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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터지면 비행기는 혼비백산 꽁무니..

마래바 2009. 4. 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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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십여년 전 경험이지만, 이탈리아를을 여행했을 때 인상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화산재에 덮혀 멸망해 버린 폼페이 유적이었다.

그 절망적인 공포 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던 장면은 아직까지 눈에 선할 정도다.

인간에게 내리는 가혹한 자연의 보복이라 여기거나 신의 노여움 때문에 당하는 것이라 여겼던 사람들에게 화산이라는 것은 경외와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다고 하겠다.

1990년 화산 폭발 당시 모습

1990년 화산 폭발 당시 모습

이런 화산 활동은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간간히 발생하고 있다.  물론 과학 기술의 발달로 옛날 폼페이 사람들처럼 넋놓고 당할 정도는 아니어서 미리 그 움직임을 예측해 대비책을 내 놓기도 한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미국 앵커리지 지역의 리다우트(Redoubt) 화산이 여러차례 폭발하면서 화산활동을 시작했다.

이 화산은 지난 1990년에 대규모 폭발이 있은 이래 그다지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일주일 기간동안 화산재를 내뿜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 움직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앵커리지 공항을 드나드는 거의 모든 비행편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다른 공항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왜?   화산 폭발하면 그 불기둥이 항공기를 덮치기라도 하는 걸까?

물론 화산을 근접해서 바로 위로 날아다니는 작은 (경)비행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반 민간 항공기들은 대형이기 때문에 높은 고도에서 비행한다.

그런데도 비행기는 화산 활동 인근 지역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다름아닌 화산재 때문이다.


(이미지 : 플리커)

화산 활동은 필연적으로 화산재를 뿜어내곤 하는데 이 화산재는 비행기, 특히 제트엔진 (터보팬) 을 단 항공기에게는 치명적이다.

기본적으로 제트 (터보팬) 엔진은 외부의 깨끗한 공기를 흡입, 압축시켜 폭발시킴으로써 추력(힘)을 얻게 되는데 화산재라는 이물질이 엔진 안으로 흡입되면 십중팔구는 엔진을 망가뜨려 고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항공기는 화산 활동 인근 공항으로 출도착 하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화산 활동의 영향을 받는 지역 (화산재가 뿌려져 흩어지는 범위) 으로는 비행기 운항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산재가 뿜어지면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는데 그 높이가 3만피트 이상까지 되는 경우도 있어, 비행기가 날아가는 고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 화산재가 퍼지는 하늘로는 비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앵커리지로 날아가는 항공편이 (화물기는 많이 운항하지만 여객기는) 없다 보니 뉴스에 그리 큰 관심은 받고 있지 않지만 앵커리지 지역은 외부와 드나드는 항공 교통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비행기라는 것이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지만 작은 새 한마리도 무서워할 뿐 아니라, 그깟 화산 먼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심한 물건이다.  그래서 비행계획 시에도 바람, 온도 등 기상 상황을 주시하는 것 외에 화산 활동 지역도 늘 관심을 가지고 확인하곤 한다.

비행기는 화산 터진 지역은 돌아서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역시 불난 지역은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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