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중간 좌석을 비워주는 항공사, 그 이유가 궁금해 본문
한푼이라도 돈을 아끼려는 일반인들이 항공 여행을 할 때 가장 선호하는 좌석은 어딜까?
비록 일반석이라 하더라도 비상구 좌석? 창가? 물론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옆 좌석에 아무도 앉지 않는 상태, 즉 옆 좌석이 비어있는 걸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상구 좌석보다는 항공기 뒤쪽이라도 옆 좌석이 비어있는 곳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직원에게 '뒤쪽이라도 괜찮으니 사람들 없는 한적한 곳으로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화장실 드나들기도 편할 뿐 아니라 심지어 좁으나마 누워가는 행운이 생길 수도 있으니 비행기 탈 때마다 옆 좌석이 비기만을 간절히 바라곤 한다. ^^;;
승객들이 옆좌석까지 가득 앉았을 때 흔히 벌어지는 '팔걸이 신경전'도 피할 수 있어 옆좌석 빈 곳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좌석이기 때문이다.
< 기내예절 : 팔걸이 전쟁은 이제 그만 >
저비용 항공사들의 경우 대부분 그 특성상 프리미엄 클래스, 즉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일반석을 많이 만들어 비록 저가라도 항공권을 많이 팔아 좌석을 채우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그런데 일부 저비용 항공사들이 물리적인 프리미엄 클래스가 없는 대신 좌석 두개를 팔아 그 효과를 대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화제다.
캐나다의 저비용 항공사 중 하나인 웨스트제트(WestJet)는 지금까지 다른 항공사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좌석 두개를 파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시간 단거리 항공편인 경우에야 조금의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조금은 더 편안히 가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는 걸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간 좌석을 비워주기로 한 웨스트제트 항공
그렇지만 실제로 좌석 두개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주 운항 기종인 B737-700 항공기의 전방 좌석 중 일부를 할당해 중간좌석을 비워주는 대신 약간의 요금을 더 받기로 한 것이다.
중간좌석을 비워 운항하게 될 항공편은 캘거리 - 하와이 노선인데, 사실 이런 희안한 마케팅을 하게 된 배경은 엉뚱한 데에 있었다.
중간자리 비면?
7시간 이상 소요되는 하와이까지 비행하는데 B737 항공기 성능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승객과 짐을 가득 싣고서는 하와이까지 비행하기 힘들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어짜피 탑승 승객 수를 제한하거나 짐을 적게 실어야 한다.
웨스트제트 입장에서는 어짜피 비어가는 좌석이라면 중간 좌석을 비우는 혜택을 주는 대신 일정 요금을 받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인데, 승객 좋고 항공사 좋고, 서로 WIn-Win 하자는 것이다.
약간의 요금을 더 낸 승객은 편안한 좌석이어서 좋고, 항공사는 약 20명 정도 승객을 덜 실어 연료도 아끼고 약간이나마 수익도 챙길 수 있어 좋은 셈이다.
앞으로 같은 노선을 운항하게 될 에어캐나다는 B767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인데, 기왕에 운영하고 있는 B737을 그대로 운항할 웨스트제트 입장에서는 새로운 항공기종에 대해 따로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묘안을 고안해 낸 셈이다.
웨스트제트의 일명 '중간좌석 비우기' 마케팅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