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항공기 조종사도 초보시절 이착륙 힘들어.. 본문
반응형
운전면허를 따고 나서 처음 자동차를 몰고 거리로 나섰을 때의 그 극도의 긴장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운전면허 연수시절에야 주변에 운전 강습요원도 있고, 주위 차량도 없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도로로 나왔을 때 주변으로부터 도움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까, 늘 마음졸이며 자동차를 몰고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환경은 날씨다.
항공기가 공중을 비행할 때에는 태풍이나 뇌우 등 극히 몇가지 상황을 제외하고는 크게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공항 활주로에 뜨고 내릴 때에는 주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날씨 조건이 아주 다양하다.
그 중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환경은 바람(風, Wind), 시정(視程, visibility) 등이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데 뒷바람이 강하게 불면 제 성능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활주 거리가 길어질 뿐 아니라, 자칫 하드 랜딩(Hard Landing, 항공기 바퀴가 활주로에 심한 충격을 받을만큼 급격하게 떨어지며 착륙하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정(視程, visibility)이다.
간단히 말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이착륙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나쁜 시정에도 불구하고 공항의 첨단 유도시설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첨단 유도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지, 활주로 길이 등 공항 규모가 어떤지에 따라 공항 등급이 정해진다. 흔히 카테고리 원, 투, 쓰리 (CAT I, II, III) 등으로 등급을 표시하는데, 김포나 인천공항처럼 규모가 큰 공항은 대개 공항 제반시설이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카테고리 쓰리 (CAT III) 에 해당한다. 이런 공항에는 어지간히 시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첨단 유도시설이 훌륭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다.
이렇게 공항에 등급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항공기나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에게도 자격 등급(카테고리)이 나뉘어져 있다. 공항, 항공기, 조종사, 이 3가지 부분의 카테고리가 적용되는 기준은 안전이 가장 큰 전제 조건이다. 즉 공항이나 항공기 등급이 CAT III (쓰리) 일지라도 조종사 등급이 CAT II (투) 라고 한다면 CAT II 기상 기준에서만 이착륙할 수 있도록 제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정(볼수 있는 거리)이 1000 미터라고 가정할 때, CAT III 자격 등급의 조종사는 착륙할 수 있는 반면 CAT II 조종사는 착륙할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며칠 전 새벽, 인천 공항 도착 예정이던 B777 항공기가 인천 공항의 시정이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김포 공항으로 회항해 내렸다.
인천 공항이나, B777 항공기 모두 등급 상 CAT III 에 해당하지만, 문제는 결정적으로 조종사의 자격 등급이 CAT II 에 불과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인천 공항의 기상 상태가 CAT III 등급에서만 착륙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지라 해당 조종사 등급이 CAT II 였으므로 하는 수 없이 인천 공항을 포기하고 김포 공항으로 내렸던 것이다.
(당시 김포공항 기상상태는 양호했으므로 착륙 가능)
해당 항공기 조종사 자격 등급이 왜 CAT II 였을까?
우리나라 항공법에서는 현재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종의 총 비행시간이 300 시간 미만인 경우, 설사 CAT III 자격 등급에 해당하는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하위 자격 등급인 CAT II 으로만 인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해당 비행편 조종사는 CAT III 교육과 훈련은 이수했지만, 요구하는 기준 시간인 해당 기종 총 비행시간이 채 300 시간이 안됐기 때문에 인천공항에는 착륙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때 또 생기는 궁금증..
그럼 항공사에서는 기상 상태가 나쁜 공항에는 자격 등급이 좋은 조종사를 태우면 될 것 아닌가?
맞다. ^^;; 실제 항공사에서도 그렇게 기상 상태를 봐 가며 조종사를 어느 비행편에 태울 지 결정한다. 그렇지만 기상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정확히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자격 등급을 항상 최고 상태 승무원으로 배정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조종사에게든지 초보(비행시간이 적은) 기간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일정 비행시간이 갖추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맡은 비행기종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익숙해지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마치 자동차를 몰 때도 초보운전자 시절이 있듯이 비행기 조종에도 초보조종사 시절은 거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렇게 300 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을 거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약간이라도 위험하다 싶은 상황에서는 절대 이착륙 할 수 없도록 (보다 안전한 김포 공항 등으로 회항시킴으로) 그 위험 가능성을 최소화시키고 있으므로 '혹시 내가 탄 비행기 조종사 초보 아냐?' 같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할 수 있다.
아기 독수리가 둥지에서 강제로 밀려날 때, 떨어지지 않기 위해 퍼덕이는 수 많은 날개짓을 통해 한마리의 어른 독수리로 자라나듯, 초보 조종사는 철저한 규정과 지침 안에서의 조종 훈련과 실전 경험을 통해 베테랑 조종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오늘도 안전하게.... 날자 !!!!! ^^
운전면허 연수시절에야 주변에 운전 강습요원도 있고, 주위 차량도 없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도로로 나왔을 때 주변으로부터 도움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까, 늘 마음졸이며 자동차를 몰고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환경은 날씨다.
항공기가 공중을 비행할 때에는 태풍이나 뇌우 등 극히 몇가지 상황을 제외하고는 크게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공항 활주로에 뜨고 내릴 때에는 주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날씨 조건이 아주 다양하다.
초보운전 과 황당한 문구 (이미지 출처 불명)
공항, 항공기, 조종사 각각 자격 등급 있어
그 중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환경은 바람(風, Wind), 시정(視程, visibility) 등이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데 뒷바람이 강하게 불면 제 성능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활주 거리가 길어질 뿐 아니라, 자칫 하드 랜딩(Hard Landing, 항공기 바퀴가 활주로에 심한 충격을 받을만큼 급격하게 떨어지며 착륙하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정(視程, visibility)이다.
간단히 말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이착륙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나쁜 시정에도 불구하고 공항의 첨단 유도시설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첨단 유도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지, 활주로 길이 등 공항 규모가 어떤지에 따라 공항 등급이 정해진다. 흔히 카테고리 원, 투, 쓰리 (CAT I, II, III) 등으로 등급을 표시하는데, 김포나 인천공항처럼 규모가 큰 공항은 대개 공항 제반시설이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카테고리 쓰리 (CAT III) 에 해당한다. 이런 공항에는 어지간히 시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첨단 유도시설이 훌륭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다.
이렇게 공항에 등급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항공기나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에게도 자격 등급(카테고리)이 나뉘어져 있다. 공항, 항공기, 조종사, 이 3가지 부분의 카테고리가 적용되는 기준은 안전이 가장 큰 전제 조건이다. 즉 공항이나 항공기 등급이 CAT III (쓰리) 일지라도 조종사 등급이 CAT II (투) 라고 한다면 CAT II 기상 기준에서만 이착륙할 수 있도록 제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시정(볼수 있는 거리)이 1000 미터라고 가정할 때, CAT III 자격 등급의 조종사는 착륙할 수 있는 반면 CAT II 조종사는 착륙할 수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조종사 자격등급 때문에 착륙 못해
며칠 전 새벽, 인천 공항 도착 예정이던 B777 항공기가 인천 공항의 시정이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김포 공항으로 회항해 내렸다.
인천 공항이나, B777 항공기 모두 등급 상 CAT III 에 해당하지만, 문제는 결정적으로 조종사의 자격 등급이 CAT II 에 불과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인천 공항의 기상 상태가 CAT III 등급에서만 착륙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지라 해당 조종사 등급이 CAT II 였으므로 하는 수 없이 인천 공항을 포기하고 김포 공항으로 내렸던 것이다.
(당시 김포공항 기상상태는 양호했으므로 착륙 가능)
해당 항공기 조종사 자격 등급이 왜 CAT II 였을까?
우리나라 항공법에서는 현재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종의 총 비행시간이 300 시간 미만인 경우, 설사 CAT III 자격 등급에 해당하는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하위 자격 등급인 CAT II 으로만 인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해당 비행편 조종사는 CAT III 교육과 훈련은 이수했지만, 요구하는 기준 시간인 해당 기종 총 비행시간이 채 300 시간이 안됐기 때문에 인천공항에는 착륙할 수 없었던 것이다.
조종사도 초보라면..
이때 또 생기는 궁금증..
그럼 항공사에서는 기상 상태가 나쁜 공항에는 자격 등급이 좋은 조종사를 태우면 될 것 아닌가?
맞다. ^^;; 실제 항공사에서도 그렇게 기상 상태를 봐 가며 조종사를 어느 비행편에 태울 지 결정한다. 그렇지만 기상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정확히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자격 등급을 항상 최고 상태 승무원으로 배정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조종사에게든지 초보(비행시간이 적은) 기간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일정 비행시간이 갖추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맡은 비행기종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익숙해지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마치 자동차를 몰 때도 초보운전자 시절이 있듯이 비행기 조종에도 초보조종사 시절은 거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렇게 300 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을 거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약간이라도 위험하다 싶은 상황에서는 절대 이착륙 할 수 없도록 (보다 안전한 김포 공항 등으로 회항시킴으로) 그 위험 가능성을 최소화시키고 있으므로 '혹시 내가 탄 비행기 조종사 초보 아냐?' 같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할 수 있다.
아기 독수리가 둥지에서 강제로 밀려날 때, 떨어지지 않기 위해 퍼덕이는 수 많은 날개짓을 통해 한마리의 어른 독수리로 자라나듯, 초보 조종사는 철저한 규정과 지침 안에서의 조종 훈련과 실전 경험을 통해 베테랑 조종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혹독할 수록 강인한 독수리로 거듭나..
오늘도 안전하게.... 날자 !!!!! ^^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