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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물 분실했을 때, 꼭 알아야 할 몇가지

마래바 2008. 9. 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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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기분으로 떠났던 여행을 시작부터 잡치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수하물(짐) 분실이다.

물론 항공 여행에 있어 수하물 분실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일만 개 중의 하나 정도 분실된다고 하니 말이다.

[항공상식] 항공 수하물 분실 확률은 만분의 일

그렇다고 하더라도 막상 당하는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짜증스럽기 이를데 없다.  그나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 당한 경우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여행 출발 시점에 짐을 잃어 버리게 되면, 이후 여행을 망치게 된다.

만약 여러분이 여행 중 항공 수하물을 분실하게 되면 다음 몇가지를 기억해 두자.  실제 짐을 빨리 찾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며, 항공사 담당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짐 사진을 한장 찍어둬라.


짐을 잃어 버리게 되면, 제일 처음 하는 것이 항공사 수하물 부서 (Lost & Found) 에 분실 신고를 하는 것인데, 이때 신고하는 내용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가방의 형태를 설명하는 것이다.

'바퀴는 두개 달렸구요. 크기는 얼마에, 손잡이는 천으로 되어있고, 가방 주머니는 지퍼를 되어 있으며..' 등등이다.

가방을 미리 사진으로 찍어두면 여러모로 유용

가방을 미리 사진으로 찍어두면 여러모로 유용

어딘가에서 혼자 떠돌고 있을 가방을 찾기 위해서는 가방 모양을 정확히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참, 부족하고 믿을 게 못되서 그리 정확하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나는 짙은 청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카키 색이거나 분홍색이라고 신고했는데, 나중에 찾고보니 오히려 붉은색 계통이었다거나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게 해 보자.

간단하다.  요즘은 누구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닌다.  게다가 요즘 출시되는 휴대전화치고 카메라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휴대전화의 카메라가 작품 사진 찍기에는 부족할 지 몰라도, 적어도 내 기억보다는 정확하게 사실을 기록해 둔다는 점을 기억하자.

가방 부치기 전에 휴대전화 카메라로 앞뒤 한두장 정도만 찍어두자.  나중에 직원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기왕이면 내용물도 찍어두면 더욱 좋다.  (그런데 사진 찍고 나서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버리면 소용 없다. ㅋㅋ)






 수하물 사고 신고는 필히 서면으로


짐을 분실하게 되면, 수하물 사고보고서 (Property Irregularity Report) 라는 것을 작성하게 된다.  물론 여러분은 자신의 이름 등 간단한 인적사항만 기록하고 나머지는 직원이 기재하므로 복잡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시아나항공 수하물 사고보고서 일부

아시아나항공 수하물 사고보고서 일부


수하물 사고보고서는 짐을 분실했다는 증빙으로서, 마지막으로 수하물 보상에 대한 근거 서류로 사용되므로 필히 작성해야 한다.

"네, 네, 도착하지 않은 손님 짐은 저희가 찾아 드릴테니, 안심하시고 그냥 돌아가십시오."

수하물 사고보고서 작성하지 않은채 하는 이런 말은 신뢰성이 없다.  나중에 배상의 근거 자료가 되니 필히 서면으로 작성해야 한다.  만약 불가피하게 집(호텔)으로 돌아간 후에 가방 내용물이 분실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전화를 통해 연락하고, 팩스로라도 양식을 받아 작성 후 다시 보내 신고를 끝마치는 것이 좋다.

항공사에 따라서는 홈페이지에서 이런 수하물 사고보고서 양식을 다운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수하물 사고 신고는 마지막 탑승 항공사로..


인천을 출발해 파리를 거쳐 쥬리히(스위스)까지 여행했다고 가정하자.

직항 노선이 없으면 2개 이상의 항공사를 이용하게 된다.  당일 쥬리히에 도착해보니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  난감하다.  당장 호텔로 들어가 여정을 풀고 즐거운 관광을 시작해야 하는데, 부친 짐이 없으니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을 수도, 필요한 물건을 사용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때 언어 소통의 문제와 급한 나머지 최초 출발지인 인천의 최초 탑승 항공사에 직접 연락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짐이 여러 항공사로 연결되는 경우, 마지막 항공사에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초 탑승했던 항공사는 최초 출발지(인천)에서만 제대로 항공기에 탑재했다면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최초 항공사(ⓐ)로 연락하면, 그 항공사는 다시 다음 항공사(ⓑ)로 연락해야 하고, 회신을 받아 다시 고객에게 답변해야 하는 등 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 내지는 잘못된 안내가 발생하기 쉽다.

가능하면 마지막 탑승 항공사(ⓑ)에 신고하고, 그곳으로부터 안내를 받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수하물 지연보상금은 필히 요구해야..


인천공항을 출발, 파리에 도착했다.

근데 역시(?)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 ^^;;  난감하다.  속옷이며, 세면도구며 죄다 부친 가방 안에 있는데, 그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으니 이 난감한 노릇을 어찌해야 할까?

OPE는 현금으로 받아..

OPE는 현금으로 받아..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항공사들은 '수하물 지연보상금' 이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인고 하니, 연고지가 없는 지역 (예를 들면 여행지, 관광지 등) 에 도착했는데 짐이 도착하지 않은 경우, 세면도구나 간단한 속옷 등 임시 생활용품을 구매하라는 의미로 승객에게 지급하는 응급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항공사에 따라 미화 50달러에서 100유로까지 현장에서 현금으로 지급한다.  그러나 승객이 요구하지 않으면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승객이 현지가 연고지인지 아닌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고지가 없는 곳에 도착했는데, 짐이 오지 않았다면 이 '수하물 지연보상금'을 요구해야 한다.   영어로는 Out of Pocket Expenses (OPE, 현금 지불 경비) 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참고하면 좋다.

댓글 다신 분의 내용을 보고 생각난 것인데, 최근에는 항공사들이 짐 분실을 대비해서 '서바이벌 키트 (Survival Kit)' 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다.  서바이벌 키트에는 일상 생활하는데 필요한 세면도구, 면도기, 간단한 속옷, 양말 등이 들어 있으므로 하루 이틀 정도는 불편하지만 응급으로 지낼 수 있다.






 수하물 사고 발생했을 때, 신고 기한 지켜야..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갔다.  짐 정리를 위해 가방을 풀자, 내용물 중 일부가 파손되었음을 발견했다.  이미 집으로 돌아와 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마라.  설사 공항에 도착했을 때 수하물 사고 신고를 못했다고 하더라도 기한만 지키면 사후에라도 신고할 수 있다.

- 가방이나 가방 속 물건이 훼손되었다면 짐을 받은 지 7일 이내
- 가방이 지연이나 분실된 경우엔 21일 이내


기간 내에 신고를 하면  된다. 단, 서면(수하물 사고보고서)으로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혹시, 항공사와 배상 협상을 해도 해도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엔 결국 법정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에도 2년 이내라는 기한을 지켜야 한다.

위에 언급된 기한을 초과해 버리면, 운송한 짐(수하물)이 아무 문제없이 승객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사고 신고를 해야 한다면 위 기간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수하물 배상도 마지막 탑승 항공사가 한다.


배상은 마지막 항공사가..

배상은 마지막 항공사가..

불행히도 짐을 마지막까지 찾지 못하면, 항공사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승객에게 배상을 해야 하는데, 이때 배상하는 주체는 마지막 탑승, 수하물 사고보고서를 작성한 항공사(ⓑ)에서 하는 것이 기본이다.

마지막 도착지 항공사(ⓑ)가 짐(수하물)을 마지막까지 추적하고 관리한 항공사이기 때문에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제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분실 수하물 배상 시에도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관광지인 경우에는 얼마가 머물다가 다시 자신의 연고지로 돌아와야 하는데, 한국(연고지)의 해당 항공사 연락처를 필히 확보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수하물 사고보고서 등의 서류를 잘 보관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겠다.

그럼 최초 항공사(ⓐ)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배상은 마지막 항공사(ⓑ)가 하되, 배상 비용은 참여한 모든 항공사가 함께 부담하게 된다. 승객에게 배상한 비용은 승객이 탑승했던 항공사들끼리, 운항 거리 비율에 따라 정산하게 된다.  70 : 30, 50 : 50  이런 식으로 말이다. ^^






 수하물 배상 한도는 킬로그램당 20달러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번 언급한 것이지만, 분실한 수하물에 대해 만족할만한 배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국제 항공규정과 항공사 약관, 소비자 보호법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배상하고 있는 것이다.

배상 금액은 킬로그램당 20달러를 기준으로 한다.  즉 20kg 짜리 가방을 부쳤다면, 분실한 경우 최대 400달러까지만 배상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만약 몬트리올 협약이 적용되는 운송의 경우에는 1인당 최대 1,000 SDR (약 1,400 달러) 까지 배상 받을 수 있다.  유럽연합국가 및 그외 다수 국가 항공사들은 대개 이 몬트리올 협약에 적용되며, 한국도 이 조약을 따르도록 되어있으므로 탑승한 비행편에 따라서는 몬트리올 협약이 적용된다면 1인당 최대 1,000 SDR (약 1,400달러) 까지 배상받을 수도 있다.


가방 안에 있는 귀중품도 무게에 따라서만 배상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경우가 어딨나고 분을 터뜨리겠지만, 현재 법적 규정이 그렇다.  귀중품을 배상 받으려면 보험금액처럼 일정액의 금액을 미리 지불하는 종가신고라는 것을 하면 신고한 만큼의 가격을 배상 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종가신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종가 요금이란? >

규정에 종가요금을 승객 1인당 400달러 (가치) 이상 수하물의 초과하는 신고가격에 대해 미화 100달러당 0.5달러의 비율로 요금을 낸다고 가정할 때, (대한항공)

자신의 수하물 가치가 2,000 달러라고 판단해 신고하는 경우 400 달러 제외금액인 1,600 달러에 대해 8 달러의 종가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만약 해당 짐이 분실되면, 기존 최대 배상금액인 400 달러가 아닌 신고했던 가격, 즉 2,000 달러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혹시 모르니 현지에서 구입한 물품이라면 영수증은 잘 챙겨두는 게 좋다.  나중에 배상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현지에서 구매한 물품은, 영수증이 있는 경우 배상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챙겨,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짐(수하물)을 되찾았는데, 자물쇠가 망가져 있다?


천신만고 끝에 잃어버렸던 짐을 찾게 되었다.  근데 받고 보니, 가방을 잠궈둔 자물쇠가 망가져 있다.  가방 내부는 왠지 다른 사람의 손을 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  누군가 내 가방을 열어본 거 아냐?

맞다.  누군가 해당 짐을 열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열어본 주체는 대개 해당 국가 보안부서 (미국의 경우 TSA, 한국은 세관 등) 일 가능성이 크다.

수하물(짐) 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승객과 함께 비행기에 탑재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잃어버린 수하물을 국가에서 국가로 운송하는 경우에는 내용물의 검사가 필수적인데, 승객이 없는 (모든) 짐은 개봉 검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항공소식] 노트북 꺼내지 마세요 ! <美, TSA 인증 노트북용 가방 발표> (2008/09/16)

미국의 경우는 링크에서 보는 바와 같이, TSA가 강제로 개봉 검사를 하는데 TSA 미인증 자물쇠의 경우 망가지기 십상이다.

만약 분실한 자신의 짐이 자물쇠로 채워져있는 경우, 항공사에 분실신고 할 때, 열쇠를 직원에게 맡겨두는 것이 좋다.  짐이 돌아와 입국 통관하는데 열쇠가 필요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열쇠가 없으면 강제로 열어본다..)






 해외에서는 오후/야간 택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영국에서 출발해 인천 도착했는데,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  신고하니 어찌어찌해서 저녁 늦게 인천공항으로 받아볼 수 있단다.  승객이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므로 집으로 돌아가, 저녁 늦게 택배를 통해 되돌려 받는다.

이런 상황은 한국이니까 가능하다.

한국이어서 저녁 늦게라도 택배가 가능하다. 게다가 한국에는 퀵서비스라는 것도 있다.

외국?  택배가 있긴 하지만 당일 배송은 거의 불가능하다.  퀵서비스라는 것이 있는 나라도 흔치 않다.

짐을 분실했는데, 현재 거주하는 장소가 외국이라면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른다.  한국과는 달리, 급행 서비스 (퀵서비스) 배달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항공사 직원이 자가용 몰고 가 승객에게 전달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므로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여행 중에  짐을 잃어버리는 것만큼 당황스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작지만 몇가지만 기억하면 조금은 침착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는 짐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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