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항공 기내식, 패스트푸드인가? 켄터키 치킨 기내식으로 본문
패스트푸드를 정크(쓰레기) 음식이라고 하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 '슈퍼사이즈미(Super Size Me)'라는 영화가 나오자 막연히 '건강에는 별로겠지?' 라고만 생각했던 패스트푸드의 해악에 대해 적나라하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경종을 울렸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패스트푸드는 인기다.
사람들이 몰리는 주요 상권에서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한 두개 쯤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공산권 국가에서도 그들이 그 동안 그토록 비판해 왔던 자본주의의 첨병이자 패스트푸드 대명사인 맥도널드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왜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간단히 한끼 때울 수 있는 게 패스트푸드이고, 과거 일련의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라는 비난으로 홍역을 겪으면서 나름대로는 덜(?) 해로운 방식으로 개선해 왔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가 될 듯 싶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는 무얼까?
맥도널드? 버거킹, 파파이스?
다양한 종류의 패스트 푸드
물론 이들이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이긴 하지만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부문이 있다면 바로 항공기 기내식이다.
아니? 뭐라고? 기내식이 패스트푸드라니.. 이런 모욕이 있나?
라고 생각 하겠지만...
패스트푸드가 뭔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음식을 데우거나 튀기는 방식으로 빠르게(Fast) 만들어져 나오는 음식(Food)이 패스트 푸드라고 한다면 항공기 기내식도 철저히 패스트푸드의 한 종류다.
상상해 보라!
300명 탑승한 항공기 안에서 채 20명 도 안되는 승무원들이 무슨 수로 그 많은 음식을 만들 수 있겠는가?
단언코 불가능하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음식 데워서 승객에게 제공될 뿐이다.
물론 일반 패스트푸드 체인점 방식으로 음식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철저하게 검증된 시설과 환경에서 신선하고 건강에 이로운 재료와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고, 보관하기 때문에 일반 패스트푸드와는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음식을 데우는 수준이기에 일반 식당에서 이제 막 만들어져 나오는 음식과 비교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어떻게 하면 지상에서 먹는 맛과 같은 수준의 기내식을 만들어낼까 고민하고 있다.
항공기 기내식이 기왕 패스트푸드라는 오명(?)을 감내하고자 했는지, 항공기 기내식으로 진짜 패스트푸드를 탑재해 서비스하는 항공사가 등장했다.
일본항공(Japan Airlines)이다.
한 때 세계 최대 항공사 타이틀을 갖기도 했으나, 현재 몇년 전 파산 선언 이후 재기하는 과정에 있는 일본항공이 다음 달 1일(2012년 12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 중 유명한 브랜드인 KFC 를 기내식으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Link] JAL and KFC Serve [AIR KENTUCKY FRIED CHICKEN] Onboard Select Flights to US and Europe
일본항공이 제공하는 KFC 기내식
일본항공은 도쿄(나리타) 출발 뉴욕, 보스톤, 시카고, LA, 샌디에고,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노선 항공편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와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게 그림과 같은 패스트푸드(치킨)를 세컨드 밀(Second Meal : 장거리 비행에서 첫번째 정식 기내식 이후 제공되는 비교적 간단한 두번 째 식사)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름하여 에어 켄터키(AIR KENTUCKY)다. Second Meal 이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하고 적은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항공과 KFC 는 전략적으로 기내식 용으로 제작된 음식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기간은 내년(2013년) 2월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제공된다.
일본항공 항공기 안에서는 이제 스시 말고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패스트푸드가 기내식으로 실렸던 적이 있다. 진정한 의미의 패스트푸드는 아니지만 일반 도시락 업체에서 제작한 도시락이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에 기내식으로 실리기도 했다.
[항공소식] 기내식과 도시락 (2011/04/21)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저비용항공사라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는데, 이번 일본항공의 KFC 기내식 탑재는 다소 의외면서 놀랍기까지 하다. 파산이라는 시련으로부터 재생과정을 거치면서 그 동안 고루했던 생각, 발상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