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왜 병원 진찰은 미리 예약료를 내야하나? 본문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이 아파 고생하는 것이다.
두 아이가 지금까지 자라면서 병원 응급실로 내달렸던 게 부지기수다. 물론 잔병치레야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종합병원
하지만 이런 거야 진료나 상당을 오래한다고 해서 정학히 진료하는 것도 아니고,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면 단 1분이라는 짧은 시간만 진료 받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다림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있다. 진료 예약비에 관련된 것이 그것이다.
얼마 전, 비 때문에 미끄러운 집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손목이 골절된 적이 있다. 넘어질 때 충격이 너무 강해 부러졌다는 걸 직감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인근 대학병원인 이대병원으로 달려갔다. 마침 휴일 저녁이었기 때문에 응급실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손목 복합 골절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한 두달 정도 깁스를 해야만 했다. 우선 손목에 임시 고정대를 대고 이틀 후 다시 치료받기로 했다. 진료 예약을 한 것이다.
경황이 없어 부랴부랴 진료비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통 치료와 진료예약을 하게 되면 영수증에 치료비 내역과 함께 예약 일정을 명기해 준다. 내가 받아 온 영수증에도 진료 예약에 대한 일정이 적혀있었는데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병원 진료 영수증 및 예약진료 확인증
외래 진료 예약증(영수증)에 예약 일시와 더불어 진찰료라는 명목으로 일정 금액이 명기되어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음 진료 때 지불해야 할 진찰료가 명기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수증 나머지 부분을 전부 살펴보니 당일 내가 지불한 비용은 분명 며칠 후 진료 예약에 대한 진찰료 명목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즉, 이번 치료비에다가 다음 예약 진찰에 대한 예약금액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물론 단순한 예약 수수료가 아니고 다음 진료 때 진찰료의 일부로 계산되므로 이중 청구는 아니겠지만, 다음 진찰료를 예약이라는 명목으로 미리 청구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여러가지로 생각해봤지만,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다른 서비스 부문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이기 때문이다.
다음 진료 때 어짜피 지불해야 할 비용이므로 뭐가 그리 문제 되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받지도 않은 서비스에 대해 미리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그 순서에 맞지 않다고 본다. 또 막상 다음 진료 예약을 했다고 해서 꼭 진료를 받으라는 법은 없어서, 진료를 받지 않으면 예약 진찰료를 고스란히 포기하거나, 일부러 병원에 들러 환불받을 수 밖에 없다.
꼭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집 근처라면 크게 불편하지 않겠지만 거리라도 먼 병원이라면 오며가며 번거롭게 된다.
진료비와 예약료 함께 청구해 비용 지불 불가피
내 경우에도 마지막 진료를 한번 더 받아야 했지만 손목이 진료를 받을 만큼은 아니고 어느정도 완치되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없을 것 같아 진료를 포기했다. 그래서 이 예약 진찰료 관련해서 병원에 문의하니 아니나 다를까 진료 받지 않은 예약 진찰료는 환불해 줄테니 병원으로 방문하란다. 몇 푼 안되는 금액을 되돌려 받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럴 바에야 굳이 예약 진찰이라는 명목으로 진찰료를 미리 청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예약 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너무 독선적이다. 예약을 하고도 그 서비스가 필요없으면 예약을 취소하면 그뿐이다. 그게 일반적이다. 예약을 취소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예약 진찰료를 받는 것이라면 병원 측의 편의주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다른 불가피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설명해 주면 좋겠다. 만약 그게 아니고 내가 짐작한 대로 예약 환자에 대한 진료 강요(?)라는 목적이 있다거나, 관습적으로 해 온 것이라면 병원 측은 이런 불합리한 관행(?)은 고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내일은 시간을 내서라도 병원에 들러야겠다. 예약 진찰료 환불 받으러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