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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 적자 해소하려면 저가항공사 육성해야 한다?

마래바 2010. 10. 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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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이나 항만은 고속도록 등 다른 교통시설과 마찬가지로 공공재 성격이 짙다.

가령 경부고속도로를 유지보수 하는데 비용이 드니, 이 비용을 전부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 책임지울 수는 없다.  물론 혜택을 입는 사용자들이 어느 정도 부담은 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가 산업의 동맥줄이라는 점에서 국가가 관리하고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 모 국회의원이 "김포, 김해, 제주 3개 공항을 제외한 모든 공항이 적자라며 국내선 활성화와 지방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가항공사(이하 저비용항공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국내공항은 전부 적자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국내공항은 전부 적자

2020년 전국 KTX 연결, 2017년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 개통 등으로 항공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공항에서 지난해에만 480억 3천 100만원 당기 순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저가항공을 육성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이 국회의원의 주장은 어디까지 합리적일까?

우선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저비용항공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일견 일리는 있다.

기존 일반항공사들이 국내선 지방공항을 운항한다는 것은 이미 적자 감수를 전제로 하고 있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터보 제트항공기, 국제노선을 운항하는 데 필요한 조직, 인원 등으로 이미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져 있기 때문에 항공운임 낮출 여력이 적고 그만큼 승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항공사보다는 저비용항공을 육성하는 것이 그 국회의원 말대로 지방공항 활성화의 한 방법일 수는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따라 붙는다.

우선 국제선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저비용항공이어야 한다.  국제선을 운항하기 시작하면 비용을 낮출 수가 없다.  국제선을 취항하는 만큼 운항 비용은 증가할 것이고, 조직이 커짐에 따른 조직 유지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선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국내선 지방노선은 찬밥 신세로 전락하기 쉽다.

항공기종 또한 최대한 비용이 적게 드는 기종이어야 한다.  제트 항공기종 보다는 터보프롭 기종이 적당할 것이다.  운항 편수를 가능하면 많은 횟수로로 운항함으로써 가동율을 높이고 승객에게는 보다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형 제트 항공기보다는 60-70석 정도의 작은 소형 항공기여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국내선 전용 저비용항공에 대해서 일정 기간 그 영업권과 수익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보조금이든, 세금을 할인해 주든, 아니면 지방 자치단체가 일정부분 비용을 감당하든 말이다.

또한 공항 시설을 이용함에 있어서, 착륙료나 주기료 인하 등을 통해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운항 비용을 최소화시켜줘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당장의 공항 수익은 줄어들겠으나, 좀 더 많은 항공편을 운항하게 함으로써 박리다매 효과를 기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공항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우선 저비용항공이 살아남을 만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충분히 자생 능력이 있다고 판단될 때 그 수익에 걸맞는 비용을 감당하도록 해야 한다.

공항이라는 공공재를 운영함에 있어 공항 이용객들의 주머니를 통해서만 수익을 내기는 불가능하다.  공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이 항공사를 통해 창출되는 것이라면 일정 기간은 국가의 간섭 하에 자생 능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국내 공항 운항하는 것만으로도 수익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국내 공항 운항하는 것만으로도 수익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다만 우려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적절하게 제한되어지고, 실행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좁은 항공시장에 저비용항공이 이미 5개나 비행하고 있는데, 이들 중 일부를 국내선 전용 항공사로 돌릴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 않을까?  이미 대부분 국제선으로의 확장에 가속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기존 항공사 외에 새로운 저비용항공을 유치할 것이냐?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선 영업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그 또한 기존 항공사들과의 경쟁도 무시못할 환경이기에 쉽지 않다.  거기에 새로 시작하는 저비용항공이 과연 국내선 운항으로 만족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걸린다.

결론적으로 공항이라는 공공재는 눈 앞의 영업실적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승객들이 보다 이용하기 쉽고, 접근이 편리하도록 공항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KTX, 고속도로와의 경쟁에서도 훨씬 편리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저비용항공사들이 더욱 많이 운항할 수 있도록 착륙료 등 관련 운항비용을 줄여줘야 한다.  저비용항공 스스로도 가능한한 저렴한 요금을 제공함으로써 많은 승객을 유치하는 것이야 말로 지방공항도 살리고, 저비용항공 위치도 굳건히 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열한 것이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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