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하고하고/항공이야기 (98)
『한』가족
여행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 짐이다. 집을 떠나 타지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편의시설이 집처럼 갖추어진 환경이 아니다보니, 필요한 물건들은 준비해서 떠나야 한다. 항공기를 탈 때도 이 짐이 항상 문제다. 항공여행에서 발생하는 트러블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도 짐으로 인한 것이다. 비행기를 탈 때는 대개 짐을 화물칸으로 부친다. 기내에 들고 들어가기에는 무겁고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지품은 품 안에 두는 게 좋다. 품에서 떠나면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항공 여행에 짐이 동반되는 건 필수고 어쩔 수 없이 화물칸으로 부쳐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치기 싫은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짐 부치기 싫은 가장 큰 이유는 짐 분실 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항공상식] 항공 수하물 분..
지난 달 15일부터 시작되어 20일까지 장장 5일이 넘게 유럽 전역 항공교통을 마비시켰던 것은 아이슬란드 발 화산재 경보 때문이었다.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로 한 도시를 멸망으로 이끌었던 고대 폼페이 화산 역사 때문이었을까? 이번 사태를 보면서 유럽인들의 화산에 대한 공포심을 어림 짐작할 수 있었다. 화산 경보가 삼엄했던 당시에도 일부 항공사들은 직접 비행기를 띄워 화산재 여부를 점검해 별다른 화산재 징후가 없었다는 입장이었지만, VAAC 에서 발표된 화산 경보와 예보는 철회될 줄 몰랐다. 결국 5일이나 지난 후에 유럽 각국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의한 끝에 각국 영공은 열리기 시작했다. EU 발족에 맞춰 지난 2004년에 이미 유럽 하늘을 하나로 묶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아직까지 유럽 하늘에 대한 ..
유럽 발 화산 공포가 서서히 사그러드는 양상이다. 어제(4월 21일)부터 유럽으로 향하는 항공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하게 위험이 제거된 상태는 아니지만, 화산재 의심지역을 피해 파리,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으로 항공사들의 항공편에 승객들을 실어나르기 시작한 것.. 이번 유럽발 화산 사태는 유럽의 화산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확한 측정없이 화산 폭발과 그 시뮬레이션에만 근거해 유럽 전 하늘을 꽁꽁 묶어 놓았다는 것이 그 주요 이유고, 그런 막대한 영향을 지켜보면서도 유럽 각국이 그 대책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데 자그마치 4일이나 걸렸다는 사실이 이 화산 사태에 대응하는 유럽의 무능력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어쨌거나 이제 화산이 어느 정도 잦아들어 유럽 하늘이 열린 것..
항공기를 타면 처음 접하는 것이 승무원의 상큼하고 환한 미소의 웰컴 인사다. 그리고 이어 이륙하기 전 또 하나 필수적으로 접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다름아닌 비행 전 안전 데모(Safety Demonstration)다. 예전에는 승무원들이 직접 통로 등에 서서 방송에 따라 데모 시연을 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비디오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물론 비디오가 없는 작은 비행기에서는 아직도 승무원들이 직접 데모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안전 데모(Demonstration)는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 지, 수하물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 지, 비상 시에 어떤 조치를 해야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지 보여주고 알리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런데, 비행기를 한두번 타보고 나면 이런 안전 데모에 시큰둥해진다. 사실 처음..
본인이 근무하는 곳은 외부 견학이 잦은 곳 중의 하나다. 여러 분야,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곤 하는데, 간혹 플라이트시뮬레이터 동호회가 방문하기도 한다.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Flight Simulation) 이란 항공기 조종을 PC 등에서 가상으로 해 보는 일종의 게임인데, 그 정밀함이나 세밀함이 실제 항공기와 거의 같아 플라이트 시뮬레이션을 능숙하게 다루는 경우 민간 항공기 조종사와 실제 조작 능력면에서만 보면 크게 뒤질 것 없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 실제 비행과 가상 조종은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비행기 조종 훈련을 한다는 것은 곧 많은 비용과 큰 위험 부담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실제 항공기 조종하는 것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시뮬레이..
엊그제부터 드디어 미국에서 아이패드(iPAD) 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애플 제품에 열광하는 추종자(?) 뿐만 아니라, 관련 부문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이폰 이후 학수고대하던 제품이기에 미국에서는 며칠 전부터 판매소 앞에서 밤을 새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아이폰(iPhone) 이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차기에 내 놓을 작품이 어떤 것인지 기대하며 기다렸던 것은 단지 소비자 뿐만이 아니었다. 일찍이 아이폰 신드롬으로 인해 관련 산업이 비누거품처럼 번지며 새로운 파생 산업을 만들어 냈기에 차기 작품이 가져올 파급력을 기대했던 관련 업계 또한 목 놓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으로도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고, 잘 만들어진 제품임에 틀림없다. (애플이 보여주는 폐쇄성이나 고집에는 두손 두발 다..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는 것 중의 하나가 트위터다. 워낙에 일을 하는 동안에는 인터넷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이 블로그 글만 해도 주로 집에서 야간에 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다. 이러니 실시간 커뮤티케이션 특성의 트위터를 사용하기란 매우 힘들다. 그나마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윈도우모바일(블랙잭)이라 아주 제한적이지만 트위터를 간혹이나마 사용해왔다. 드디어 며칠 전 고민한 끝에 휴대전화를 아이폰으로 바꾸고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환경이 되어 본격적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틈틈히 트위터(http://twitter.com/saymehan)를 즐기고 있다. 이 트위터의 위력은 대단해서 관계를 맺은 독자 즉, 팔로우어(Follower)가 많으면 많을 수록 그 트위터가 내 뱉는 말 한마디의 파..
지상교통 수단과는 달리 항공교통은 제한사항이 참 많다. 오늘만 해도 밤부터 눈이 많이 온다는데, 벌써부터 내일 아침이 걱정이다. 눈이 오는 날에 항공기가 제대로 운항하기를 기대하는 게 지나친 욕심이기 때문이다. 활주로에 눈이 쌓여 제대로 이착륙이 힘들뿐 아니라, 항공기 이동로에 쌓인 눈은 아예 항공기 자체가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설사 활주로와 이동로(유도로) 눈을 치워 항공기가 움직일 수 있어도 정작 항공기에 쌓이 눈을 치우지 않으면 안된다. 공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인천공항 같은 경우에도 눈이 (대략) 1cm 이상 쌓이면 짧게는 30-40분, 길게는 한 시간 이상씩 지연되기 일쑤다. 이유야 어쨌든 항공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승객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 언제쯤 항공..