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왜 인천공항처럼 되지 못하나? (외신) 본문
며칠 전 인천공항에 대한 외국인의 호감에 대해 포스팅 했다.
그 글은 단순히 개인 블로그에 게재되었던 내용으로 인천공항에 대한 개인적 호감과 느낌에 불과했던 것이라, 적지않은 분들이 몇몇 의견을 너무 일반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어 다른 글을 소개해 본다.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에 실린 David Grossman 라는 전문 기고가의 기사다.
만약 공항을 지으려고 한다면, 그 공항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되면 좋을까?
무료 인터넷 서비스와 집에서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컴퓨터 시설은 어떤가? 또 무료 샤워시설이나 비행기 갈아타는 동안 옷을 세탁할 수 있는 시설은 어떤가?
거기다가 부페 음식 가득한 편안한 라운지 등은 어떤가? 무료이거나 프리미엄 카드 소지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6시간 정도 호텔 이용하는데 40달러, 24시간 이용할 때 100달러 정도로 충분한 공항은 어떤가?
비행기 갈아타는 시간이 6시간 정도만 돼도 시내 투어를 할 수 있고,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다음 비행기로 갈아타는 공항이라면 정말 매력적이지 않는가?
꿈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그런 공항이 어디있나고?
천만에! 실재하는 공항이다.
바로 전 세계 8백만 명이 참가한 설문조사(스카이트랙)에서 190여개 공항 가운데 가장 우수한 공항으로 꼽힌 공항에 대한 이야기다.
2009년 최우수 공항 톱 10
1. 인천국제공항 (Incheon, Seoul)
2. 홍콩국제공항 (Hong Kong)
3. 싱가포르 창이공항 (Singapore Changi)
4. 츄리히공항 (Zurich)
5. 뮌헨공항 (Munich)
6. 칸사이국제공항 (Kansai, Osaka)
7.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 (Kuala Lumpur)
8. 암스텔담 스키폴공항 (Amsterdam Schiphol)
9. 츄부국제공항 (Central, Nagoya)
10. 오클랜드공항 (Auckland)
소스: 스카이트랙(SkyTrax)
꿈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곳은 다름아닌 한국의 인천공항이다. 스카이트랙 설문은 체크인 시설, 통과여객 편이성, 인터넷 사용, 수하물 분실 등 총 39개 분야에 걸쳐 심사되었다.
개인적으로 공항에 대해 칭찬을 하는 편이 아니다. 대부분 미국 공항들은 적합하지도 않고, 복잡하기만 하며 시설은 노후되어 있기 일쑤다.
911테러 이후 미국 공항들은 편의성이라거나 효율성은 뒷전에 던져진 상태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모든 부문에 있어서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2001년 개항한 이래 매년 3천만명이 이용하는 거대 공항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매번 인천공항을 거쳐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조용하면서도 전혀 복잡하지 않은 공항이라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이번 스카이트랙 선정 최우수 공항이 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0 여년 동안 번갈아가며 수위를 차지했던 홍콩 첵랍콕 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제친 것이다.
위에 언급한 환상적인 시설과 환경 이외에도 TV 뉴스시설, 영화관, 키즈존(어린이 시설), 마사지룸, 스파, 무료 한국문화전시장, 박물관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알려주는 전통문화 체험관에서 수공예로 만든 한국 전통부채, 가구 등은 한국 전통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종종 음악 공연 등도 실시되는데 이 모든 게 무료다.혹시 이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90 여개에 달하는 면세점과 70 여개의 식당은 여러분의 관심을 끌 것이다. 인천공항은 런던 히드로 공항 다음으로 면세상품 매출이 많은 공항이다.
(주: 2008년에 이미 인천공항은 1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런던 히드로, 두바이 공항 등과 함께 몇 안되는 면세 매출액 1조원 공항 중 하나다.)
인천공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한 70 여개 항공사가 세계 곳곳으로 연결하는 아시아 메이저 허브공항이 되었다. 미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이 아시아 모든 곳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 때 인천공항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시아로 연결하는 허브 공항이 되는 것이다. 중간에 짐을 찾을 필요도 없이 마지막 도착지에서 찾으면 된다.
인천공항에서 한국 국내선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도 매우 편리하다. 중국 상해나 일본 도쿄보다 훨씬 편리하다. 인천공항에서 국내 지방으로 연결되는 항공편이 다수 운항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중 20% 정도가 마지막 목적지가 아닌 통과 공항으로 이용한다. 이 공항을 이용해 92개 아시아권 도시를 포함해 총 170개 도시로 연결될 수 있다.
전 세계가 서서히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지금 인천공항은 보다 더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4번째 활주로를 건설 중인 인천공항 이용객은 2010년에는 5백만 명, 2015년까지 1천5백만 명이 더 늘어나 연간 4천5백만 명이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훨씬 더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가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으로 연결하는 12개 미국 도시를 관문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다른 어떤 아시아권 항공사보다 많은 도시를 운항하는 것이다. A380 슈퍼점보 항공기 10대를 포함한 40대의 신형 항공기를 도입, 주문해 놓은 상태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매년 7%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 동맹체 일원으로 그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 체험
인천공항은 더 이상 두말할 것 없이 세계 최고 공항이다. 이미 전 세계로부터 훌륭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으며, 이는 스카이트랙 설문조사에서도 충분히 증명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 어느 한 공항도 스카이트랙 10대 공항에 오르지 못했다. 많은 아시아, 유럽국가들이 공항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관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전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 국가들은 새로운 공항을 짓고, 시설을 확장 개선하는 동안 미국은 공항에 대한 규제만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슬롯 (이착륙 권한) 강제 배정, 항공교통 관제시스템 등에 대한 논쟁 같은 곳에 정력을 소비할 것이 아니라 한국 인천공항이나 (스카이트랙이 선정한 10대 공항 같은) 다른 나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세계경제를 계속 주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물론 이 기사가 미국 자국의 공항 발전 등에 자극을 주기 위한 글이긴 하지만 현재 인천공항이 가지는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떤가? 이 정도면 한국인으로서 인천공항에 대해 자부심 정도는 가져도 좋지 않겠는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