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하네다 공항, 아시아 허브? 글쎄.. 본문
해외 여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다름아닌 공항이다. 물론 바닷길 도 있긴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하니 일단 제외.. ^^
공항.. Airport..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 위해 필수적 시설인 공항..
바야흐로 전세계는 지금 항공기 유치전쟁을 벌이고 있다. 항공기 유치전쟁이란 다른 나라 항공기들은 자국의 공항을 거쳐가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도쿄의 나리타 공항
대표적인 곳이 우리나라 양양공항이나 청주공항 등이다. 물론 지금도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선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그나마 국제선도 가뭄에 콩나는 듯한 상황이다.
뉴스를 보니 일본이 수도 도쿄의 하네다 공항을 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소식이 실려있다. 국토교통성 장관이 아시아태평양 항공국장회의에서 언급한 것으로 나리타와 하네다 공항에 대해 '현재 국제선 국내선으로 구분하여 운영하는 원칙을 버리고 하네다 공항을 24시간 운영하는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만들 계획을 검토 중' 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현재 일본 도쿄에 나리타 공항은 국제선으로, 하네다 공항은 국내선으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아는 우리나라 서울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국제선, 국내선으로 각각 나누어 운영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일본 주무 장관이 하네다 공항 경쟁력을 아시아 허브 공항에 빗대어 이야기 한 것은 우리나라 인천공항과 무관치 않다. 항공 교통의 중심이었던 일본 도쿄가 어느샌가 그 중심을 인천공항에 빼앗겨 버렸다고 인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항공 여행객들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을 거치기 보다는 인천공항을 거쳐 항공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외국 항공수요는 물론 일본 여행객들 조차 하네다공항 보다는 인천공항을 거쳐 유럽이나 미국 등으로 날아가고 있다.
허브 공항은 물류의 중심..
반면 하네다 공항은 해안에 있으므로 증축이나 확장 등이 용이하고 도심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므로 나리타 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일본, 해당 장관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일본 항공 여행객들이 일본 대표 국제선 공항인 나리타 공항을 거쳐가지 않는 이유는 나리타 보다는 인천공항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원인을 하네다 공항이 제 역할 못하기 때문이라고만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이렇게 일본 여행객이 나리타 보다 인천을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왜 인천공항에 비해 나리타공항 경쟁력 떨어지나? |
첫째, 우선 나리타 공항을 이용하면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리타 공항은 항공 여행객들이 이용하기에 비싼 비용을 요구한다.
항공기 착륙료를 비롯해 나리타 공항을 운항하는 비행편은 인천공항이나 다른 공항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항공상식]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공항은? (2009/06/23)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나리타나 칸사이 공항는 인천공항에 비해 2-3배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나리타 운항편 비용이 늘어나면 날 수록 나리타 출발 항공권 가격이 저렴해질 여력이 없어진다.
둘째, 나리타 공항 경쟁력 약화는 항국 항공사들의 영업 전략 때문이다?
우선 한국 항공사들과 일본 항공사들의 영업 마인드가 다르다. 한국 항공시장이 워낙 작은 관계로 일본 항공수요를 유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한국 항공사들의 절박함과는 달리, 일본 항공사들은 일본 자체 수요를 타겟으로 영업하고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일본 여행객들은 인천공항을 거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 도쿄를 거쳐 항공평을 이용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이런 승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낮추고 있어 도쿄를 거쳐 유럽으로 비행하는 것보다, 인천공항을 거쳐가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삿뽀로 등 일본 지방도시에서 유럽으로 여행하려면 직항편이 없으므로 나리타를 거치거나 인천공항을 거치는 방법 밖에 없다. 이때 나리타 공항을 거치면 1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인천공항을 거치는 항공편을 이용하면 80만원 밖에 안되는 식이다.
이런 상황이니 나리타는 인천공항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셋째, 하네다를 국제선화 해도 교통량 분산 효과 밖에는..
하네다 공항을 허브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에 언급한 대로 삿뽀로 출발 여행객들이 하네다 공항을 거쳐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항공권 가격이 훨씬 저렴하지 않은 이상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양태를 보면 하네다 공항을 거치는 항공편, 즉 일본 항공들의 항공권 가격이 저렴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에 달라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일본 장관은 무슨 생각으로 하네다 공항을 아시아 허브화 하겠다고 했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네다 공항이 아시아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하네다 공항에서 다른 국제선으로 연결되는 항공편이 다양해야 한다. 그래야 항공편들이 모여들고 여행객들도 하네다를 거쳐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리타 공항이 국제선으로 떡 버티고 있는 이상, 하네다 공항으로 새로운 국제선이 얼마나 유치될 지 의문이다. 다양한 혜택과 잇점을 제공하지 않는 한 어렵지 않을까? 오히려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하는 다른 국제선 승객들이 오히려 인천공항으로 몰려들 가능성도 적지 않은 판국에 말이다.
인천공항 경쟁력은 부러움의 대상? |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인천공항은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각종 기관으로부터 최우수 공항 상을 휩쓸고 있다시피하는 인천공항은 그 쾌적함이나 정시성 면에서는 물론 항공편 연계 측면에서도 매우 탁월한 공항이다.
거기다가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영업 행태는 일본 여행객을 한국, 인천공항으로 끌어들여 유럽이나 미국 등지로 분산해 운송하고 있다. 여행객들은 도쿄를 거치느니 인천공항을 거치면 훨씬 가격이 저렴해지니 이런 유혹을 뿌리칠 리 만무하다.
탁월한 인천공항 경쟁력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2007년 현재 인천공항은 43개국 124개 도시에 취항, 연간 3,142만 명이 매주 1,787편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나리타공항은 40개국 94개 도시에 불과하며 운항 편수도 매주 1,552편 밖에 되질 않는다. 다만 승객 수가 3,548만 명으로 다소 앞설 뿐이다. 이는 인천공항이 2001년 3월 개항한 지 불과 7년 도 안돼 일본 나리타 공항을 추월해 버린 것이다.
홍콩 공항은 43개국 112개 도시, 창이 공항이 43개국, 115개 도시를 연결하는 것과 비교해도 인천공항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인천공항은 이제 어느 누구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아시아 항공 교통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장관의 공언처럼 하네다 공항이 아시아 허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도 많다.
한가지 비법(?)을 알려주자면, 하네다 공항을 완전 오픈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가 직접 제 3국으로 취항하도록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항공소식] 대한항공, 하늘의 자유, 새로운 하늘을 열다. (2009/09/22) 이렇게 한다면 자국 승객들이 인천공항 등으로 유출되지 않고 자국 내에서 외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한국 여행객들도 하네다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일본이 어떤 전략으로 하네다를 활성화시킬지 궁금하기는 하다. 다만 인천공항 경쟁력, 우리 항공사들의 적극성, 한국의 위상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한, 국제여객 항공교통 중심을 인천에서 하네다로 옯기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