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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민간 항공기 제작,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마래바 2009. 4. 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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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가 지나고 평화로운 자본주의 경쟁 체제로 접어들면서 가장 눈부신 변화를 보였던 것 중의 하나가 항공 산업이다.

항공 산업이라는 것의 출발점이 군용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평화 시대에는 절대 발전할 수 없는 부문 중의 하나다.  그러나 단순히 싸움을 하는 물건에서 발전해, 인간의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민간 항공산업은 급격한 팽창을 보이게 된다.

현재 민간 항공 분야에 있어서 항공기 제조, 판매 등의 강자는 역시 보잉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과 에어버스라는 걸출한 항공기 제조사를 만들어 낸 유럽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는 군소 항공기 제조사들인데, 캐나다의 봄바디어나, 브라질의 엠브레어 정도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몰락한 구 공산권 국가들은 뛰어난 항공기 제조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민간 항공 분야에까지는 적절히 활용하지 못해왔다.  중국이 그랬고, 러시아가 그랬다.


우리나라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

그러나 최근 항공기 제조, 측히 민간 항공분야의 급격한 팽창과 더불어 항공기 제조 분야에 너도 나도 뛰어들기 시작한다.  일본도 미쯔비시를 중심으로 2012년을 목표로 민간 항공기 제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중국도 명실상부한 민간 항공기 제조국이 되었다.

이제 구 공산권의 최강자였던 러시아만 남았었다.  러시아도 당연히 그냥 이런 시장을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과거 전투기 비행기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수호이 社는 민간 항공기 제조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고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올 6월 파리 Le Bourget 에서 열릴 예정인 2009 파리 에어쇼에서는 러시아의 차세대 제트 민간항공기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 동안 민간 항공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노력했던 결실을 맺게 되는 순간의 주인공은 슈퍼제트100 (Superjet100)이라는 항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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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퍼제트100 항공기종이 목표로 하는 시장은 중단거리 시장이다.  B777 이나 A380 처럼 초대형, 장거리 항공기가 아닌 봄바디어의 CSeries엠브레어의 E-Jets 기종 정도가 경쟁기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0 여 차례 시험 비행을 통해 그 성능을 증명해 온 슈퍼제트100 기종은 700 여기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35%, 유럽에 25%, 남미에 10% 정도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수호이 사는 올 12월 경이면 이 슈퍼제트100 항공기가 본격적으로 하늘을 날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항공 산업, 특히 제조 분야라는 것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 판매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일찌기 전투기를 생산해 막강한 군사력과 기술력을 자랑했던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아직까지 민간항공 제조분야에서 두드러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는 이제 민간 항공시장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 있어 자국의 시장 만으로도 어느정도 안전성은 확보할 수 있다고 믿기에 본격적인 민간 항공기 제조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T-50 이라는 훈련용 전투기를 막 개발한 상태지만, 개발보다 판매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우리보다 훨씬 나은 조건의 기존 전투기 제조사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KAI 에 대한 대한항공 지분 인수설을 두고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빅딜 시 참여하지 않았던 대한항공이 가까스로 키워놓은 KAI 를 낼름 삼키려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한항공이 인수하게 되면 기껏 쌓아놓은 T-50 훈련용 전투기 제조기술은 사장되어 버리고, 외국 대형 항공기 제작사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반대 이유다.


항공우주기술연구원 (이미지: 대한항공)

다만 대한항공도 나름 필요성은 있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빅딜 당시, 대한항공은 단순한 항공사로서만이 아닌 제작사로서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빅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이 수행했던 군 정비, 개조 사업을 KAI 에게 몰아 주는 불이익 때문에, 대한항공 항공기 제조분야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보잉, 에어버스 등에게 항공기 부분품 생산 납품, 외국 항공기/전투기 정비, 개조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술력을 쌓으며 명맥을 이어왔다고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제 본격적인 항공기 제작사는 물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우주 발사체 개발 등 항공 우주분야 설계, 제작까지의 꿈을 실현시킬 시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기 제조산업은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당연히 완성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 맞겠지만, 전투기 제조는 물론이거니와 민간항공기 완제품 생산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 시장성을 철저히 검토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일 것이다.  러시아의 늦은 민간 항공기 제작 시도가 이런 조심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항공기 제작 능력이라는 국가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와 민간 기업의 효율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나라의 항공기 생산, 제작 소식을 보며 우리나라 항공기 생산 산업에 대한 아쉬움과 외국에 대한 부러움만 짙게 남는다.  우리 손으로 만든 민간 항공기를 타 보는 날이 언제쯤 올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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