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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영어가 문제 되나?

마래바 2010. 7. 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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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당연히 한국어다.  우리들의 모국어이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 일상생활에서 한국어 못지 않게 많이 사용되는 언어가 있으니 짐작하는대로 다름아닌 영어다.  길거리 가게 간판에서 부터 시작해 여러분 책꽂이에 꽂힌 책 중에 영어가 없는 걸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어는 더 이상 남의 나라 언어가 아닌 것이다.

그런 우리가 해외 여행을 떠날때 영어를 걱정하나?

솔직히 주변 어느 누구를 봐도 (물론 어르신, 할머니 할아버지 등 영어에 낯선 분들을 제외하고는) 해외로 떠나면서 영어를 걱정하는 이들을 보기 힘들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10년 넘게 영어를 배워왔으니 충분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여러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도착하는 공항에서 입국 심사관이나 세관원이 물어보는 질문이 무슨 말인지, 호텔에서 아침 일찍 깨워 달라고 하고 싶은데 이럴 때는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지 난감해질 때가 있다.

사실 언어는 상황을 미리 이해하고 들으면 훨씬 알아듣기 쉽다.

예를 들어 공항 출입국 심사대에 달려있는 'Immigration' 이라는 단어를 학교에서 배운대로 '이민' 이라는 뜻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면 입국 심사를 제대로 마치기 힘들지 모른다.  공항에서 만나는 'Immigration' 이라는 단어는 '출입국 심사'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 도시를 돌아 다니다가 지하철을 타고 싶어 주변을 아무리 둘러 보는데, 'Subway' 라는 팻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설마 이 만한 대도시에 지하철이 없을 리가 없다.  분명 여행 정보에도 지하철이 있다고 했는데.. 이런 혼란은 같은 영어 표현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나라에 따라서는 Subway 대신에 Metro 나, Underground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처럼 모든 언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어에서도 배경 지식은 중요하다.  공항에서는 어떤 표현, 단어들이 사용될까?  호텔에서는?  그럼 식당에서만 사용하는 표현들이 있을까?  당연하다.  같은 단어라 해도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얼마 전 리뷰하게 된 이 영어 도서는 상당한 유용성을 보여준다.

"So Cool, So Easy 여행영어"

해외 여행에 영어 점수를 논할 필요없다.  그저 필요한 단어 한 두 마디면 충분하다.  현지인도 (한국인이라는) 외국인을 상대하는 것이니 만큼 유창한 영어 실력을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다.  필요한 영어 단어 한 두개면 충분히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화된 만큼 공항에서 사용되는 영어 표현, 호텔 등 숙소에서, 길거리를 누비며 길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의 영어 표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중요한 음식에 대한 영어 표현, 물건 구입하기나 각종 돌발 상황에 대한 표현들을 정리해 놓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각 상황에 필요한 단어를 10개로 축약해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이 영어 표현 혹은 단어를 이해하면 대략 그 상황에 적용하기 쉬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상황별로 핵심 단어를 10개로 제한한 것은 너무 의도적이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공항에서 부딪칠 상황에 10개 단어로 제시한 것이 'airport', 'arrival/departure', international', 'domestic', 'plane ticket', passport', liquid', 'window seat/aisle seat', baggage' 등이다.

공항에 나와 탑승수속하는데 이 정도 단어만 알면 가능할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을 적절하게 헤쳐 나가기에는 다소 적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저자도 이 단어만 가지고 모든 상황에 대응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외에도 중요한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 표현을 제시하고 있다.  항공사 카운터에서 짐 부칠 때 사용하는 표현 등이 그것인데, Terminal 이나 Overweight, Check in counter 등의 표현들도 제시하고 있다.

또 한가지 유용한 것으로, 각 상황에 필요한 Tip 을 보여준다.  출발과 도착, 국내선과 국제선 차이 등을 설명하면서 공항에서 국제선, 국내선 터미널 등을 헷갈려 하지 않도록 친절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엉뚱한 터미널에서 헤매고 있다면 'How can I go to terminal one?' 등의 표현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제시한다.  무료 수하물 무게는 대부분 20kg 라는 걸 알려 주기도 하고, 공항에는 비행기 출발 시각 약 2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중에서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것이 '떠나기 전에 들어보세요' 라는 항목이다.  우리가 외국어인 영어를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것은 그 표현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Your baggage is checked in, this is your baggage claim tag'

이런 표현은 공항 카운터에서 거의 일상적으로 접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외국 항공사 직원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당황하기 쉽다.  checked in...? 이게 뭐야?  공항도 아닌데 체크인은 뭐지?  클레임?  나중에 불만을 제시하라는 건가?  그때 사용하는 표인가?  이렇게 오해할 만한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런 표현을 미리 듣고 익혀 논다면, 아니 말은 하지 못해도 상대방이 이런 비슷한 말을 하면 '아하~ 탑승수속 끝났고, 이게 짐표로구나' 이렇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국 심사관이 물어보는 'Do you have any relatives in the States?'  이런 질문도 쉽게 접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표현도 긴장하게 되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Do you have any items to declare to the customs?'  이런 질문도 마찬가지다.

이런 '떠나기 전에 들어보세요'에 나온 표현들은 mp3 로도 다운로드해 미리 들어 볼 수 있다.  이런 표현들을 여러 번 들어 친숙해지면 순간적인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적어도 공항 입국 심사관이 하는 질문 정도는 미리 여러번 들어서 충분히 익혀 놓는 게 좋다.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창피한 마음에 아무렇게나 'Yes', 'No' 를 남발하기 쉬운데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면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재심사를 받거나 추방까지 당할 수도 있다.

추가로 유용한 것이 각 Chapter 마다 중간 중간에 있는 '문화 소개'라는 항목이다.  기내 음료카트에는 어떤 게 있을까?  입국 카드 쓰기, 기내 반입 금지 등의 정보는 제법 쓸만하다.  자세하고 다양한 정보는 아니지만, 이 정도만 이해하고 넘어가도 해외 여행에 두려움을 일정부분 덜 수 있겠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해외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적당히 필요한 단어와 주변 표현들, 그리고 그 배경 지식과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만약 해외 여행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이 해외여행 영어 바이블은 아니다.  어떤 상황이 닥칠 지도 모르는데 이걸 수험 공부하듯 미리 공부하고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해외여행이 무슨 벼슬도 아니고 말이다.  다만 A4 용지 절반도 안되는 작은 책자여서 들고 다니기에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으니, 만약 영어에 두려움이 있다면 휴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외국어를 구사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이다.  서두에 언급한대로 굳이 문법에 맞도록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단어 한 두개면 충분하다.  갑작스럽게 머리가 아파 약이 필요할 때라면 'Headache' 단어 하나면 OK 아닌가?

영어 구사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네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은 미리 익혀 놓는게 좋다.  외우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저 익혀 두라는 거다.  이런 표현을 이렇게 사용하는 구나 정도 말이다.  그러면 그들이 그 내용을 어렵게 말해도 그 와중에 들리는 단어 두어개로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  영어?  뭐가 문젠가?  그냥 부딛히면 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정규 교육을 마친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다만 거기에 약간의 배경 지식과 단어 몇 개를 추가한다면 금상첨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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