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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족
"꽝" ~~~ 오늘 또 대포같은 소리가 들렸다. 성수기인지라 그런지 요즘은 심심치 않게 이런 폭발 소리가 들린다. 여기까지 읽으면 내가 있는 현장이 전쟁터인 줄 착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은 파리샤를드골 공항 여객 터미널이다. 파리의 국제관문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얘기다. 공항에 총들고 활보하는 군인은 인천공항처럼 남북이 대치된 긴장 속에 있는 국가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곳 파리 샤를드골공항만 해도 총들고 3명 씩 짝지어 돌아다니는(?) 군인들 모습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터미널 외곽이 아니라 항공이용객들이 넘치는 터미널 안에서의 풍경이다. 이들은 주로 대테러 목적으로 운용된다고 한다. 즉, 공항 청사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테러를 사전에 예방해..
항공 마일리지는 현재 우리가 접하는 포인트 제도의 효시라 할 수 있다. [항공상식] 항공 마일리지, 최초는 어디? 이용한 만큼 포인트(마일리지)라는 혜택을 주고 나중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 고정 고객을 유치하는게 기본 골자이자 철학이다. 그래서 요즘은 어딜 이용하나 마일리지(포인트) 카드를 만들곤 하는데, 항공 마일리지는 다른 어떤 마일리지 제도보다 혜택이 크다. [항공상식] 항공 마일리지 1 마일, 얼마의 가치가 있나? 우리 회사의 경우도 일정 마일리지를 누적하면 등급을 상향시켜 다른 몇가지 혜택을 더 제공하곤 한다. 5만 마일을 기준으로 일정한 자격을 부여한다. 5만 마일이면 한국 - 미국을 5번 정도 왕복하면 누적할 수 있는 마일리지다. 그런데 여기 평생을 비행기와 함께 여행(?)하면서 누..
삶에 있어서 여행이나 휴식(휴가)은 나른하고 정해진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로운 개별, 단독 여행에 나서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대부분 낯선 곳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그런 예기치 못한 일들이 생활 기반이 없는 곳에서 발생하다 보니, 대처하기 더욱 어렵게 만들곤 한다. 최근 우리 항공편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이 종종 발견된다. "비행기 놓쳤는데 어떻게 하죠?" "소지하신 항공권을 보니, 방금 출발한 항공편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는 제한사항이 있네요." 혹은 "항공편을 바꾸시려면 추가 요금을 지불하셔야 한다고 하는데요." 알뜰한 여행을 하려다 보니, 저렴한 항공..
저비용항공 기세가 거세다. 우리나라만 해도 저비용항공이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 등 5개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항공시장에 비해 저비용항공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은 들지만 자연스런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저비용항공은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항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은 그동안 저비용항공 시장에서 무풍지대였다 할 수 있다.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 양사 체제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여기에 만족했기에 구태여 저비용항공이 뛰어들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때 세계 최대항공사라는 타이틀을 갖기도 했던 일본항공의 파산 선언은 일본 항공업계에 충격과 함께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서울 같은 도시 내 원하는 곳까지 가고자 할 때 버스를 한번만 이용해도 되는 경우가 있는 가 하면 그렇지 않고 2번 혹은 3번 갈아타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항공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항공편이 버스와 다른 점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출발하기 전에 최초 이용하는 항공편과 그 다음 항공편을 미리 결정해야만 한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한 여행이지만, 불가피한 외부 사정에 의해 일정이 꼬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요즘 여름 성수기다. 그 어느 곳 하나 사람 붐비지 않는 곳이 없다지만, 유럽행 항공편에도 손님으로 늘 북적인다. 문제는 한국 출발 유럽행 항공편들이 종종 지연 출발한다는 점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출발하는 유럽행 항공기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 영공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
이 글은 "항공문화" 2011년 여름호(8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예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재 구성해 잡지에 게재한 것입니다. --------------------------------------------- 2008년 12월 31일, 네덜란드 발, 미국 보스톤 행 노스웨스트 항공 059편에는 승객 124명이 탑승했다. 하지만 이 비행기가 보스톤에 도착했을 때 탑승객은 125명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행 도중 늘어난 승객은 다름아닌 아기였다. 비행기 안에서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우간다 국적의 한 여성이 임신 8개월 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아기가 일찍 세상을 보게된 것이었다. 비행기가 출발한 지 6시간 쯤 지나자, 이 우간다 여성이 승무원을 급하게 찾았다. 의사를 ..
항공 업무에 종사하면서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를 통해 얻은 것 느낀 것들이 적지 않다. 그 동안 알고 있었던 것들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모르는 것, 불분명한 것들을 공부해 가며 블로그에 나름 재미와 유익을 주고자 글을 올려 왔다. 최근 근무지 이동으로 인해 바쁜 일상과 새로운 환경 적응 등의 이유로 블로그에 적잖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니 그 보다는 글 소재 발굴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놓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1년 전부터 진행해 오던 '항공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이 블로그에도 항공역사 중 특이한 것들을 중심으로 간혹 게재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역사로서의 항공기록은 별도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서였다. 작년 8월 12일, 항공역사 첫 ..
얼마 전 일이다. 그날도 파리공항으로 도착하는 비행기가 늦었다. 중국을 통과하는 항로가 복잡해 붐비기 때문이었다. 비행기 한 시간 늦게 도착하는 거 별 거 아니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피 말리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파리 같은 대도시는 항공교통도 발달해 여러 도시를 잇는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파리공항에서 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타는 이른 바 환승(트랜짓, Transit) 승객이 꽤 많다. 그런데 항공기가 늦게 도착하면 다음 편 항공기로 갈아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항공기가 연착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환승 승객이 얼마나 되나 살펴보니 약 40명 단체의 다음 항공편 연결시간이 짧아 보였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다음 편으로 갈아타지 못할 것 같..
항공 사고는 한 번 터지면 대형 사고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매우 크다. 아무리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 주장해도, 이런 사고 한 번에 일반인들에게는 사고 곧 죽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항공 사고는 대부분 이착륙 때 발생하고, 그나마 악천후 혹은 항공기 고장에 의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테러나 고의적인 사고 등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의외로 항공사고 중에는 조종사가 주도한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 없지는 않다. 1. 일본항공 기장의 자살 기도 사건 1982년 2월 9일, 일본항공 소속 350편 항공기가 도쿄에 착륙 도중 사고 24명이 사망했는데, 범인은 다름아닌 기장이 비행 중에는 작동시키지 말아야 하는 보조제동장치인 트러스트리버서(Thrust Reverser)를 작동시켰는데, 기장의 정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