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왜 한국 항공사들 기내 인터넷 서비스 하지 않을까? 본문
우리 생활에서 인터넷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생활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사회 돌아가는 전반적 상황이나 흐름, 뉴스, 여론 형성 등 그 역할은 이미 헤아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더군다나 인터넷 없는 비즈니스는 이미 상상할 수 없는 시대다.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유독 소외되었던 곳이 항공기 안이었다.
휴대전화마저 사용을 자제할 정도로 안전이 중요한 장소이긴 하지만, 그 때문이라기 보다는 기술적 문제나 비용적 제한 때문에 인터넷 사용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미국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기내 인터넷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 항공사 치고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거나 계획이 없는 곳은 거의 없을 지경이다.
< 기내 인터넷 서비스 상품(회사) Gogo 홍보 동영상 >
[항공정보] 아메리칸 항공, 비행 중 기내 인터넷 무료 제공 (2009/07/24)
[항공소식] 항공기내 인터넷 음란물 제한한다 (2008/10/08)
[항공소식] 4만피트 상공에서 음란물, 어떻게 좀 해줘.. (2008/09/27)
이런 추세라면 적어도 1-2년 이내, 거의 모든 미국 항공사들을 이용할 때는 기내에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반면 우리나라나 다른 아시아권 항공사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항공사마다 생존을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지금, 왜 미국 항공사들과 유럽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알려면 항공기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미국 항공사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ircell社의 Gogo 인터넷 서비스는 무선 인터넷 전파(데이터)를 지상에서 쏘아올려 그 위를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그 전파를 가로채 기내로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 미국 항공사들에게 제공되는 인터넷 서비스 공급 개념 동영상 >
이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지상에 설치된 AP(?)를 통해 최고 4만 피트 이상의 높이까지 쏘아 올려진 무선 데이터를 항공기가 다시 기내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고자 하는 승객들에게 무선 인터넷을 제공한다.
하지만 항공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지상에서 전파를 쏘는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Boeing)사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CBB (Connexion By Boeing) 인터넷 서비스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기내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적 적자와 희망적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채 2006년 그 사업을 접고 말았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에 대당 4억원이나 하는 위성 장비를 설치했지만 보잉이 사업을 접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투자한 금액을 고스란히 날리고 말았다. 대한항공의 경우에도 29대나 되는 항공기에 이 위성장비를 설치했다가 포기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
당시 항공편 한편에 많아야 40명 정도까지 기내 인터넷을 이용했다고 하는 루프트한자항공을 포함한 대부분 항공사들은 불과 평균 10여 명되는 이용객으로 요금(시간 당 9.95달러, 전 비행시간 26.95달러)을 가지고 수익을 맞추기 힘들었던 것이다.
인공위성을 통한 기내 인터넷 (Row44)
이쯤되면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인터넷 서비스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좁은 땅덩어리 제약 때문에 국내선에서 미국처럼 지상 AP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국제선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주로 해양을 횡단하는 노선 특성상 인공위성을 통하지 않으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저렴한 이용 요금에도 불구하고 기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늘어나야만 한다. 수익성 확보가 문제인 것이다.
지금 당장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위성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때, 기내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승객이 얼마나 될까? 30명? 50명? 100명? 글쎄.. 어떤 사람도 이용객 수를 장담하지 못한다. 만약 요금을 30달러, 이용객이 평균 50명이라고 가정해도 매출액은 불과 15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차라리 승객 2-3명을 더 태우는 게 낫다. 적지않은 금액을 투자하기에는 아직 시장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서비스 하나하나가 모여 호감높은 이미지를 만들고 결국에는 그 항공사 서비스 수준까지 높일 수는 있겠지만 당장의 수익만 분석할 때는 과감하게 선택하기는 어려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루프트한자가 곧 실시할 인공위성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루프트한자 항공의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성패에 따라 여타 항공사들의 발걸음 속도가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루프트한자 기내 인터넷 서비스 개념도
아마 그 때가 되면 승무원들도 지금보다는 더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기내에서 즐길거리가 많아질 수록 승무원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