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항공기 타이어, 착륙 후에는 식히는 시간 좀 주세요^^ 본문
얼마 전 자동차 타이어를 몽땅 교체했다. 레조를 2000년에 구입하고 중간에 한번 타이어를 교체 했었으니 다시 교환할 때가 되긴 했었다.
운행 년수에 비해 주행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그나마 2번째 교환이었지, 다른 분들 같으면 3~4번 정도 교체하지 않았었을까 싶다. 자동차 타이어 가격도 만만치 않아 4개를 전부 교환하려니 30만원 가까이 들었다.
타이어(Tire)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1903년 미국의 찰스 굿이어 주니어가 자신이 개발한 고무바퀴에 붙일 이름을 고민하고 있던 중, 그의 딸이 '자동차에서 가장 피로(Tire)를 느끼는 부품이 바퀴인 것 같다' 라는 말을 착안해 타이어 (Tire) 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훨씬 이전인 1839년 찰스 굿이어가 통고무로 만들어 당시까지의 나무 바퀴를 대체하긴 했지만, 탄력이 부족해 딱딱하긴 매 한가지였다고.. 이후 스코틀랜드 수의사였던 던롭(1840~1921년)이 자신의 아들 자전거 휠에 고무호스를 감고 공기를 주입해 만든 것이 현대적인 타이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초창기 타이어 안에 넣던 공기 튜브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 대신에 튜브 없이 고무 타이어 자체에 공기를 불어넣어 탄력감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와는 달리 항공기 타이어에는 일반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다. 대신에 불화성 기체인 질소를 주입하는데, 그 이유는 이착륙 시에 지면과 마찰해 발생하는 큰 충격과 열을 받아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간혹 어떤 이들은 '항공기 타이어는 고무로만 된 통 타이어' 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일반 자동차 처럼 타이어 안에 기체를 주입하되, 질소를 주입하는 것이 일반 자동차와 다른 점일 뿐이다.
항공기 타이어 수명은 얼마나 될까?
일반 자동차의 경우에는 3만 km 정도를 수명으로 한다. 물론 운전 습관과 도로 상태에 따라 그 수명이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산한 지 5년 정도를 타이어 수명이라고 한다. 1년에 2만 km 정도 주행한다면 자동차 타이어 교체 주기는 대개 1년반에서 2년 사이에 한번씩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을까 싶다.
항공기 타이어는 이보다 수명이 훨씬 짧다. 자동차 타이어가 주행거리에 영향을 받는다면 항공기 타이어는 이착륙 수에 영향을 받는다. 평균 250 ~ 350 회 정도의 착륙 횟수를 기록하게 되면 교체 시기가 되는데, B737 소형 항공기처럼 짧은 거리를 자주 운항해 이착륙 횟수가 많다면 2개월 내외, B747 대형 항공기처럼 운항 거리가 긴 노선에 투입돼, 하루에 기껏 착륙 횟수가 2-3회 정도라면 4-5개월 정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항공기 타이어 가격은 얼마?
자동차 타이어가 보통 개당 10만원 안쪽인데 반해, 항공기 타이어는 통상 100~150만원 수준이다. 무려 10배 이상 20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바퀴 알루미늄 휠의 경우에도 자동차 20-30만원 내외 가격의 수백배에 달하는 1,500만원 정도에 이른다.
B747 항공기는 총 18개의 타이어(바퀴)를 가지고 있어..
그럼 B747-400 항공기에 달려있는 휠을 포함한 타이어의 총 가격은 어느정도나 될까?
B747 항공기에는 동체에 메인 랜딩기어 4개에 각각 4개씩의 타이어가 달려 있다. 그리고 전방에는 노우즈 랜딩기어(Nose Gear)가 한개에 2개의 타이어를 달고 있으니, 총 18개의 타이어가 거대한 항공기를 지탱한다고 할 수 있다. (A380 항공기는 바퀴가 무려 22개나 된다.) 이 경우 타이어와 휠만 계산해도 거의 3억 원에 이르는 가격이다.
재미있는 점은 항공기 타이어는 땜빵(?)하는 법이 없다.
터진 항공기 타이어
보통 자동차 타이어에 구멍이 난 경우 구멍을 막는 수리를 하면 당분간 주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나, 항공기 타이어는 이런 땜질을 허용하지 않는다. 땜질한 타이어는 착륙 시의 엄청난 충격을 감당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이렇게 착륙 시에 발생하는 엄청난 충격으로 인해 타이어는 열을 받아 높은 온도 상태가 되는데, 이렇게 타이어가 고온 상태인 경우에는 항공기가 다시 이착륙을 할 수 없다. 적어도 몇 십분 정도의 시간을 통해 타이어를 식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만약 고온 상태에서 여러번 이착륙한 항공기 타이어는 매우 약한 상태가 되며, 심한 경우 항공기 무게를 견디지 못해 타이어가 터질 수도 있다.
만약 주위에 사람이라도 있는 경우 타이어 폭발로 인해 생명을 잃을 만큼의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법으로도 항공기 착륙 후 일정 시간 동안 필수 정비시간을 두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 시간이 타이어 열을 식히는 데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말해 항공기는 착륙 후, 다시 이륙하기까지 일정 시간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에야 비로소 다시 비행에 임할 수 있다. 타이어(Tire) 가 피로(Tire)한 만큼, 그 피로를 풀기까지는 충분한 휴식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참고로 항공기의 랜딩기어(Landing Gear)는 꼭 바퀴 형태의 타이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극 지방 같이 눈으로 뒤덮힌 곳에서는 동글동글한 형태의 바퀴는 그리 효율적인 착륙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극 지방 운항 항공기 랜딩기어는? |
스키 형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