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모바일 기기, 기내 엔터테인먼트 대신하게 된다 본문
그리 오래된 얘기도 아니지만, 한 때 장거리 항공여행 편에는 카드를 놀이기구로 제공하던 시절이 있었다. 승객 모두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승객에게는 따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 외에 기내에서 즐길거리라고는 식사 후에 틀어주는 영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래서 장거리 구간을 여행할 때는 영화 끝나고 무료한 시간을 대비해 책 등 읽을거리 한두 권도 필수 아이템 중의 하나였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요즘은 어떨까?
아직 일부 항공사, 기종들은 업그레이드가 미진해 개인 비디오시스템 (AVOD) 이 없기도 하지만, 대부분 최신 기종들은 승객 개인별로 음악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AVOD 시스템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런 비행기를 타면 심심치 않게 여행할 수 있다. 수십 편의 최신영화는 물론 음악, 드라마까지 골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혹 이런 AVOD 시스템 없는 구형 기종을 타게되면 다소 불만스러워지기도 한다. 같은 요금을 지불하고도 훨씬 못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항공사들은 서둘러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구축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말이다.
근데 머지않아 항공사들의 이런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모바일 기기의 발달 덕분이다.
사실 요즘 MP3, 노트북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휴대전화만 이용해도 MP3, 간단한 동영상 정도는 쉽게 즐길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장거리 항공편 이용할 때, 미리 해당 항공기가 AVOD 제공하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곤 한다. 만약 AVOD를 제공하지 않으면 노트북이라도 가지고 탈 요량으로 말이다. 노트북에 재미있는 영화 몇 편 가지고 타면 항공기 AVOD 가 없어도 그리 심심치 않게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AVOD 시스템으로 장거리 여행이 심심치 않아..
그래서 이런 습관이 나만의 것은 아니었나 보다. 이런 흐름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항공사에서 엔터테인먼트 아이템을 제공하기 보다는 승객 스스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를 지원하는 제반 시스템을 갖추는 방향으로 말이다.
이전에도 전한 소식이지만 미국 항공사들은 이미 기내 인터넷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가격도 비교적 적당해 PDA,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나 넷북(Netbook) 을 이용하면 기내에서도 손쉽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인터넷 서핑을 통해 즐기며 쇼핑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항공정보] 아메리칸 항공, 비행 중 기내 인터넷 무료 제공 (2009/07/24)
[항공정보] 기내 인터넷 제공 항공사 현황 (2009년 5월 현재)
또 다른 측면으로 싱가포르항공이나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이미 일반석(이코노미클래스)에 USB 포트와 전원 공급장치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개인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환경이면 굳이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강화하지 않아도 승객 스스로 즐길거리를 찾아내 즐길 수 있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
기내엔터테인먼트 (IFE, In-Flight Entertainment) 장비로 인해 추가되는 항공기 무게 뿐 아니라, 영화와 음악 제공을 위해 소모되는 라이센스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항공기 안에서 볼 수 있는 영화 중에는 간혹 한국에서 아직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들도 종종 접하게 된다. 그만큼 최신 즐길거리를 준비하는 비용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승무원 개인 짐 무게도 줄이는 판국에 IFE 장비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면 이 또한 비용절감에 크게 도움될 수도 있다. 실제 일부 미국 항공사들은 기내 영화 서비스를 없애기도 했다.
[항공소식] 항공사, 기내영화 마저 중지하나? (2008/07/14)
최근의 모바일 기기 발전 추세로 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1인당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휴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터넷과 접속 가능한 모바일 기기가 더욱 확대된다면 답답한 기내에서 항공사가 제공해주는 엔터테인먼트만 기다리지는 않게 될 것이다.
이렇게 승객 스스로가 PDA,스마트폰, 노트북, 게임기 등을 이용해 즐길거리를 만들어간다면, 항공사들은 굳이 즐길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이런 추세를 항공사들은 예상하며 준비하고 있다. 아니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