 비행을 두발로만은 불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제시카는 실망하지 않고,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설득해 비행교습을 받기 시작했으며 홀로 단독 비행에 이르기까지 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그녀는 결코 한순간도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지난 5월 단독 비행에 성공했을 때 하늘도 더이상 그녀에게 장애물이 될 수 없게 되었다.  그녀가 두팔없이 태어난 지 25년 만에 두팔을 가진 사람도 날기 어려운 하늘을 정복한 것이다.

그리고 2008년 10월 10일 턱산(Tucson) 샌마뉴엘 공항, FAA (미연방항공청) 감독관이 함께 동승한 비행기를 조종해 냈으며, 공중에서의 난기류를 능숙하게 극복해내, 감독관으로 하여금 최고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정식 비행면허를 획득한 것이다.

이로써 그녀는 세계 최초로 두발로만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가 된 것이다.

그녀의 이런 삶의 치열함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http://www.rightfooted.com/)에서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부럽다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기회를 포기하며 살아 왔는 지, '아니 할 수 없을거야' 라는 지레짐작으로 접었던 꿈은 또 얼마나 되었던가..

미인은 용감한 자만이 얻는다고 했나?  마찬가지다.  세상도 도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과감한 도전과 열정없이 포기한, 그래서 가지 못했던 길을 나중에 후회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하는, 부럽기까지한 소식이다.

포기를 모르는 그녀의 치열한 열정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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