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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비상탈출 슬라이드 재장착, 3천만 원?

마래바 2010. 8. 1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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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미국에서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항공사 승무원이 승객으로부터 욕을 먹자 분에 못이겨 기내 방송으로 한바탕 퍼부은 후 비상탈출 슬라이드(Escape Slide, Evacuation Slide)를 터뜨려 유유히 내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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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지만 얼마나 욕을 얻어먹어 분을 삭히기 힘들었으면 그랬겠냐는 동정심이 확산돼, 샐러리맨의 영웅이 돼버린 사건이다.

이 기사를 보고 재밋거리로 생각하고 넘기려는데 해외 인터넷에 이 항공기 비상탈출 장비(Escape Slide)를 다시 패킹하는데 25,000 달러나 필요할 거라는 기사를 접했다.

먼저 여기서 항공기 비상탈출 장비인 Escape (Evacuation) Slide 에 대해 살펴보자.

항공기의 모든 비상구에는 Escape Slide 가 장착되어 있다.  항공기 도어 부분에 압축 장착되어 있다가, 비상 시에 터뜨리면 질소 가스가 팽창하면서 항공기 동체 도어에서 지상(바다에서는 수면)까지 슬라이딩 튜브를 만들어 준다.  이 장치를 통해 탑승객들이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탈출하게 되는 것..

펼쳐진 슬라이드, 패킹된 슬라이드, 도면, 도어 아랫부분에 장착된 슬라이드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펼쳐진 슬라이드, 패킹된 슬라이드, 도면, 도어 아랫부분에 장착된 슬라이드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니!  그래도 그렇지.  비상탈출 장비를 한번 터뜨렸다고 해서, 그걸 다시 장착하는데 25,000 달러, 3천만원이 든다니 이 얼마나 황당한 얘긴가?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 25,000 달러도 최소한으로 잡았을 때 얘기란다.  충분하게 제반 간접 부대비용까지 계산한다면 5만 달러까지 예상할 수 있다고..

그도 그럴 것이 한번 펼쳐져 사용된 이 장비를 다시 사용 가능한 상태로 돌리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부분 수긍하게 만든다.  그냥 튜브에서 바람(공기) 빼고 둘둘 말아 넣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팽창된 슬라이드 질소를 완전히 빼 내고, 항공기 도어 부분에 장착된 부속품들을 다 떼어 낸다.  이걸 트럭에 실어 다시 정비 공장에 입고시켜 완전 상태로 Re-Packing 해야 하는 것이다.  한번 사용되어진 것이므로 공기 새는 곳이 없는 지 철저히 점검한 후 재 압축상태로 만들어 준비해야 한다.

많은 항공사들은 대개 백업용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필요 시 한 두시간 안에 교체하여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홈베이스(Home Base)에서만 가능하다.  언제 한번 사용될 지도 모르는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운항하는 공항마다 비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어떤 이유든 (실수로 터뜨렸든 아니면 실제 비상 상황이 되어서 터뜨렸든) 슬라이드 장비가 한번 터졌다면, 바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떼어낸다.

하지만 항공기는 안전상 각 도어(Door)마다 비상탈출 슬라이드 장비를 장착하도록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즉 비상탈출 슬라이드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항공기 운항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비상탈출 슬라이드 장비는 항공 사고 시 승객의 생명을 구하는 절대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항공상식] 항공기, 몇 분 안에 탈출해야 살 수 있어? (2010/08/16)


그럼 항공기 운항을 포기해야 하는걸까?

그렇지는 않다.  법적으로 모든 비상구(Exit Door)에 비상탈출 장비를 장착하도록 하는 이유는 그곳으로 승객들이 탈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특정 도어(Door)를 이용해 탈출할 승객이 없다면 그 도어에는 비상탈출 슬라이드 장비가 없어도 된다.

다시 말해 해당 도어(Door)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앉을 좌석 수만큼 비워 놓는다면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장착되지 않아도 비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해당 비상구를 이용할 승객이 없다면 비상탈출 장비는 없어도 돼

해당 비상구를 이용할 승객이 없다면 비상탈출 장비는 없어도 돼

하지만 이 또한 승객 예약이 만석인 경우엔 참 답답한 상황이 된다.  나머지 승객들이라도 태워 비행해야 할 지, 아니면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80석 정도를 비워야 하니, 그 만큼 예약된 승객을 다른 비행편으로 돌려야 할 지 난감해진다.  그도 안되면 인천에서 다른 비행편으로 비상탈출 장비를 수송해 직접 장착한 후에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만큼 지연되는 것은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말이다.

앞에서 언급한 해외 기사에서 비상탈출 슬라이드 장비를 재 장착하는데 25,000 달러 혹은 그 이상 소요된다고 한 것은 직접 비용은 물론 부대 혹은 간접 비용과 함께 기회비용까지 고려된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이다.

항공기 운항에 대충은 있을 수 없다.  이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이 사람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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