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기내 인터넷도 에티켓 필요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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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D 승객은 인터넷 전화로 열심히 통화 중이다.
- 33F 승객은 33D 승객이 하는 인터넷 채팅 때문에 폭발 일보직전이다.
- 33E 승객은 야한 싸이트를 돌아다니며 인터넷 서핑 중이다.
- 34C 승객은 단지 편안하게 잠 자고 싶을 뿐이다.
최근에 개발되는 상품은 인터넷 마케팅을 기본으로 염두에 두고 있으며, 새로 출시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중에는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제품들도 상당 수 포함될 정도다.
요즘 집에 아예 컴퓨터가 없으면 없었지, 컴퓨터는 있는데 인터넷이 안된다 하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정도로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 깊숙히 스며들어 있는데, 이제 그 활용 장소로서 항공기 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항공기내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겠다는 목적으로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http://www.boeing.com/)에서 설립한 항공기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CBB (Connexion By Boeing) 는 투자 대비 과다 비용으로인해 시장에서 철수해 버렸다.
그 이후 등장한 항공기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의 노력으로 인해 점차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활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파나소닉, 마츠시타도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유럽에서 기내 휴대전화 서비스 중인 온에어도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 들었다.
2007/12/21 - [하고하고/항공소식] - 항공기내 휴대전화 사용 가능해져
어떤 것이든 소수이거나 일부분에서 국한되어 사용되는 서비스는 우리 일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나, 그 사용범위가 확대되고 규모가 커지면 사소한 것 하나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은 법이다.
휴대전화도 일부 사람들만 사용하던 시절에는 큰소리로 통화하거나 심지어 벨소리가 아무때나 울려도 신기해할 뿐, 거기에 예절이라든가, 매너라든가 하는 문제는 쉽게 제기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보편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금에 와서는 에티켓을 이야기 한다.
항공기 안에서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된다면 이런 인터넷 사용에 관한 에티켓도 문제화되지 않을까 싶다.
1. 원색적이거나 민감한 내용의 웹페이지 서핑은?
인터넷 웹페이지는 그야말로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혼재되어 있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료나 정보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정보도 그에 못지않아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혼자만의 개인공간이라면 누구도 상관할 바 아니지만 항공기와 같이 좁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원색적 내용은 그리 바람직스럽지는 못할 것이다.
옆좌석의 어린이도 내가 이용 중인 웹페이지를 쉽게 볼 수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만약 이용하려고 한다면 그 주변에 끼치는 악영향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워~이 ~~ 애들은 가라 !! ...?
2. 인터넷 전화 사용은?
아마 기내 인터넷이 활성화되면 가장 우려할 만한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인터넷 전화요금은 거의 무료에 가까운 통화료 수준이기 때문에 국제전화요금 수준인 기내 전화 대신 이 인터넷 전화를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내에서 값싼 인터넷전화 사용이 자유로와진다면 주변으로 미치는 소음은 어떻게 할 것인지가 우려되는 사항이다.
나는 잠좀 자고 싶은데, 옆사람은 벌써 10분도 넘게 전화로 수다를 떨고 있다면?
걸려 온 전화에 한참을 수다 떤 아내에게 '누구한테서 온 전화야?' 라는 질문하자 '잘못 걸려 온 전화예요' 라고 대답했다는 우스개 이야기도 있지만, 전화로 자칫 개인 소사까지 수다를 떠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3. 내 인터넷 화면을 옆사람이 본다?
간혹 지하철 등 공개된 공간에서 내가 보고 있는 신문을 옆사람이 훔쳐보고 있는 느낌이 들 때는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다. 왠지 내가 펼쳐 보고 있는 이 신문 페이지를 넘겨야 되나 말아야 하나, 쓸데없는 고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이라는 곳에서도 굳이 원색적이거나 자극적인 웹페이지가 아니라 할지라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개인 일기 등이 담겨진 블로그이거나 회사 정보 싸이트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정보가 담겨진 웹페이지를 옆사람이 보고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4. 성희롱 (Sexual Harassment) 문제 ?
이번엔 반대의 경우다.
나는 보고싶지 않은데 옆사람의 인터넷 화면에 온갖 성적인 내용이 가득한 장면을 보게함으로써 내가 성적으로 희롱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특히 여성이 옆에 앉아있는 경우에는 그 느낌이 더욱 강할 듯 싶다.
어떤 수준까지의 정보나 사진, 그림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 걸까?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일반적으로 느낌을 갖는 사람의 기분 정도로 판단하곤 한다. 즉 당한 사람이 불쾌하다고 느껴, '이건 성희롱이야' 라는 기분을 가지게 하면 성희롱이라는 것.
약간 야한 웹페이지를 보고 싶으면 옆 사람에게 그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걸까?
'저..... 이런 홈페이지를 보려고 하는데 기분 나쁘시지 않겠나요?' 라고 말이다.
만약 이런 문제로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승객은 이런 상황에 대한 예방조치 미흡 등의 이유로 항공사에 그 책임을 주장할 수도 있으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닥치지 않도록 얼마나 예방조치 의무를 다했느냐가 책임의 정도를 나누는 기준이 될 것이다.
5. 비좁은 좌석 공간이 더욱 좁아져?
기본적으로 항공기내 좌석 공간은 대단히 협소하다.
2007/12/22 - [하고하고/항공상식] - 무릎조차 펴기 힘든 좌석공간은 괴로워
가뜩이나 좁은 공간에 별도 단말기를 제공하지 않는 인터넷 서비스까지 가세한다면 결국 개인 노트북PC를 인터넷에 연결해야 한다는 얘기지만 실제 음식(Meal) 테이블에 올려놓고 사용하기도 좁은데, 설상가상으로 앞 좌석 승객이 좌석 등받이라도 뒤로 힘껏 제끼는 날이면 전혀 노트북을 사용할 수 없게 돼 버린다.
앞 좌석 승객에세 등받이를 세워달라고 얘기해야 할까?
6. 딸깍 거리는 키보드 소리도 소음
간혹 조용한 사무실에서 들리는 컴퓨터 키보드 소리에도 신경이 거슬릴 때가 있다. 기내에서도 한 두명이 컴퓨터를 이용한다면 괜찮겠지만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딸깍', '딸깍' 쳐 대는 키보드 소리는 결코 작은 소음은 아닐 것이다. 휴식을 취하려는 주변 승객의 편안함을 충분히 방해할 수준인 것이다.
기내에서 키보드를 오래, 많이 사용해야 한다면 키보드 스킨 정도는 미리 장착해야 할까?
위에서 이야기한 이런 문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항공사나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그에 대비한 방비책을 세우고 있기는 하다. 특정 웹페이지 등은 접속이 불가능하게 한다거나 아예 인터넷 전화는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이다.
파나소닉 & 마츠시타는 콴타스항공의 기내 인터넷 사용에 제한을 두는 기능을 개발 중으로 도색 싸이트 등은 접속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때도 무선 Wi-Fi 가능한 핸드셑만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고, 걸려오는 전화 벨소리를 없애기 위해 수신전화 제한 혹은 제한시간 등을 설정하여 운영하기도 할 것이다.
유럽계 항공사들이 비록 제한을 둘 망정 인터넷 전화 사용은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이나, 미국계 항공사들은 이와는 반대로 아예 인터넷 전화사용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아메리칸항공, 알라스카항공, 버진항공 등은 스카이프 같은 인터넷 전화사용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이는 어쩌면 자사의 기내 휴대전화 서비스와의 중복을 막고 수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어쨌거나 항공사들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한 수익이나 서비스 향상이라는 목적 대신 소음,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인한 고객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또한 날로 새롭게 개발되는 서비스 등으로 인한 환경 변화에 걸맞게 항공사나 승무원은 물론 승객들도 스스로도 서로 불편해지지 않는 에티켓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하루종일 있었던 일을 기내 휴대전화로 시시콜콜 잡담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나좀 공항에 마중나와 줄래? 정도 간략하게 통화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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