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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슬롯(Slot) 경매, 법원 보류 명령

마래바 2008.12.12 16:45

항공기는 언제 운항하는 게 좋을까?  아침, 저녁, 대낮에?

물론 기상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운항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승객이 가장 많이 이용할 만한 시간대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승객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벽 6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보다 8시, 혹은 9시에 출발하는 비행편을 이용하고 싶어할 것이다.  새벽 6시 비행기를 타려면 집에서 거의 4시 이전에 출발해야 하니 보통 고역이 아닐 것이다.

아침 6시나 7시쯤 아침 식사를 천천히 하고 집에서 출발해, 9시나 10시경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훨씬 편하고 용이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유럽여행을 다녀올 때도 인천공항에서 에어프랑스를 이용해 파리로 출발했다.  사실 같은 날 대한항공 항공편도 있었으나, 이미 예약이 빡빡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에어프랑스를 이용했던 것이다.

왜 대한항공편 손님은 많고 에어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적었을까?  분명 한국 출발이라면 대한항공보다 에어프랑스 항공요금이 저렴했을텐데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승객이 많았을까?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항공상식] 항공권 가격은 왜 차이가 날까? (싸게 구입하는 방법)

위 링크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항공권 요금이 더 비싼 대한항공에 손님이 많았던 이유 중의 하나로 비행기의 운항 시간대 차이도 큰 몫을 차지한다.   아침 10시 출발보다는 오후 1시경 비행기가 승객들에게는 훨씬 편했던 것이다.


 슬롯(Slot)은 개별 항공편 운항권리 시간대


아무리 큰 공항이라고 하더라도, 항공기 수십대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는 없다.  또한 공항 터미널 시설도 한계가 있어 수십, 수백대를 동시에 들고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항공기 수를 제한한다.  수용 범위를 넘어서면 각 항공기를 시차를 두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슬롯은 경쟁력이 달린 운항 권리

슬롯은 경쟁력이 달린 운항 권리

그렇지만 위에도 언급했듯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간대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항공사도 모두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에 운항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원하는 시간대에 항공기를 운항시키기가 쉽지 않다.  다름 아닌 슬롯(Slot) 때문이다.

슬롯? Slot?

항공부문에서 슬롯(Slot) 이란 특정 항공편이 운항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시간대를 말한다.   비행편이 얼마 안되는 공항에서는 슬롯(Slot)의 의미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큰 규모의 공항을 운항하는 항공편은 각각 허가 시간대 (Slot)을 확보하고 있다.

즉, 슬롯이란 각 항공편의 특정 시간대에 대한 운항허가 권리인 셈이다.

그래서 현재 슬롯(Slot)은 각 항공사의 권리, 재산처럼 여겨지고 있다.  공항 수용 능력이 커지지 않는 한, 해당 시간대에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항공교통의 경쟁력 중의 하나는 운항 스케줄이라고 할 수 있다.  새벽, 밤 늦은 시간대에 운항하는 항공편 보다, 같은 목적지라면 오전, 오후 시간대가 좋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경쟁적으로 좋은 시간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지만 한번 정해진 슬롯(Slot)은 해당 항공사가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한 기득권이 유지된다.  이런 이유로 슬롯이 항공사의 재산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슬롯(Slot) 경매, 법원 판결로 보류


얼마 전, 지금까지의 이런 관행을 없애고자 뉴욕 공항 및 관계 당국은 이 슬롯을 경매에 붙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좋은 시간대에 운항하려면 Slot을 사라는 얘기다.

이는 지난 몇년 간 뉴욕 공항과 주변 공역의 항공 교통편 집중으로 인해, 항공편이 상습적으로 지연되는 등 교통 정체 현상을 보여왔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공항의 항공편 정시 운항률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개선을 위한 검토가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슬롯을 경매로 배분?

슬롯을 경매로 배분?

결국 과도한 항공 교통량을 줄여 원활함을 유지하기 위해, FAA를 비롯한 공항 관계 당국은 현재 항공사가 가지고 있던 슬롯(Slot) 이라는 권리를 몽땅 회수해 공항 당국이 재 배분하겠다는 의도로 슬롯 경매(Slot Auction)를 도입하려 했다.

이런 시도에 당연히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재산권(?)을 지키려는 대다수 항공사들은 즉각 반발했고, 결국 재판부는 양쪽의 원만한 해결점을 맞을 때까지 슬롯 경매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내년 1월 12일에 열리려던 뉴욕 지역 슬롯 경매는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이처럼 슬롯(Slot)은 항공사에 있어서 스케줄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양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새로운 항공편이 운항하기 위해서는 확인해야 할 여러가지가 있지만, 출발/도착 공항의 슬롯(Slot)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슬롯이 확보되면 해당 국가의 운항허가(Landing Permission)를 받아야 하며 이후 영공통과허가 (Overflying Permission) 등의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항공기는 운항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전해 들은 것이지만, 인천공항의 경우도 이 슬롯(Slot)을 임의대로 운영하겠다고 해, 항공사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슬롯(Slot) 권리와 관련해 앞으로 경매가 계속 진행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관계 당국(FAA, 공항 당국 등)이 법원 판결에 반발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다시 시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경매라는 절차를 통해 슬롯(Slot) 권리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비용이나 권리금 등이 발생한다면 결국 항공요금 인상 등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정리)  슬롯(Slot)이란?

슬롯(Slot)이란 특정 항공편에 부여된 허가된 운항시간대이며, 항공사가 포기하지 않는 한 그 기득권(우선권)이 유지되는 일종의 항공편 운항 권리인 셈이다.


이 글은 항공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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