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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일본 디즈니랜드에서의 일을 알고 있다

마래바 2006. 12.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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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2005년) 봄, 일본에 있을 때 아내와 애들은 학교 때문에 곧 한국으로 귀국해야 했기 때문에 마지막 여행 겸 해서 애들을 데리고 동경에 있는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다.


워낙에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제법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편이라서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1박 2일 일정으로 계획을 잡았다.

일본에서는 국내외 여행을 가리지 않고 여행사를 통해 여행 스케줄과 숙박을 패키지 형태로 잡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특히나 일본 내의 여행은 그 물가와 살인적인 교통비 부담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교통편을 준비하고 숙박지를 정하고 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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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도 나름 게으른 측면이 있어서 미리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일주일을 남기고 여행사 문을 두드리니 이미 패키지 상품은 다 마감되었다고 한다. (나에 대해 일순간 실망하는 순간이었다. ㅠ.ㅠ)

할 수 없지..!!

내가 알아서 일정 만드는 수 밖에 !!

그래도 이곳 저곳을 통해 디즈니랜드 근처에 호텔을 정하고 하네다 공항에서 디즈니랜드까지 교통편도 함께 좀 아쉬운 패키지로 잡을 수 있었다. 꽤나 손 품, 발 품을 많이 판 덕분에. ^^ (다음에는 미리 미리 준비해야지 ..)

일정 정하고 숙박 정했으니 이제는 준비물..

옷가지며, 막내가 어리니 유모차, 그리고 중요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선 카메라.. ^^

후쿠오카(Fukuoka) 공항에 새벽 일찌감치 나가 대기 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국내선 항공권을 거의 값없이 구해서 항공기 좌석이 비는 경우에만 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뭐 우리 가족이야 대기 경험이 많으니 기다리는 게 별 문제는 없다.

다행이도 아침 이른 비행편이라 그런 지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 물론 해당 항공편 마지막 마감 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른 예약된 손님들이 다 나오는 경우에는 빈 좌석 여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항공기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우리 가족은 서둘러 탑승구로 이동해 항공기에 탑승했다. 타고 보니 기내에 빈 좌석이 제법 있다. 아마도 아침 이른 비행기라 예약 펑크를 낸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여행은 늘 즐겁다.

그러나 어린 아가가 있는 경우엔 그 여행의 즐거움에 다소간의 긴장과 주의가 필요하다.

막내 태원이는 항공기에 탑승하자 말자 잠에서 깨어 계속 칭얼댄다. 한시도 지 엄마 품에서 조용히 있질 않는다. 일어서서 뒤 좌석 손님들에게 관심을 보이질 않나, 소리를 지르질 않나.  ㅋㅋㅋ

무사히 동경, 하네다(Haneda) 공항에 내려 디즈니랜드 행 전용 버스를 타고 일단 호텔로 이동했다.

Check-in을 하고, 짐을 풀고 빨리 가자는 큰애 다원이의 재촉에 떠 밀려 호텔을 나섰다.

동경 디즈니랜드는 두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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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이들 중심으로 되어있는 디즈니랜드(Disney Land)와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이 주로 즐길 수 있는 디즈니씨 (Disney Sea)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군데를 다 돌아보려면 적어도 3일은 일정으로 할당해야 할 것 같으나 내게는 그럴만한 여유(시간적, 금전적 둘다 ㅋㅋ)가 없어 아이들 중심으로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정문 앞에서 입장표를 끊으려고 하니 여행사 직원으로 보이는 어느 한국인 여자 분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왜지?

알고보니 당신들 일행용으로 입장권을 구입했었는 데 인원에 차질이 있어 어린이용 입장권이 하나 남았더라는 것.
그런데 단체 입장권이다 보니 환불이 불가능해 한국인으로 보이는 우리들에게 다가와 공짜로 사용하라고 한다.

이게 웬떡이냐 ^^

어쨌든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표를 받아들고는 나, 아내 성인표 둘만 끊었다.
디즈니랜드 안으로 입장해 보니 일단 사람 수에 기가 눌린다. 웬 사람이 그리도 많은 지.. 쩝.

결론을 말하면 디즈니랜드 2일 즐기는 동안 사람 구경 실컷했다.

가는 곳마다 줄이요, 대기다. 심지어는 팝콘을 하나 사려고해도 기본으로 줄을 10분이상 서야 한다. (~으 지겨워..)

사람들이 많고 어디가든 1-2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는 사전 정보가 있어서 가장 괜찮고 인기있다고 생각되는 놀이나 관람물 용 사전 대기표를 뽑기 위해 그곳으로 우선 달려갔다. 아이가 있으니 푸우 박물관이 인기가 있다고 해서 가서 사전 대기표를 뽑아 드니 입장 가능한 시간은 밤 9시 경.. 끄악.. 그 사전 대기표를 뽑은 시간이 점심시간 무렵이었으니 자그마치 몇시간 후에 가능하다는 건지..

뭐 어쨌든 입장권을 뽑았으니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만 구경하면 되겠다 싶어 다른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디즈니랜드 내부 Map을 보고, 조금 둘러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다. 우리나라 에버랜드 정도나 될려나?
그 규모 보다는 이 이름이 가지고 있는 Name value가 더 사람들을 끌어 모으지 않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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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기다리고) 구경을 하고, (또 기다려서) 사 먹고, (진짜 오래 기다려서) 사진 찍고..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재밌고 즐겁다. 이런 게 행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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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첫날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사단(?)이 났다.

출구로 대량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아내와 아이들은 먼저 나가고, 나는 유모차와 함께 조금 나중에 나가게 된 것.

그런데 아내는 내가 뒤 따라 가는 줄 알고 그냥 군중 속에 묻혀 계속 앞으로 나갔으나 출구를 벗어나 여러갈래 길로 갈려 결국 헤어지게 된것..

어떠나 ! $^&#^$*&*$

그래서 내가 찾으러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길이 엇갈릴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없다는 걸 알면 다시 정문 쪽으로 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기다리는 데 한참을 기다려도 돌아오질 않고 보이질 않는 것이다.

애타는 마음에 이름도 불러보고, ...

결국 애들 엄마가 다른 일본사람 핸드폰 빌려 내게 전화를 해서 만나게 되었으나, 내가 안타까운 마음에 화를 내는 바람에 조금 다투게 됐다. 그래도 기왕에 온 거니 계속 다투기는 뭐하고 호텔로 돌아가 화해를 하긴 했지만..
(그러고 보면 나도 성격이 어지간이 급한 편이다.. 이것도 고쳐야 할 것 중에 하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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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역시 뜨거운 햇살을 몸에 가득 담으며 종일 (기다리고) 구경하고, (기다리고) 먹고, (또 기다리며) 타고 다녔다. ㅋㅋ

참 !  일본 사람들은 퍼레이드를 너무 좋아한다.

내가 일본에 처음 갔던 해(2003년) 후쿠오카를 기반으로 한 프로야구팀인 다이에 호크스(현재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양리그 통합 우승을 했다. 그때 우승 기념으로 시내 거리 행진(퍼레이드)을 하는 데, 어린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젊은이, 아주머니, 아저씨,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길거리에 나와 도시락 까 먹으로 신문 깔고 자리 잡아 기다리는 모습은 약간 충격적이었다.

일본 국민 전체가 그렇게도 야구(스포츠)를 좋아하는 건지.
(일본 중의원 선거 기간 동안 투표와 정치에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왜 일본사람들이 관심있는 건 스포츠 뿐인가? 자신들의 미래인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하자" 는 식의 선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지 ^^)

그렇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야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히 퍼레이드는 축제라고 할 만큼 일본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디즈니랜드 내에서도 하루 몇 차례(2번 인가?) 가장 퍼레이드가 있는데 행사 시작하기 한 2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퍼레이드 좀 볼까 했는데, 그 (일본) 사람들의 억척에 질려 그냥 포기했다. 그 퍼레이드 말고도 볼 거, 할 것이 너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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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하고도 6개월이나 지났지만 큰 애는 가끔 그 때 그 구경거리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아마도 기억에 많이 남았었나 보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더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 줘야 할 텐데,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는 영 시간이 여의치 않다. 아니, 내가 게으른 이유가 더 큰 거겠지.

내년 1월에는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다녀 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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