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박주영, 자블라니를 넘어서 부담감을 떨어내다 본문
오늘 새벽 월드컵 예선 우리나라 3번째 경기였던 나이지리아 경기는 그야 말로 짜릿했습니다.
업무 특성상 야간 업무가 있는 상황이어서, 업무를 하면서도 그 경기를 지켜봤습니다만, 경기가 끝나고 나니 어느새 밖이 훤해 졌더군요.
제가 근무하는 부서에서는 그 경기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당시 비행 중인 항공편에 경기 결과와 진행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시간에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 승객들에게 우리나라 경기 상황을 중계하는 것이죠. 그 시간대에 대략 60-70편 정도가 하늘을 날고 있더군요.. 한 편당 200 명씩 타고 있었다고 하면 약 만 명이 넘는 승객들에게 소식을 전한 셈이네요. 우리나라, 그리고 나이지리아 골이 번갈아 터질 때마다 그 결과를 전달하는 마음은 기쁨과 탄식이 교차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싸워,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해 냈습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 또 축하 드립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독 프리킥에 의한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자블라니라는 반발력이 좋고 가벼운 공인구 특성과 함께, 고지대에서의 공기 밀도 차이에 따라 공의 회전력이 떨어지거나, 설사 회전력이 있더라도 날아가는 공의 궤적이 그리 크지 않다는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나라 대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박주영 선수의 직접 프리킥이 골로 성공되었습니다. 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나온 직접 프리킥에 의한 골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공격수 가운데 박주영 선수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측면에서 박주영의 골을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려왔던 팬의 입장에서 이번 골은 너무나 시원했습니다. 특히 지난 번 아르헨티나 전에서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날아온 공이 발에 맞아 자책골을 기록했을 때는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골을 떠나서 그 것으로 인해 가슴앓이 했을 젊은 선수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그 골이 들어간 상황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보는 박주영 선수의 표정 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이 느껴지더군요..
대한민국 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
그렇지만 오늘 박주영 선수의 몸놀림은 정말 가벼웠고, 발끝은 날카로웠습니다. 몇차례 나이지리아 문전을 위협하는 슛은 나이지라아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골로 기록해도 좋을 것들이었으니 말이죠.
오늘의 백미는 단연코 박주영 선수의 프리킥 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단순히 역전 골의 의미를 넘어서 박주영 선수, 남은 경기에서 심적 부담을 털고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박주영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분기점이 될 만한 골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자, 이제 16강 경기를 우루과이랑 붙게 되었네요..
솔직히 월드컵에서 어떤 팀도 우리보다 못한 팀은 없습니다. 우루과이 또한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는 예선과는 달리 막강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어 쉽게 넘어설 수 없는 팀은 분명하지만, 경기가 객관적인 내용 전력만으로 판가름 나는 것은 아니니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특히 박주영 선수의 골 감각이 살아나고, 괴상망칙한 자블라니의 특성을 몸에 익혀 잃었던 자신감까지 되찾게된다면 보다 높은 성적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
박주영 선수, 드디어 자블라니를 넘어서게 되는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