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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승객 폭력, 항공사 책임 있을까?

마래바 2008. 12. 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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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여러 직업 중 어떤 직업이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을까?

오랫동안 그래왔지만 2006년도 자료를 봐도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의사, 군인, 교사, 소방관 등을 꼽는다.  아무래도 사회에 봉사한다고 생각되는 직업군이 주로 사랑받는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에 어떤 직업들이 미국 사람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덜 존경받고 있을까?  미국에서 대표적으로 비난받는 직업군이라면 단연코 정치인이며 이에 버금가는 직업 중의 하나가 변호사다.

미국은 2008년 현재 약 100만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인 300명당 한명꼴로 변호사가 있다는 얘기다.  다른 말로 얘기하면 그만큼 미국이라는 나라는 '소송의 나라'라고 할 만큼 일상 생활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때로는 다소 어이없는 소송이 남발되기도 한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기내에서 제공한 술에 취해 자기 부인을 폭행해 18개월 보호관찰을 선고받은 일본인 부부가 항공사를 상대로 보석금 10만달러와 위자료를 지불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지난 2006년 12월 시마모토와 부인 아이샤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해 일본 오사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여행했으나 기내에서 제공한 술에 취했던 남편 시마모토가 항공기에서 내린 후 세관을 통과하던 중 부인 아이샤를 여러차례 폭행했던 것이다.

항공사가 계속 제공했던 와인이 결국 남편을 통제불능 상태로 만들었던 것이므로 항공사가 책임을 져,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기 안 사고는 어디까지 항공사 책임?


사람이 존재하는 어떤 공간에서도 사고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물론 항공기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술이 개입되면 사고의 가능성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아마도 위 사례가 이런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자, 그럼 기내에서 발생하는 승객 간의 폭행 등 사고, 즉 항공사가 개입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건 누가 책임져야 할까?

예를 들어보자.  기내에서 제공한 술을 이기지 못한 승객 A씨.. 평소에도 술을 좋아해 즐겨 마시며 일정량을 넘어서면 자신도 자신을 통제하기 힘들어 하는 타입인 그는 옆 좌석에 앉은 신혼부부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지나친 음주는 사고를 부르기 쉬워..

지나친 음주는 사고를 부르기 쉬워..

기분 상한 신랑과 이 남자가 시비 끝에 결국 주먹다짐까지 오가게 되었고, 시비 걸던 술 취한 이 남자... 신랑한테 몇대 얻어 맞았다.

술 취했던 이 남자.. 자신의 행동이 창피하기도 했지만,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계속 술을 제공하고, 기내에서 다툼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제지하지 않은 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이 경우에 항공사는 책임을 져야 할까?

기본적으로 기내에서의 질서 유지는 서비스 제공자인 항공사에게 주어진 의무라 할 수 있다.  통제된 항공기 안이라는 공간에서 적절한 통제가 없을 경우 안전에 지대한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오죽하면 예전에는 객실 남자 승무원의 신분이 청원경찰이었던 적도 있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따라서 기내에서 음주나 흡연에 대해서는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승객이 원한다고 해서 무한대로 제공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인 최근 모습이다.  다시 말해 기내의 안전을 저해할 요인이 발견된다면 항공사는 적절한 통제와 제재 조치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 항공기 안에서 벌어진 사건은 어느 나라 법률을 적용받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항공기 운항 중에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기본적으로 항공사 소속 국가, 그리고 항공기가 운항하는 구간의 국가의 법을 적용받게 된다.

만약 우리나라 국적 항공기가 일본 - 미국 구간을 운항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 일본, 미국의 법 적용을 모두 받게 된다.  나라마다 관습과 판례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하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나라 법률이 적용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현실적으로 이런 경우 '소송의 천국'인 미국에서 소송을 거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송하기에 제도적 절차가 편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처럼 승객이 술에 심하게 취해 옆사람과 다투다 상해를 입었다면, 항공사는 우선 술에 심하게 취할 때까지 방치한 주의 의무 소홀과 함께 다툼이 벌어져 주먹다짐이 오갈 때까지 방치한 점 등을 들어 항공사는 일부나마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  물론 마지막 재판의 결과까지 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기내 승무원 안내는 안전을 위해 지켜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항공기가 비행하는 중에는 안전에 안전을 기해야 한다.  기내에서의 사소한 문제 하나가 전체 승객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몰래하는 흡연으로 인한 담배 연기가 화재로 오인돼, 비상착륙까지 이를 수도 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실 객실 승무원의 가장 큰 의무는 서비스에 있지 않다.  최초 여승무원의 직업이 간호사였던 것이나 최근까지 남자 객실 승무원 신분이 청원경찰이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운항 승무원은 물론 객실 승무원도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기내에서 발생하는 안전 저해요소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큰 의무이자 승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객실 승무원 교육 훈련 중 서비스 교육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기내 안전, 비상탈출 등의 교육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 일본인 부부의 소송은 조금 어이없기는 하다.  다른 사람에 의해 당한 피해도 아니고, 자신의 남편이 술에 취해 자신을 폭행한 것을 가지고 항공사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결국 이 소송은 기내에서 승무원이 얼마만큼 술을 절제하며 제공했는지, 그리고 중간 중간 적절히 승객의 상태를 확인했는 지, 즉 쾌적하고 안전한 기내 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따라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또 폭행이 항공기가 아닌 세관통과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라 단순히 술을 제공했다는 원인 제공만으로 항공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지 재판 결과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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