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연말인데도 썰렁한 쇼핑센터. 불경기가 피부에 와 닿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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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데도 썰렁한 쇼핑센터. 불경기가 피부에 와 닿네..

마래바 2008. 12.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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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이마트 가자~~ 응?"

작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말문이 간신히 트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심심치 않게 꺼내곤 했다.  아마도 아기 때 쇼핑센터에 가면 놀이터나 놀이방에서 지냈던 기억이 재미있었기에 그러는 것 같다.

우연찮게 생긴 상품권도 있고 해서, 생활용품이나 살까 하고 어제 쇼핑센터에 다녀왔다.  최근 한달 정도 발걸음이 뜸했던 터라, 생활 필수품 이곳 저곳에서 펑크나 나고 있었으니 갈 때도 되긴 했었다.

당근, 우리 막내 녀석 좋다고 서둘러 옷을 입고 나섰다.  오늘은 장난감 코너는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지..  장난감 코너는 완전히 블랙홀이다.  이곳을 지날라치면 큰 아이, 작은 아이 할 것 없이 눈이 번뜩인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사냥꾼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쇼핑을 즐기는 편이다.  보통의 남자들은 아내와 쇼핑하기를 즐겨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돌아다니며 눈으로 즐기는 쇼핑도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물건 골라 사는 맛도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아내도 내심 고마워하고(?), 좋아하는 편이긴 하다. ^^

모처럼 상품권이 생기기도 했겠다, 잘됐다 싶어 차를 몰고 나서긴 했지만, 내심 걱정이 앞섰다. 연말이 됐으니 얼마나 사람이 많을꼬..  애들 데리고 쇼핑 카트 밀어가며 다니기가 쉽지 않겠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김포공항 쇼핑센터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왠걸 ! 한가하다는 느낌이.....  보통 저녁 시간대에 들어서면 주차공간 잡느라고 이리 저리 헤메기 일쑤였는데, 쇼핑센터 입구에 손쉽게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러려나보다 했다.  쇼핑센터 내에 손님이 적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니 캐롤 송도 좀 들리고, 북적북적 하겠지?'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는 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 트리

쇼핑 몰 내의 분위기는 크리스마스에 걸맞게 트리도 있고, 간간히 캐롤송도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정작 쇼핑을 즐기는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아니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정말 손님이 적었다.

평상 시에는 쇼핑 카트를 끌고 인파 속을 헤쳐가며 다니기 일쑤였지만 어제는 손님 수보다 판매원의 수가 더 많아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김포공항 (이마트) 쇼핑몰의 경우에는 1층은 식료품 등 생활용품이 주를 이루고 2층엔 의류, 장난감, 도서, 전자제품 등 일반 상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는데, 2층엔 그야말로 '파리 날린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손님의 수가 적었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릴만한 아이들 장난감 코너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수년간 이 쇼핑 몰을 이용해왔지만 어제 같이 손님이 적었던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1층 식료품, 생활용품 매장에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지만, 그나마 그것도 평상 시의 절반 정도 사람들이 있었다고 할까, 한산하기는 매 한가지였던 것이다.

한가한 계산대

한가한 계산대

보통 때는 쇼핑을 마치고 계산대에서 길게 줄서는 것이 짜증나기도 했었지만, 어제는 이 계산대에 줄서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손님의 수가 적었다(위 사진은 계산을 마치고 난 다음의 풍경이지만, 계산 이전 풍경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한산하기는 매 한가지인 일반 쇼핑 매장

한산하기는 매 한가지인 일반 쇼핑 매장


으~~~ 한가하다못해 썰렁하기까지..

으~~~ 한가하다못해 썰렁하기까지..


그러고 보니, 쇼핑 전에 식사를 했는데, 그 식당이 원래 사람 많기로 유명하고 자리는 몇개  안되는 곳이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갔더니, 자리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냥 운 좋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쇼핑을 마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다들 조금씩 어려워져 외식도 줄이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으로부터 출발한 금융위기가 한국에도 상륙해, 한국의 금융 위기가 이제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끼쳐, 일반 서민생활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불안감마저 들기도 한다.

비록 경제에 대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현재의 경제적 불안은 결국 미래의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그 대비를 위해 서민들은 주머니를 닫고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주식 시장은 날마다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환율은 IMF 때 수준을 무색할만큼 따라가고, 은행 금리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서민들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나마 빚이라도 적으면 버티겠지만, 은행에서 돈 빌려 주택이라도 구입한 사람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만 간다.

한국은행은 내년 2009년 경제 성장률을 2%로 전망했다.  아마도 IMF 이후 최저 성장률 아닐까?

그러나 정작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지금 당장의 어려움이 아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나마 2010년부터는 성장률 4%를 회복한다 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 수치마저도 마음의 위로차 전하는 희망가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불신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어려운 시기에는 참고 아끼며, 견디는 수 밖에 방법이 없지 싶다.  빚이라도 적어 이런 위기상황을 그나마 견딜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이젠 간혹 가족과 즐기는 외식마저 줄여야 할 판이다.  ㅠ.ㅜ  내년에는 작은 애를 병설 유치원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당장 비용이 일반 유치원에 비해 1/3 수준으로 줄어드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아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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