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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에어쇼를 아시나요?

마래바 2009.12.29 09:53

"이 비행기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남았죠?"

"죄송합니다.  고객님의 질문에 답변 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비행기 여행을 하다보면 답답한 게 한두가지 아니다.

버스처럼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맡을 수도 없고, 외부에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 지 조그만 창문을 통해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제한적인 것도 그 중의 하나다.

외부 환경을 제대로 알 수 없으니 이 비행기가 제대로 날고 있는 지 제대로 실감하기 어렵다.  귓가로 스쳐가는 바람을 느낄 수도 없고, 도로변 가로수도 없으니 그 속도를 체감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보통 제트 항공기의 속도가 무려 800 킬로미터 내외라는 건 감히 생각하기 힘들다.

항공기 안에서 이런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눈 앞에 있는 모니터가 유일하다.

보통 이런 모니터를 IFE (In-Flight Entertainment), 기내 엔터테인먼트 장비라 부른다.  예전에는 기내에서 영화 한편 보려면 마치 극장처럼 항공기에서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그저 쳐다볼 수 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승객이 자신 앞에 있는 이 IFE 장비를 통해 수십개의 영화나 음악을 마음껏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장거리 비행에서 이 IFE의 중요성은 더욱 커, 이를 아는 승객들은 일부러 이런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항공기인지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IFE 장비가 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주 목적이지만, 그 밖에 이 장비를 통해 현재 내가 날고 있는 위치나 비행기의 속도 등 비행과 관련된 정보를 알 수도 있다.

이렇게 보여주는 항공기 비행정보를 일명 기내 에어쇼 (In-Flight Airshow) 라고 하기도 한다.  물론 비행기 전시 행사인 에어쇼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항공사들은 이 기내 에어쇼를 통해 승객들에게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궁금해 하는 내용을 미리 보여주면 그만큼 질문이 줄어들어 대신 승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기내 에어쇼

기내 에어쇼

그런데 앞으로 당분간은 비행기 안에서 이런 기내 에어쇼를 보기 힘들 전망이다.

며칠 전, 성탄절 새벽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네덜란드 암스텔담을 출발해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기 안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물론 마지막 시점에 실패로 끝나 항공기와 승객, 승무원 모두 무사했지만, 지난 911 테러를 겪었던 미국인들에게는 공포와 충격 그 자체인 소식이었던 것이다.

디트로이트 도착 시각에 즈음해 한 나이지리아 청년은 액체와 분말을 섞어 폭발물을 만들고 자신의 좌석에서 점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폭발물 처리 방법이 미숙했던지, 주변 승객과 승무원의 현명한 대처로 이 테러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더욱 놀라운 소식은 이 나이지리아 청년이 알카에다 조직원이라는 것과 그 자백을 통해 밝혀진 것은 앞으로 더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본격적인 테러를 위해 적지않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비행기 테러 공포증을 겪고있는 미국은 지금까지 보다 더욱 강력한 보안 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당장 사건이 발생한 날, 미국 TSA 는 미국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 승객들을 대상으로 지금보다 몇 배 강한 보안 검사를 포함한 여러가지 대책을 전 세계 항공사들에게 전달했다.

비행기 탑승 전 다시한번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며, 의심스러운 경우 개별 촉수 검사까지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한 항공기가 비행하는 동안에는 항공기 비행과 관련된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보통 항공기가 이륙하면 기장은 '이 비행편은 어디까지 날아가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며, 도착 시각은 언제'라는 안내 방송을 한다.  그리고 도착 즈음해서는 도착 준비를 위해 그 내용도 미리 알린다.

그런데 이런 정보를 일체 승객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노스웨스트 항공 폭탄 테러와 관련해 범인인 나이지리아 청년이 디트로이트 도착 즈음에 화장실에서 폭발물을 제조했고, 폭파를 시도했다.  이런 테러는 미국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비행하는 도중에 테러를 벌이는 것 보다, 미국 영토에 들어왔을 때, 많은 시설과 인명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폭발물 테러가 있었던 노스웨스트항공

폭발물 테러가 있었던 노스웨스트항공

그래서 앞으로 당분간은 미국행 항공편에서 기내 에어쇼를 보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항공기 속도가 얼마이며 날고 있는 위치는 어디고, 앞으로 얼마 후에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게 될 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므로써 테러 시도를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아울러 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은 금지되고, 도착 한 시간 전부터는 좌석 이동이나 이석을 제한하고, 선반 등에 넣어둔 휴대품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한다고 한다.  거기다 도착 즈음해서는 무릎에 담요 등을 덮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번 범인이 마지막 폭발물 점화 시도를 담요를 덮어 그 안에서 시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액체류 기내 반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심지어 여성 화장품도 휴대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소문도 들릴 정도니 두말하면 피곤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의문이다.  항공편 비행시간은 이미 알려져 있는 정보이니만큼 기내에서 에어쇼나 방송을 금지한다고 해서 테러리스트가 불편(?)해할 것 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앞으로 기내에서 벌어지는 에어쇼를 볼 수 없다고 하니 조금 아쉽다.  그리고 앞으로 비행 중에 승무원으로부터 여러가지 잔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좌석을 떠나지 마세요, 무릎에 덮으신 담요는 수거하겠습니다 등등 말이다.  그리고 언제 도착할 지 물어봐도 '죄송합니다' 라는 답변만 듣기 쉬울 것이니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자 필요 없어져 좋아했더니... 미국 가기 한번 힘들다. ㅎㅎ

추가 사항 (2009.12.30 현재)

몇가지 변경 내용이 있어 추가 합니다. (미 TSA 보안 강화 변경내용)

우선 항공기 도착 1시간 전부터 이석 금지와 휴대품 접근 금지 항목이 삭제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화 등을 이용한 통신 금지 내용도 취소되었군요.

현재 비행 중 보안 강화된 내용은 비행 중 승무원 요청이 있을 경우 지정 좌석에 착석해야 하는 것과 미국 영공을 통과하는 시점부터 비행 경로나 주요 Landmark 안내 방송 금지 항목입니다.

따라서 비행을 시작해 미국 영공 진입 전까지는 기내 에어쇼 방영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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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Comments
  • 프로필사진 조일주의 항공세계 2009.12.29 10:56 신고 기내 에어쇼 금지에 운항안내방송 금지라니...
    성탄절의 난데없는 항공기 테러 시도 발생으로 인해
    항공보안 레벨업이 계속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아무 죄 없는 일반승객은 점점 커지는 불편함을
    이제 공항터미널에서부터 비행기안까지 감수해야겠네요.

    그리고 이거는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대한항공 캐빈승무원의 경험담을 모은 책을 읽어보니
    장거리 무료한 승객들을 위해
    기내 패션쇼를 열은 적이 있더군요.
    아마도 세계최초의 하늘의 패션쇼이겠죠.

    앞으로는 항공기 테러에 대한 위협과 걱정이 커지면서
    기내에서 어떤 이벤트가 열리기는 힘들어질 터이고
    캐빈승무원과 승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자체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26 신고 네.. 점점 안타까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네요
    전쟁이라고 해도, 무고한 인명을 위협하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 프로필사진 구차니 2009.12.29 11:13 신고 음.. 저 기내 정보는 이륙하고 나서야 나오던데 원래 그런건가요?
    그리고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일반 AV 정보로 나오지 디지털 정보가 아닌거 같더라구요
    예를들어 영화처럼 스트리밍을 통해서 재생하는게 아닌,
    일반적인 비디오 처럼 AV를 통해서 출력되는 그런 느낌이라서 말이죠 ^^;

    아무튼, 이러다가 모든 비행기 탑승객에게 정신병원 복장처럼 온몸을 묶고, 비행기에 탑승시키게 될날도 머지 않은거 같아서 씁쓸합니다.

    테러도 문제지만, 테러를 유발하는 미국의 태도도 문제인데 말이죠..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28 신고 맞습니다. 미국은 일부 국가들에게 너무 적으로만 다가서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생각 차이는 있겠지만,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게 역사인걸 지나온 길을 봐도 알 수 있어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는 게 더 슬프죠.
  • 프로필사진 세나 2009.12.29 11:20 신고 근데... 어차피 GPS 내장된 휴대전화같은 기기를 들고 타면 되니 테러리스트께서(?) 크게 불편해 할 것 같진 않은데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29 신고 비행기 안에서 GPS라... 가능할 것 같기도 하네요..
    테러... 마음 먹는다면 잡거나 예방하기 힘들 것 같아요.
  • 프로필사진 송지하 2009.12.29 11:51 신고 인터넷 통신도 금지라니... ㄱ- 무료 인터넷서비스 준비하던 구글과 항공사들은 좋다말았군요 게다가 보편화된 전화까지 금지;;;
    기내 에어쇼 없앤다고 해서 테러범이 불편해 할까요? 비행소요시간 계산하기만 하면 별 문제 없을 뿐더러 암만 둔한 사람이라도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준비한다는 느낌은 받지 않을까요 ㅎㅎ;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0 신고 이틀 사이에 또 내용이 바뀌었네요..
    미국 영공을 진입하는 시점부터 정보 제공 금지네요..
    마음 먹은 테러리스트에게 예방책이 너무 근시안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 프로필사진 도사니 2009.12.29 16:59 신고 후아~ 일단 현재로선 미국행만 해당되는건가요? 갈수록 항공여행에 제약이 많아지니 더 세심하게 신경써야겠네요. 기내에서의 불편도 감수해야만 하고... 전 중간중간 저런 운행정보 보면 재밌고 그랬는데, 그걸 일명 IFA라고 하는지는 처음 알았네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3 신고 네, 미국행만 해당됩니다.
    점점 제약이 많아져 큰일입니다. 일하는 저희들로서도 힘든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 프로필사진 변성탱이 2009.12.29 19:15 신고 저정도면... 그냥 미국오지말라는 뜻인듯..ㄷㄷ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3 신고 기분도 나쁜데 확 가지 말아 버릴까요? ㅎㅎ
  • 프로필사진 한재훈 2009.12.29 22:34 신고 이거..대한항공도 적용되나요??그리고 미국행만 해당하는건가요??

    운항정보 보여주는 IFA (처음듣지만) 없으면 굉장히 불편할듯 싶어요..ㅠㅠ

    좋은정보 알아갑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6 신고 미국으로 들어가는 모든 항공편에 해당되는 내용이죠..
  • 프로필사진 강명훈 2009.12.30 00:06 신고 음...

    그래도 도착예정시간도 알고 타는데, 폭탄까지 준비한 테러범이 에어쇼 안보여 준다고

    시간 모를까요.. 시계만 차고있으면 시간이 얼마정도 남았는지 정도는 대략 알수 있을게

    뻔한대.. 조금 실속없지 않나하는 생각도 드네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7 신고 그러게요...
    그래서인지 보안 절차를 조금 바꾼 것 같습니다.
    테러없는 세상....
  • 프로필사진 怡和 2009.12.30 02:21 신고 휴~ 정말로 미국은 점점 테러때문에 사회적비용이 늘어가네요.
    테러리스트때문에 일반 승객까지 고생을 해야한다니..참.
    저런다고 테러리스트가 테러 안 일으키나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8 신고 저런 대비책이 아주 소용 없다고는 하기 힘들 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간이나마 노력해야 그네들 테러리스트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지 말입니다.
    테러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쟁은 군인들끼리.. ㅎㅎ
  • 프로필사진 fob 2009.12.30 06:45 신고 이번에 한국에 갔다올일이 생겼는데... 설마 미국발 한국행도 그런건가요?
    뭐 국제선 대한항공편이라 짐도 부쳐도 되고(교포라 미 국내선만 타다보니 케리온만 가지고 다니는게 습관이 되었죠) 그래서 좀 여유있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여유는 있겠죠?

    그나저나 테러는 언제쯤 끝나려나...
    윗분이 미국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곤 하셨는데...
    설사 지금 태도를 바꾼다고 해도 과연 테러가 멈출지는 의문입니다.
    미국도 궂이 태도(?)를 바꿀필요도 없을꺼구요.

    뭐 정치적인 얘기 더 하기 싫구요...

    유용한 정보 얻어 갑니다.

    혹시 워싱톤 덜러스발 인천행 대한항공기로 뭐 팁같은거 아시는거 없으신가요? 뭐 메뉴라던가 그런...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39 신고 워싱턴에서 서울로 들어오시는군요..
    팁이라는 게 별거 있겠습니까?
    편안한 여행 되시길 빌어요... ㅎㅎ
  • 프로필사진 2009.12.30 15:17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2009.12.30 15:28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조일주의 항공세계 2009.12.31 00:30 신고 하루도 안되어서 방침이 오락가락하고 있군요~
    아마도 갑자기 지나치게 수준을 올리다보니 여론에 밀린 듯합니다.

    담요 덮는 것도 허용한다고 봤습니다만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겠네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45 신고 네, 처음에는 도착 시점에 무릎에 담요 덮는 것도 금지한다고 했는데, 그 내용은 해제된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조금 우스운 대비책인 것 같기도 하고,,, 좀 그렇습니다.
  • 프로필사진 쏭군 2009.12.31 14:13 신고 운항 안내 방송이나, 현재 비행정보를 알 수 없다고 하니..
    저 같이 비행기를 좋아하는 승객들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네요.
    이거 이렇게 하나씩 기내 보안 레벨이 올라가다 보면,
    기내식도 테러에 노출되고, 화장실도 테러에 노출되고....
    나중에는 관속에 들어가서 비행기를 타야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9.12.31 22:45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ㅎㅎ
  • 프로필사진 와이엇 2010.01.01 00:37 신고 테러때문에 언제 도착할지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뻔했네요. 에어쇼는 별것 아닌것 같으면서도 꼭 필요한 정보죠.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좋은 항공 관련 정보도 많이 부탁드립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10.01.01 01:43 신고 넵, 새해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젤가디스 2010.01.02 07:16 신고 테러는 정말 무고한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건데 테러하는 사람들이 좀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기들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게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비행기가 너무 테러에 많이 이용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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