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아메리칸 항공, 시신(유해) 잃어버려 본문
누구에게나 잘하는 점이 있으면, 반대로 부족하거나 모자란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이 '그럴 수도 있지 뭐 !!'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니 ! 어떻게 그런 일이 ..' 처럼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되어 버리면 곤란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올리는 글 소재 가운데, 항공소식 카테고리가 있는데, 아무래도 '어처구니 없는, 황당한 항공소식' 이라는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항공상식] 어린이 승객 잃어버린 정신없는 항공사 (2008/08/30)
[항공소식] 몸무게 따라 항공요금 받는 미친 항공사 (2008/08/23)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어이없는 사건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종사하는 나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나 사고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시신 잃어버린 항공사 |
고향인 에콰도르로 보내야 할 죽은 부인의 유해를 엉뚱한 나라로 보내버린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출신 미국인인 미구엘 올라야(60세)라는 지난 4월 1일, 자신의 죽은 부인 유해를 뉴욕에서 고향인 에콰도르 구아야킬로 보냈으나 부인의 유해는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에 그들(항공사)은 제 아내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파악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이애미에 있다고도 했구요. 그런데 결국은 과테말라로 시신을 잘못 보냈다고 말하더군요."
아메리칸 항공은 미구엘 씨의 부인 시신을 원래 목적지인 에콰도르가 아닌 과테말라로 보내버렸던 것이었다.
시신은 화물로 운송
항공운송의 대상으로는 사람인 승객과, 그 동반 수하물, 그리고 순수한 화물로 나누어진다. 수하물의 경우는 승객과 항상 같은 비행기에 탑재되는 것이 원칙이기에 도착지에서 승객이 직접 찾아서 세관 검사 등을 마치고 돌아간다.
그런데 화물의 경우는 화물만 따로 운송되고 대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다르며, 직접 공항에 나와 화물을 찾아갈 때까지, 짧으면 도착지에서 하루 혹은 며칠, 심지어는 수십일 씩 창고에 보관되곤 한다.
시신은 수하물이 아닌 화물로 운송되는데, 일반 화물처럼 장기간 창고에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물로 운송된다고 하더라도 항공기로 도착하면 바로 장례 등의 의식을 치루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수하물처럼 바로 통관해야 해, 화물로 운송되지만, 처리는 수하물처럼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화물 태그(Tag)에 목적지 오기입 주장 |
아메리칸 항공
엉뚱한 과테말라로 보내졌다는데, 과테말라에서는 해당 시신을 받을 사람이 없으므로 방치할 수 밖에 없는 것. 자칫 저온 보관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신이 부패할 수도 있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고소인 측은 담당했던 (아메리칸 항공) 항공사 직원 누군가가 목적지 공항을 구아야킬 (Guayaquil, GYE) 대신에 과테말라 (Guatemala, GUA) 코드를 잘못 입력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위야 어찌됐건 항공사의 큰 실수인 것만은 틀림없다.
단순히 짐이나, 물건을 잘못 운송한 차원이 아니라, 슬픔에 빠진 유가족 가슴에 다시한번 충격을 주는 것이기에 더더욱 가슴 아프다. 아무도 인수해가지 않아, 공항에 덩그러니 남겨진 가족(시신)을 생각해 보면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가족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
소중히 다루어야 할 시신을 엉뚱한 목적지로 보냈던 이 사건은 단순한 착오나 업무 실수로 보기에는 용납하기 어렵다. 두번 다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절차 등의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다.
장례식을 위해 항공기에서 시신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황망스러웠을까.. 관계도 없는 내가 괜히 죄송스럽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