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비행기가 구름을 만들어낸다? 본문
기상 이변이 발생하면 최근 대부분의 의견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결과라고들 말한다. 그리고 그 원인 중의 대표적인 것을 자동차나 공장 매연을 꼽곤한다.
기상학자도 아닌 입장에서 기상 이변 원인이 지구 온난화인지 아닌지, 그리고 실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동차 배기가스 만큼은 우리에게 이롭지 않다는 걸 안다.
자동차 불완전 연소 배기가스는 공해의 주범
길은 지나다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 옆이라도 지나칠라치면 그 역겨움과 고통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골 고즈넉한 곳, 증기 기관차가 연기를 퐁퐁 뿜으며 달려가는 모습은 낭만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 풍경은 하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까마득한 저 멀리 파란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가 내뿜는 하얀 연기 같은 것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땅 위에서 배기가스를 내뿜는 것도 부족해 하늘에서까지 공해 물질을 내 뿜나 생각도 들지만 실은 자동차 배기가스와는 그 성분 면에서 사뭇 다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항공기 후미에 연기처럼 보이는 물질은 연료를 태우고 나오는 폐가스가 아니다.
구름이다.
응? 이건 무슨 얘기? 구름이라니..
사실이다.
비행운(飛行雲)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항공기가 하늘을 날면서 발생시키는 구름을 말하는데, 높은 고도에서 비행기 뒤로 꼬리처럼 길게 나타나는 것으로, 실제 성분은 작은 물방울과 얼음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어 구름 성분과 다르지 않다.
모양만 봐서는 비행기 엔진 뒤로 발생하는 꼬리 모양이 마치 자동차 배기가스처럼 보이긴 하지만 연기가 아닌 구름이라는 점이 다르다.
항공기에서 발생되는 비행운
항공기 제트엔진으로 흡입된 공기는 압축, 가열되어 섭씨 600도가 넘는 압축 고온상태가 되는데, 이 공기가 외부로 급속히 팽창될 때의 힘으로 항공기가 추진력을 얻는다. 이 고온의 압축공기가 대기권의 찬 공기(영하 30도 이하) 중 수증기와 결합하면서 미세한 얼음 알갱이가 형성돼 긴 구름띠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배기가스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항공기에서 항상 비행운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가 낮은 고도에서 비행할 때는 이 비행운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기 중 온도가 그리 낮지 않은 이유로 압축공기가 외부로 팽창해도 대기 중 수증기가 얼음으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비행운은 주로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발생하며, 통상 지상에서는 보기 힘들다. 대개 이착륙하거나 상승 중인 항공기 고도에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높은 고도 (35,000 피트 이상) 에 수증기가 다량 포함된 공기 상태를 뚫고 순항하는 항공기에서 주로 발생한다.
비행운이 생기는 이유로 거론되는 것이 몇가지 더 있는데, 높은 고도에서 과포화된 (수증기가 다량 함유된) 공기에 항공유에 포함된 수분을 더 배출해 수분이 많아짐으로써 구름이 만들어진다는 이론과, 불완전 연소된 항공유 불순물에 수증기가 들러붙어 구름이 된다는 이론도 있다.
비행운은 이런 일반 민간 항공기 외에 고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 등에서도 발견된다. 민간 항공기와는 달리 공기의 상대적인 공기 흐름 차이, 압력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엔진이 아닌 날개 끝에서 주로 생긴다는 걸 알 수 있다.
전투기에서 발생하는 비행운
까마득히 저 먼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에 꼬리처럼 펼쳐지는 것이 구름이라는 사실에 비행기라는 존재가 더욱 낭만스럽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