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싱가포르 항공, A380 승객 차고 넘친다 본문
1970년대 민간 항공업계는 혁명적 변혁을 겪는다. 그 시발점이 된 것은 다름아닌 소위 '점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보잉사의 B747 항공기 출현이 그것이다.
보잉 B747 항공기의 의의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량의 사람이나 물건을 먼거리까지 수송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태평양을 논스톱으로 횡단하는 항공기는 없었다. 억지로야 가능했었는지도 모르지만 실제 상용 항공기로 승객과 화물을 싣고 태평양 노선을 횡단하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억지로 모험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고 말이다.
그러나 보잉 B747 이라는 대형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항공수송은 괄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현재의 항공교통을 이만큼 발전시킨 장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로부터 약 30여년이 지난 2000년대 중반, 우리는 에어버스 A380 이라는 항공기를 통해 보잉 B747 항공기를 뛰어넘는 초대형 항공기 시대를 열 것인가에 대해 그 성공여부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애초 A380 개발 당시, 일반석으로만 꾸밀 때 약 800 여명, 퍼스트, 비즈니스, 일반석 골고루 갖출 때는 약 500 여명의 승객을 한번에 수송할 수 있는 이 초대형 항공기의 성공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항공소식] 싱가포르 항공, A380 좌석 규모 확정 (2007/09/13)
A380 이라는 초대형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공항도 그리 많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형 공항만 가능), 과연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좌석을 채울 수 있느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A380 항공기가 싱가포르 항공에 의해 첫 상용 비행에 들어간 것이 작년 10월 28일이니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럼 지난 1년 간의 실적을 볼 때 A380 초대형 항공기는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실적으로 그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 1년 싱가포르 항공의 초대형 항공기는 승객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싱가포르 항공 발표에 의하면 이 초대형 항공기의 지난 1년간 탑승률은 90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싱가포르 항공 A380 의 좌석 수가 399석이니 매편마다 360명의 승객이 탑승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항공편 손익분기점을 탑승률 70% 내외라고 한다는 점을 볼 때 90% 라는 것은 대단한 탑승률이 아닐 수 없다.
이 싱가포르 항공 A380 항공기는 기존의 다른 항공기과 비교할 때 그 좌석이나 기내 인테리어의 수준을 달리하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마도 기왕 항공여행을 한다면 A380 기종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짙고 또 해당 항공사의 전략적 마케팅 또한 주효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싱가포르 항공 A380 투입 노선은 싱가포르 - 시드니 구간인데, 이 노선의 탑승률은 싱가포르 항공의 다른 노선 탑승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싱가포르 항공은 이 초대형 항공기 A380을 6대 보유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을 호주를 비행하고 있고, 영국(런던), 일본(동경) 등도 그 비행 편수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를 항공 외에도 호주의 콴타스 항공을 비롯해, 에미레이트 항공 등이 A380 운항을 시작, 확대하고 있어 그 동안 싱가포르 항공이 누려왔던 A380 프리미엄 효과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대형 항공기라는 호기심에 많은 사람들로 인해 지난 1년간 호황아닌 호황을 누렸던 게 사실이다. 지금도 항공 여행을 자주하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타고 갈 항공기종을 미리 알아보고 시설이 좋은 항공기를 이용하려고 하는 게 사실이다. 간혹 갑작스럽게 항공기가 변경되어 다른 항공기로 교체 되었을 때 원래 예상했던 항공기 시설이 없을 때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얼마 전, 콴타스 항공의 호주 - LA 노선 퍼스트 클래스 요금이 25,000 달러라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다른 노선의 퍼스트 요금이 약 1만불 내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상을 받으면서도 그래도 그런 비싼 요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돈을 조금 더 지불하고서라도 시설이 좋은 항공기를 이용하려고 하는 경향을 볼 때 일견 이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일반 여객선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고급 호화 유람선을 이용하려고 하는 게 사람 심리인 점을 고려하면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닌 것이다.
싱가포르 항공 A380 좌석도
[항공상식] 슈퍼점보 A380 항공기 기내 모습 (2008/06/16)
자, 이제 서서히 A380 항공기가 전 세계 항공사로 퍼져나갈 것이다. 단지 그동안 한정된 공급으로 인한 호기심과 희소성 때문에 싱가포르 항공 A380 의 탑승률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A380 항공기 자체가 가진 매력 때문에 탑승률이 좋았던 것인지는 머지 않아 그 이유가 밝혀질 것이다.
돈 되는 항공기일까? 돈 먹는 항공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