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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족
껌 때문에 다비드 상을 옮긴다고? 본문
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불후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미켈란젤로의 작품 가운데 유명한 것 중의 하나가 대리석 입상인 다비드 상(David Statue)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다비드 상(1501~1504년)은 높이가 4.34미터의 대리석 조각으로 원래 피렌체 성당을 위해 조각한 것이었으나 정부에 의해 베키오 궁전 정면에 세워놓기로 결정되기도 했다.
아카데미아(Galleria dell'Accademia)
그런데 오리지널 작품이 보관된 아카데미아의 다비드 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레오나르도 도미니치 시장은 지난 목요일(2008.1.17) 외국인 기자(Foreign Press Association)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재미있는 것은 다비드 상을 옮기는 이유가 이 500년 된 조각상을 보려고 몰려드는 수많은 관람객과 이로 인한 오염 때문이라고..
"아카데미아 벽에 붙어있는 껌을 제거하는 데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원흉(?)인 다비드 상을 옮기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미니치 시장의 말이다.
엥? 다비드 상을 옮기는 이유가 껌 같은 오염 때문이라고? 도대체 껌이 얼마나 많이 버려지길래?
결국 관람객들이 이 아카데미아에서 다비드 상을 보려고 기다리면서, 직접 보면서 주변을 오염시킨다고 하는데... 잘 이해되지 않는다. 아무리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기다리면서 껌을 아무데나 버리고 벽에 붙힌다니 말이다.
어쨌거나 시장이 직접 언론 기자들에게 한 말이니 믿을 수 밖에는 없지만 쓰레기가 문화재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한다니 다소 어이가 없다. 매년 이곳 아카데미아를 방문하는 관람객의 숫자는 평균 130만명에 이른다.
만약 이번에 다비드 상을 옮기게 된다면 이곳 아카데미아에 전시된 지 135년만에 이전하게 되는 셈이다. 옮기는 장소로 가장 유력한 곳은 시(市) 인근의 레오폴다 역 근처로 새로운 관람 시설(극장)이 건설되기까지 2010년이나 2011년 정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카데미아의 원본 작품(왼쪽)과 피아차델라 시노리아 광장에 있는 모조품 (오른쪽)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연구와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다비드 상 이전 문제가 그리 시급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제는 검토할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태리의 여타 다른 지방과 마찬가지로 플로렌스 지방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많은 관람객이 다녀가는 인적 접촉 등으로 인한 문화재 손상이나, 공해나 교통 소음 그리고 진동 등으로부터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도심 내 교통량을 줄이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하니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의외로 사람들의 접촉으로 인한 문화재에 주는 영향이 제법 큰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 경주 불국사의 석굴암을 유리벽으로 막아 놓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관람객의 호흡으로 인한 습기가 과다해져 불상을 손상시킨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번에 다비드 상 이전 문제가 제기된 이유가 표면적으로는 많은 관람객과 그 오염물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조상들이 물려준 자신들의 문화재를 소중하게 보존하기 위한 이런 이태리 사람들의 문화 의식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이태리 사람들, 자신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 관광객이고 그 관광객은 문화재 때문에 찾아오는 것인데, 정작 문화재를 관광객들로부터 떼어 놓아야 한다니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조상이 남겨준 문화재를 오래 보존하는 것이 결국은 자신들을 위하는 것이라는 걸 그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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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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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룡.. 2008.01.19 10:16 세계 어디를 가도 쓰레기 불법 투기나 낮은 시민의식은 문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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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2008.01.20 22:51 신고 관광객들의 쓰레기가 상당한 모양입니다. ^^
깨끗한 곳에는 쓰레기 투척이 적고 지저분한 장소에는 오히려 쓰레기 버릴 확율이 높다고 하는 얼마 전 방송이 생각나더라구요. ^^ -
장형진 2008.01.19 10:55 다비드상이 원흉이라.. 흠 뭔가 좀 그렇네요 ㅋㅋ 어쨌든 항상 재밌고 유익한글 많이 읽고 가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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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2008.01.20 23:19 신고 네.. 저도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더군요..
어쨌거나 이런 일로 문화재가 옮겨져야 한다는 게 씁쓸하기만 합니다. ^^ -
꼬이 2008.01.19 17:32 신고 으~~
철망이라도 둘러야 할려나요.ㅠ.ㅠ
안타깝네요... -
마래바 2008.01.20 23:20 신고 윽... 철망까지야..
쓰레기 버린 곳에 쓰레기가 더 쌓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
야옹*^^* 2008.01.20 02:14 시민의식의 문제군요. 쯔쯔. 안타깝지만.. 재미있는 기산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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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2008.01.20 23:21 신고 네 시민의식이 문제입니다.
외출 무사히 다녀 오세요 ^^ -
rince 2008.01.21 01:30 참,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우리 한국인도 한 몫 했을까요? ㅠㅠ -
마래바 2008.01.21 10:06 신고 글쎄요.. 모르죠..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 -
고수민 2008.01.21 11:11 좋은 글 뒤늦게 잘 읽고 갑니다. 참 유익하고 재미있네요. ^^;; 이탈리아에 갔다 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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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2008.01.21 13:11 신고 저야말로 제네시스에 대한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자동차에 그런 조예가 있으신 줄 몰랐습니다. -
호박 2008.01.21 13:28 어딜가나 개념없는 사람들이 있기마련인듯.. ㅉㅉㅉ
(호박 너나 잘하라굽쇼? 아눼~~~~ 굽신굽신)
흰눈이 소복히 내린 월욜입니다. 흰눈이 추위도 감싸안았는지 조금은
따뜻한 월욜이네여~ 그래두 엉덩방아 찧지않도록 한걸음한걸음 조심하세요^^
여기 따뜻한 ( ♥ )o 호박표 코코아한잔 드세요~ -
마래바 2008.01.22 08:25 신고 사람들이 무리 속에 섞여 있으면 무모한(?) 용기도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단 심리라는 것도 있는 거겠죠? -
mepay 2008.01.22 07:09 다비드 상은 고추가 참으로 멋진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저거 만지려고 훼손이 되나..-_-;
잠깐 생각했습니다.ㅎㅎ -
마래바 2008.01.22 08:26 신고 다비드 상을 만질 수 있어다면 아마 그 부분만 빤질빤질 해졌을 듯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