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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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남자, 금성 여자

마래바 2006. 7. 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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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John Gray Ph. D)의 유명 베스트 셀러 제목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하는.. 하지만 덕분에 나 아닌 이성에 대해 내면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건 사실이다.

결혼해서 아이 둘의 부모가 된 나는 아직도 가끔 아내와 다툰다.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지나고 나서 - 거의 내가 양보(?)하는 편이지만 - 보면 왜 그렇게 했나 하고 서로 얼굴 보며 웃곤 한다. 결국 원인이 별거 아니었단 얘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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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 별거 아닌 원인이 남녀라는 생물학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내의 생일이 되어 '사랑한다'는 말 안하고 의례적(?)인 생일 축하로 그냥 지나갈 때 적지않게 아쉬움을 느낀다고 한다. 큰 선물이나 대단한 것 보다는 그저 일상에서 흔히 줄 수 있는 작은 관심을 더 원한다고 한다.

물론 남자도 마찬가지겠으나 여자의 경우는 남자의 경우보다 작은 관심과 배려에 대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것 같다.

우리 부부가 얼마 전에 비로소 우리만의 집을 갖게 되었다. (물론 집은 몇년 전에 구입했으나 사정 상 전세를 주고 있다가 이제 막 입주하려는 단계다.) 비록 큰 평수는 아니지만 우리들만의 공간을 갖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있고 행복한 사건이다.

그래서 이래저래 부푼 마음으로 가구를 준비하고 살림을 갖추는 과정에서 아내와 약간의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TV 구입 문제..

집안 꾸밈이나 장식 등의 거의 모든 것을 아내의 의향대로 했다. 남자인 나 보다는 아내의 안목이 더 낫다는 판단하에 거의 아내에게 일임한 것. 그렇지만 내게도 관심사는 있어, 이번에 새로 구입해야 하는 TV는 내 뜻대로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가능한 대형 TV를 원하였으나 아내는 거실이 작고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좀 작은 것으로 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처음에는 강하게 내 주장을 고집하였으나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 보니 아내의 의견이 그리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좀더 강하게 마지막까지 우기면 내가 원하는 대로 대형으로 할 수도 있을 것 같으나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싶지 않아 아내의 의견과 내 의견을 적당히 잘 조율해서 결정했다.

TV 건을 매듭짓고 생각해보니 굳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고만은 할 수 없겠으나 사람마다 서로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마치 피라미드를 각 방향에서 바라보며 '피라미드는 삼각형이다, 아니다 사각형인데 가운데 X자 모양으로 되어 있다' 라는 등의 의견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보면 이 세상에 정답은 없을 것 같다는 것, 다만 적당한 양보와 중용 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그것이 사물의 현상이 아닌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에선 더욱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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