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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행기 내 승객 3시간 이상 억류 안돼.. 잘하는 걸까?

마래바 2009. 12.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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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매우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다른 어떤 교통수단에 비해 까다롭고 복잡하다.

한번 하늘로 날아 오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나 준비해야 하는 규정들이 많기 때문이다.

승객 입장에서 가장 짜증나는 것이 비행기가 출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행기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이유로 날씨나 공항 혼잡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도 유럽 여러 공항에서 폭설 때문에 수백편의 항공기가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 지연되는 등 운항에 적지않은 차질을 빚은 일이 있었다.

비행기에 눈이 쌓이거나 얼면 눈을 제거하는 De-Icing (제설) 작업을 해야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설 작업 때문에 항공기는 장시간 지상에서 체류해야 한다.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에서 항공기 제설작업을 할 수는 없다.  제설 작업 후 승객을 태우다 보면 또 다시 눈이 항공기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항공기에 쌓인 눈을 치워야 하지만 항공기가 한두대도 아니고 수십, 수백대가 몰리는 공항에서는 제설작업에 여러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특히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공항에는 제설작업을 위한 장비나 시설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간혹이라도 눈이 내리면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몇년 전 일본 도쿄에 내린 폭설로 항공기들의 발이 전부 묶였던 사건도 그런 이유에서다.  평상 시 도쿄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제설 작업을 위한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런 날씨를 비롯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승객들이 기내에서 오랫동안 체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항공기가 정상 운항하지 않는 상태에서 승객을 3시간 이상 기내에 체류하지 못하도록 법을 고쳤기 때문이다.

이는 얼마 전 승객을 항공기에 무려 14시간 동안이나 체류하게 했던 항공사 때문에 촉발된 일이다.

물론 여러 여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승객들에게 잊지 못할 불편을 안겨 준 항공사에게 벌금까지 부과하는 등 항공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제재(벌금)를 가했던 것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아예 법으로 승객 불편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막아 버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 이번 '3시간 이상 기내 체류 금지' 조치다.  당분간은 미 국내선에 한해서 적용하겠지만, 머지않아 국제선으로까지 확대될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이 규정에 따르면 3시간 이상 지연될 것 같은 항공기는 터미널로 되돌아와 승객들을 하기 시키고 그에 적절한 음식/음료수 등 서비스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자칫 오히려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

3시간 이라는 제한을 두고 그에 무조건 맞추다 보면 자칫 30-40분 후면 이륙할 수 있는 비행편을 터미널로 불러들이는 바람에 3-4시간 더 지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이로 인한 공항 혼잡이 더 심해질 경우에 대한 대비책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제재가 많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 고려할 수 없다면 일정부분 융통성과 자율성 또한 문제를 해결하는 한 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부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에 이번 3시간 체류 금지 조치가 다른 나라로 확산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부디 이번 조치가 눈 앞의 것을 해결하느라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우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 겨울이 싫다.  특히 공항에 펄펄 내리는 흰눈은 더 싫다. ^^;;  이런 게 직업병인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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