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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혼맥 프로그램? 어이없는 결혼정보회사 마케팅

마래바 2007. 11. 10. 14:41
세상에 평등은 없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결과에 대한 평등은 없다. 다만 기회의 평등이 있을 뿐이다. 그나마 그 기회의 평등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 많은 사람들을 아프고 슬프게 한다.

현대 사회생활에 있어서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수단으로 더이상 개인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메일을 나 개인적으로는 정보의 습득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남들은 스팸이라고 할 만한 글까지 보는 편이다. 구글의 뉴스 소식부터 내가 가입한 인터넷 싸이트로부터 접수되는 메일도 자세히는 아니지만 전체적 내용만은 읽어보는 편이다. 혹시 도움될 만한 것이 있을까 해서다.

그런데 가입한 인터넷 싸이트로부터 며칠 전 받은 이메일에는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을 상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상류층 혼맥 프로그램?

상류층 혼맥 프로그램?

왼쪽 그림과 같은 메일 내용이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상류층 혼맥 프로그램이란다...

제목: "나도 상류층을 만날 수 있을까?"


결혼 정보회사가 보낸 메일이므로 단번에 이 말이 상류층과 결혼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표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내 눈을 의심했었다. 보고있는 것이 사실인지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공개적으로 결혼을 상류층 진입을 위한 수단으로 홍보하다니 말이다.

옛 속담 "여자팔자 뒤웅박팔자"라는 것을 21세기에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는 건가?

뒤웅박이란 박을 쪼개지 않고 꼭지부분만 떼어낸 것으로 이를 바가지로 사용했는데 부자집에서는 쌀을 담고, 가난한 집에서는 가축 여물을 담았기 때문에 여자가 부자집으로 시집가느냐, 가난한 집으로 시집가느냐에 따라 뒤웅박처럼 팔자가 결정된다는 데서 유래한 속담이다.


예전 강남 등 일부 상류층을 상대로, 소위 "사"자 들어가는 사위를 얻거나 상류층 며느리가 되는데 마담뚜가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들의 행태는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는 너무하다 싶을 만큼 위화감을 조성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많은 언론이나 매체에서 이런 내용을 다룰 때마다 비난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렇게 지탄받던 마담 뚜의 역할이 이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터넷 상의 결혼정보회사로 옮겨지고 있는 것인가..


"이미 다들 그렇게 하고 있어요"


"누구나 내심 바라는 것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진 사람과 맺어지고 싶다는데 그걸 방해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속에 담아두어야 할 말이 있고 내 뱉으면 정말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자랑스럽지 않은 결혼에 대한 인간의 욕심 정도는 안으로 삭히거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상류층과의 만남이라...

받은 이메일을 보면서 '이런 지경에까지 이렇게 낯 두꺼운 마케팅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놀라움과, 회사 경영을 위해 이런식의 마케팅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마저 든게 사실이다. 그래서 용감하게 이런 발상을 마케팅으로 옮긴 해당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보았다. 메일 내용에 해당 홈페이지 주소가 있으므로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해당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이건 더욱 어이없는 상황을 보게된다.
연극배우 출신의 前 환경부장관 손 아무개 씨의 사진과 내용이 떡하니 나타난다. 이 결혼정보 회사의 CEO 라는 타이틀과 함께 말이다. 홈페이지에 이 분이 이 회사의 CEO 라고 소개되어 있으니 경영자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예전부터 가졌던 이 분에 대한 호감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순간이다.

이 결혼정보회사의 홈페이지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어떻게든 유명인을 앞세워 이미지를 알리고 신뢰감을 주는  홍보에 이를 이용하려는 것으로 그 의도를 알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손 아무개씨가 해당 결혼회사의 경영에 직접, 어떤 식으로 참여하는 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는 前 환경부장관 손 아무개씨가 명목상으로나마 참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기에 더욱 개인적인 실망은 클 수 밖에 없었다.

나야 이미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있어 이런 홍보에 전혀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홍보 전략에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고 했던가? 그러나 최근의 기업에 대한 이런 인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는게 사실이다. 기업의 목적이 더 이상 이윤 추구에만 있어서는 결코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기업이 속한 사회에 공헌하고 이바지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기업에 대해 호감(존경)을 갖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욱 그 생명력을 갖게 하는 길이 아닐까?

위와 같은 홍보나 마케팅이 어느 정도는 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실제로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상류층으로 진입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그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선 '글쎄' 다. 우리 사회에 결혼을 상류층 진입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훨씬 많아져, 이런 마케팅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전반적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이 회사는 대박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해져 소위 상류층으로 진입하는 출발점의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기회의 평등」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면 결혼조차 신분상승의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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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 프로필사진 fulldream 2007.11.10 16:28 예전엔가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을 살펴보니 한 결혼정보회사가 유명 연예인을 도용해서 마케팅한 사례가 있다고 하더군요. (알고보니 유명 연예인 사진을 찍어서 CEO인 것 마냥 해놨더군요. 방송 방영 이후 해당 연예인의 사진을 없애버렸다고 합니다) 해당 업체의 대표가 전 환경부장관이었던 유명인일련지는 모르지만 제가 볼 때는 그리 신뢰가 가질 않는군요.

    뭐... 우리 사회가 결혼을 상류층 진입 수단으로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련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빈부의 차가 큰 편이고, 경제력에 따라 문화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끼리끼리의 문화... 끼리끼리의 결혼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결혼정보회사 특성상 어떻게든 이윤창출하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상류층",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를 계속적으로 건들 가능성이 적지 않겠죠.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마케팅을 달갑게 여기지는 않지만 현실은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데릴사위관련기사가 대표적이죠(실제로 보도 이후 연락이 많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11 01:27 신고 네, 더 슬픈 것이 이런 마케팅이 더 잘 먹힌다는 현실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먼개소리야.. 2007.11.10 17:07 결혼이 신분상승의 기회인 현실을 비난하는거야 아니면
    결혼이라는 신분상승의 기회도 평등하게 나눠갖자고 주장하는거야

    전자라면 마지막 문단에 '기회의 평등'은 도대체 왜 들먹이는거고
    후자라면 개좃병쥔이네
  • 프로필사진 료나 2007.11.11 00:21 저런 마케팅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비도덕적인 회사의 행태를 비판하는거죠.

    말좀 가려서 하시죠.
  • 프로필사진 foog 2007.11.10 23:19 대한민국 1%만 타고 다니라는 자동차 선전도 있었지 않습니까...
    씁쓸한 세상이지요. 잘 읽었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11 01:29 신고 그래도 그나마 현재의 위치를 인식시켜 주는 것이라면
    '분수대로 살아라' 정도의 마케팅이겠지만,
    이 경우는 신분상승을 위해선 일생의 중요한 결정인 결혼마저 이용해라 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료나 2007.11.11 00:32 블로거뉴스에 "남발하는 청첩장" 글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는 참 이상한거 같아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11 01:31 신고 어이쿠.. 제 대신 의견까지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기쁜 것이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화의 꺼리를 단절시키는 의견은 별로 반갑질 않겠죠?

    말씀대로 우리나라 결혼 문화가 독특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고 말이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 프로필사진 troysky 2007.11.11 05:59 참.. 돈이 우선인 세상은 어쩔수가 없나보네요..
    상류층을 만나려는 사람들이나...
    연결해주고 커미션 먹으려는 사람들이나...
    모든게 돈때문이네요..
    씁쓸하지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11 14:38 신고 돈에 관심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겠지요.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또한 사회적 분위기에 조심하느냐 아니면 대놓고 표시하느냐의 차이겠지요?
    의견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꼬이 2007.11.11 09:59 신고 신데렐라를 기대하는 심리를 아주 적절히 이용하는 마케팅이군요..ㅠ.ㅠ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11 14:38 신고 아마 제대로 먹히는 마케팅이라고 봅니다.
    적절치 않아서 그렇죠...
  • 프로필사진 rince 2007.11.11 19:32 함께 만들어가는것보다 만들어진걸 쉽게 취하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걸까요?

    하긴 여자는 타고난 미모만 받춰주면 쉽게 상류층에 낄 수 있다죠? ㅠㅠ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12 07:49 신고 그래서 미인대회 등에도 기를 쓰고 나가려고 하지 않는가 합니다. 단순한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게 되었지요. ^^
  • 프로필사진 dreamer 2007.11.20 20:44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가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네요.
    결혼.. 그저 마음 잘 맞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행복에.. 그런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죠 마래바님?^_^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7.11.20 22:19 신고 이런 욕망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걸 겉으로 표시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아마 속마음을 다 겉으로 표시한다면 이세상은 참으로 혼란의 극치로 치닫지 않을까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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