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에어아시아, 얼마나 싼가? 낭패 당하기 쉬운 숨겨진 요금은? 본문
이 블로그를 통해 자주 인용하던 저비용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유럽에서 성공한 사례였다면, 아시아권에서는 에어아시아(http://www.airasia.com/)가 독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1993년에 설립돼, 1996년 상업운송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저비용항공으로 발돋음하기 시작했으며 2001년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2008년에는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항공기도 97대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해 아시아권 저비용항공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어제(2일) 에어아시아는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올 11월부터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주 7회 공식 운항한다고 밝힌 것이다. 국제선에 나서는 것은 에어아시아의 자회사인 에어아시아엑스(AirAsia X)다.사람들의 관심은 당연히 항공 요금에 집중되었다.
저비용항공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 가격으로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말이다.
발표 내용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단돈 6만원.. 한국에서 말레이시아까지 단돈 6만원이면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6만원이면 김포-제주 항공권 가격도 안되는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다. 물론 6만원이라는 가격이 모든 이용객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최저가라는 말이다. 프로모션을 통해 기회를 잘 잡으면 이 가격의 항공권을 획득할 수 있다. 최대 30만원 대 항공권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에어아시아의 설명이다.
어쨌든 이 가격으로 여행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다. 솔직히 해외 여행에 있어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이 항공요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누히 얘기하지만 저비용항공을 이용할 때는 숨겨진 요금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엔 에어아시아의 요금 체계나 숨겨진 비용에 대해 간단히나마 살펴본다. 혹시 에어아시아를 이용하려는 분들에게 다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에어아시아엑스는 에어아시아의 국제선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다. 2007년 말레이시아-호주 노선을 시작으로 8월 4일 취항하는 테헤란 노선, 델리노선을 포함해 11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 에어아시아엑스 운항 도시 ***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KUL) - 허브 공항
중국 : 쳉두(CTU) 항조우 (HGH) 텐진(TSN)
이란 : 테헤란(IKA, 8/4 취항)
인도 : 뭄바이(BOM) 델리(DEL, 8/4 취항)
대만 : 타이페이(TPE)
영국 : 런던(STN)
호주 : 골드코스트(OOL) 멜버른(MEL) 퍼스(PER)
한국 : 인천(ICN, 11/1 취항 예정)
일본 : 도쿄 하네다(HND, 12/7 취항 예정)
인천과 12월에 취항하는 도쿄 하네다를 포함하면 13개 도시를 A330 7대와 A340 2대 항공기로 운항하게 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호주 골드코스트 노선 항공편 최저가는 우리 돈으로 불과 2만원 정도 (MYR 50) 에 불과하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지만, 실제 최저가로 판매되는 항공권 요금이다. 하지만 왕복을 기준으로 이 구간 평균 요금은 70만원 가까이 된다. 물론 이것도 엄청나게 싼 가격이긴 하지만.. ^^;;
지금도 에어아시아엑스는 메가세일이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데, 내년 2011년 1월 3일부터 3월 31일 사이에 항공편을 이용하는 경우, 이번 달인 8월 2일부터 8월 10일 사이에 예약하면 편도 기준으로 쿠알라룸푸르 출발, 런던은 약 40만원, 뭄바이는 14만원, 멜버른은 18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올 11월 인천 취항 관련한 프로모션 이벤트도 진행 중인데, 앞서 런칭 발표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쿠알라룸푸르까지 6만원 요금이다. 단, 올해 11월 1일에서 내년 2011년 8월 11일 사이에 여행하는 경우에 한하며, 8월 4일부터 8일 사이에 예약해야 한다.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겨우 6만원에 여행할 수 있다고?
자, 그럼 이제 기본 항공요금 외에 다른 숨겨진 요금에 대해 알아보자.
에어아시아엑스는 저비용항공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기내식도, 수하물도, 즐길거리 등 어느 것 하나 공짜가 없다. 모든 서비스는 돈을 주고 사야 한다.
아래 예시는 멜버른에서 쿠알라룸푸르 행 항공편을 이용하는 경우다. 모든 데이타는 에어아시아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에 이용했다.
1. 우선 항공요금 (편도 기준) : 한화 147,611 원
2. 공항 수수료... 부분 : 약 6,000 원
공항 수수료란, 우리가 세금(?)으로 지불하는 공항이용료와는 다른 별도 개념이다. 즉 에어아시아를 이용할 떄 공항에서 받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 우리나라 출발 부분은 언급되어 있지 않은데, 런던-쿠알라룸푸르 구간을 보면 런던 출발 시 6파운드 지불해야 한다. 중국 출발 시 약 30 - 60 위안 정도 발생하는 걸 보면 인천 출발할 때도 1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멜버른 출발 시에는 호주 6달러(6천원 정도)다.
3. 좌석 선택 비용 : 약 10,000 원 (일반좌석 기준)
에어아시아 좌석 선택
- 일반 좌석 : AUD 10
대개 일반 좌석을 선택한다고 보면 1만원, 앞자리나 비상구 좌석을 선택한다면 4만원 비용 발생
4. 다음은 수하물 부문.. : 약 20,000 원
당연히 무료 수하물은 없다. 부치는 수하물은 무조건 돈을 내야 한다. 부치는 수하물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통상 20kg 라고 보면 호주 18달러다.
- 온라인 예약 : 15kg(AUD 11) 20kg(AUD 18) 25kg(AUD 29) 30kg (AUD 43)
- 공항에서 지불 : 15kg(AUD 15) 그 이상은 kg 당 AUD 10
5. 프로세싱 비용 : 약 30,000 원
흔히 처리 수수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항공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이다.
- 환불 : AUD 4
- 유아 : AUD 45
- 항공편 변경, 이름 변경, 취소 : AUD 45
- 예약 비용 : AUD 30
이 중에서 예약 비용은 필수이므로 3만원 정도는 항상 발생한다. 거기에 항공편을 바꾸거나 한다면 5만원 가량이 추가로 발생한다.
6. 기내 필수 용품 (Comfort Kit) : 약 10,000 원
- 미리 예약 : AUD 10
- 현장 지불 : AUD 18
기내에서 사용할 담요 베개 등을 Comfort Kit 라는 이름으로 대여하고 있는데, 그 사용 요금이다. 담요 등은 필수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그 요금도 약 1만원 정도
7. 이제 가장 중요한 기내식 : 약 10,000 원
- RM 15 (파스타) ~ RM 7 (핫도그, 피자)
- 나머지 스낵, 음료는 RM 4 ~ RM 6
8. 그럼 영화나 드라마는 ? : 약 12,000 원
에어아시아 영화 플레이어를 기내에서 대여하는데 약 1만 2천원 가량이 든다.
에어아시아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이용료는 우리 돈 약 12,000 원
이렇게 되면 항공권 요금부터 영화 플레이어 대여 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258,000 원이다. 항공권 요금 150,000 원에 약 10만원이 각종 수수료나 서비스 요금으로 추가되는 셈이다.
11월에 취항할 인천-쿠알라룸푸르 항공편에도 비슷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최저 6만원 짜리 항공권이라도 최종 지불해야 하는 가격은 약 16만원 정도 (각종 세금을 제외한 순수한 항공요금 성격) 될 것이며, 평균 가격인 30만원대 항공권이라면 실제로는 약 4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치는 수하물도 없고, 기내식도 안 먹고, 베개나 영화도 필요없다면, 46,000 원 정도의 추가 금액만 지불하면 된다. 3-5시간을 아무것도 안하고, 안먹고, 수하물도 없이 여행한다면 말이다.
또 한가지, 기사에 따르면 에어아시아엑스 인천-런던 편도요금이 40-70만원 될 것이라며 대형 항공사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캐세이패시픽항공을 이용해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한 런던 왕복 요금이 70만원(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검색된다. 그럼 에어아시아의 항공요금이 경쟁력 있을지 의문이다. 적어도 왕복요금이 80만원 이상은 될텐데 여기에다 앞에서 언급한 각종 수수료가 더해진다면 90만원 이상으로 높아진다. 양쪽 다 일반 세금은 제외된 조건이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의 풀서비스를 이용하면서 70만원을 지불할 지, 에어아시아를 이용하며 90만원 지불할 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다. 그리고 추가로 확인해 보니 말레이시아항공은 에에아시아와 똑같이 쿠알라룸푸르 경유한 런던 왕복 요금이 채 50만원이 안된다.
일반 항공사를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저비용항공을 이용할 때는 그 비용 실익여부를 꼼꼼이 따져보지 않으면 낭패보기 쉽다. 자칫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다소 부족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의 판촉 요금만 보고 쉽게 선택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다만, 이번 에어아시아의 인천 취항은 국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항공사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영업 전략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